일본군 위안부 유엔군 위안부 한국군 위안부제1255호2월25일부터 3월20일까지 ‘기록 기억: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다 듣지 못한 말들’이란 주제로 전시회가 열렸다. 2014년 여름 미미하게 시작했던 일이 큰 성과를 내며 창대하게 끝난 셈이다. 공문서·사진·영상 등 새로운 자료의 발굴과 수집, 연구자를 위한 학술 자료집과 일반 시민을 위한 대중서 ...
반공자유주의 가족의 탄생제1250호 추상미 감독의 <폴란드로 간 아이들>(2018)이란 영화가 있다. 지난해 12월3일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가 주최한 문화 담소 행사로 영화 상영회와 감독과의 대화를 할 때, 난 ‘팬심’ 가득한 마음으로 보러 갔다. 영화 앞부분에 북한 ‘꽃제비’(먹을 것을 찾아 떠돌아다니는...
귀환용사들은 지옥섬에 갇혔다제1246호 남해 한산도 바다 남쪽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섬 용초도가 있다. 용머리 바위가 있고 풀이 많다고 해서 ‘용초’라고 한다. 배를 두 번 타고 이 섬에 처음 들어간 건 2015년 가을이었다. 섬 가운데 나지막이 솟아 있는 수동산에는 무성한 풀이 사람 키보다 높이 자라 도로를 벗어나면, 마치 영화 ...
공산주의를 삐라로 묻어버려라제1244호 한 여인이 거울을 바라보며 입술연지를 바르고 있다. 주변에 보이는 물건들이 예사롭지 않다. 여인은 군복 같은 옷을 입고, 좁은 공간 왼쪽에 폭탄 여러 개가 세워져 있다. 좀더 세심히 들여다보면, 들고 있는 거울도 여성들이 일상에서 쓰는 것이 아니다. 비행사가 조난당할 때 연락하기 위해 쓰는 ...
흥남부두에 버려진 피란민을 아는가제1242호 황석영의 소설 <손님>은 황해도 신천 지역에서 벌어진 ‘피의 보복’ 학살을 배경으로 한다. 이에 대한 남쪽과 북쪽의 기억은 엇갈린다. 한국에서는 ‘10·13 반공의거’, 북한에서는 ‘신천 대학살’이다. 황석영이야 소설가니 ‘기독교’와 ‘사회주의’라는 두 ‘손님마마’에 걸린 동족 학살의 ...
흥남 철수 역사인가 선전인가제1240호 부부로 보이는 남자와 여자가 있다. 이들 너머에 거대한 배가 보인다. 방한복을 입은 남자는 간단한 옷 보따리를 들고 있다. 아이를 포대기로 업은 여자는 비단 한복 저고리 차림에 고급스러운 손가방을 들고 있다. 남자 왼쪽 뒤에서 힐끗 바라보는 사람의 시선도 꽤나 흥미롭다. 모두 촬영자를 응시하고 있다...
대전에서 민간인은 두 번 죽었다제1238호 사진&#10102;은 한국전쟁 때 내무부 장관이 유엔군 후방사령부 전쟁범죄조사국장에게 보낸 것이다. 파란색 잉크로 ‘1’이라 표시한 곳은 지하실 입구이고, ‘2’ 표시는 우물이다. 이 사진은 전쟁이 막바지로 치달을 때인 1953년 5월에 보냈다. 장관은 이 사진과 함께 대전의 성방지거수도...
38선 돌파일은 왜 국군의 날이 되었나제1236호 국군의 날, 10월1일은 국군 창설의 날일까? 사실은 38선 돌파의 날이다. 대한민국이라는 분단국가가 국민에게 북진반공통일을 기념, 기억하자는 메시지를 해마다 보내는 셈이다. 반론도 있다. 1956년 국군의 날 제정 제안서 등 관련 자료에 38선 돌파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육군·해군·...
폭격이 시작되자 인간이 사라졌다제1233호 비행기가 띄워지기 전까지 하늘은 동경의 대상일 뿐이었다. 하늘을 날고 싶다는 인간의 순수한 욕망이 비행기로 실현되자 세계는 변화하기 시작했다. 비행기는 인간의 눈과 발이 되어 시공간을 압축했다. 하늘을 지배하는 능력은 세계를 지배하는 권능과 동일했고, 비행기가 열어젖힌 항공 시대는 단순히 기술에 한정되지…
시각화된 영웅 맥아더 사각화된 주민 대학살제1231호 9월이다. 4월 제주, 5월 광주처럼 이때만 되면 인천에 한동안 시선이 머무른다. 시작은 인천 자유공원이다. 그곳에는 월미도를 내려다보는 거대한 맥아더 장군의 동상이 서 있다. 인천상륙작전 신화의 시작인 팔미도 등대에 부조로 새겨진 또 다른 맥아더 장군을 마주 보고 있는 걸까? 두 시선이 닿는 인천과 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