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리품으로 남은 만삭의 위안부제1195호 만삭의 여성이 비탈에 기대 힘없이 눈을 감고 있다. 카메라 촬영은 안중에 없는 듯, 바로 옆 여성은 산발인 채 다른 곳을 본다. 남성 옆의 긴 머리 여성은 왼팔에 피가 스민 붕대를 둘렀다. 그도 카메라 시선을 외면하고 있다. 얼굴에 화상을 입은 가운데 여성만이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한다. 다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아리랑제1190호사진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일까? 카메라에 포착된 현실은 전체 현실 중 일부만 보여준다. 사진에는 사각(死角)이 존재하며, 어떤 현실은 감춰진 채 해석되지 않는다. 김득중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관과 강성현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교수가 번갈아 집필하는 ‘사진 속 역사, 역사 속 사진’은 아시아·태평양에서 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