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을 멈춰라, 달팽이처럼 기어서 가자제1459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시내의 식료품점에선 2020년 말부터 다소 독특한 영수증을 볼 수 있다. 제품 가격 표시에 탄소발자국, 토지 영향, 공정임금 같은 항목이 추가됐다. 암스테르담 시민 예니퍼르 드라우인(30)이 한 매장에서 고른 호박 영수증에도 낯선 항목들이 보였다. 킬로그램(㎏)당 6유로센트...
“‘1.5도 라이프스타일’이란 합의가 필요하다”제1459호 ‘이대로는 안 된다’는 사람이 점차 늘어난다. 과학자 단체 ‘과학자반란’은 2022년 4월 회원 1천여 명이 연구실을 나와 세계 곳곳에서 시위를 벌였다. 기후위기가 위험수위를 넘는데도 사회와 정치가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중엔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보고서 작성에 ...
“제 일터가 기후 악당” 노동자·홈리스·엄마들 파업에 나서다제1459호 우리 국민의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은 큰 편이다. 구글코리아가 발표한 2022년 올해의 검색어 1위는 ‘기후변화’였고, 한국인 93%가 ‘지구온난화를 인류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한국갤럽·국제시장조사및여론조사네트워크 ‘윈’(WIN) 2021년 6월 발표)도 있다. 그에 비해...
포스트잇, ‘관제’ 애도에 저항하는 시민의 애도제1458호 10·29 참사가 발생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주말, 비좁은 참사 현장 골목길에서 손바닥보다 작은 포스트잇 한 장을 앞에 두고 몸을 떨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죽은 이들에게 어떻게 말을 건네야 할까. 무슨 글을 남길까. 내가 여기 남긴 말을 지키며 살 수 있을까. 맹세가 공허해졌...
찬란하고도 잔인한 4월에 부치는 편지제1458호 오랫동안 우리는 3월부터 봄이 시작된다고 습득해왔지만 실상 체감되는 봄은 늘 4월부터이지 않았을까. 꽃샘추위가 사라지는 달, 겨울 외투를 세탁소에 맡기고 솜이불을 가벼운 이불로 바꾸는 달, 나무의 움트는 연둣빛과 피어나는 꽃을 보며 감탄하는 달, 작물의 모종을 심는 달이 모두 4월에 해당하니 말이다. ...
5월의 어머니가 10월의 딸에게 [10·29진실버스 동행 르포]제1458호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이 광주 5·18 희생자 어머니의 품 안에서 눈물을 쏟아냈다. “엄마 같아서, 엄마 같아서.” 이태원 희생자 추인영씨 어머니 황명자씨가 울먹였다. “울아야대. 울아야대.” 1980년 광주항쟁에서 간호사로 시민을 치료한 안성례 할머니는 울음을 그치지 못하는 유가족을 한동안 안아줬다. 2...
4·16 가족극단 노란리본 “슬픈 모습만 보여주긴 싫어요”제1458호 떠난 사람을 애도하고 기억하는 방법은 여럿이다. 어떤 이는 홀로 침잠한다. 또 어떤 이는 사람 속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택한다. 이미경씨는 후자다. 그는 2014년 4·16 세월호 참사로 아들 영만을 잃었다. “울고, 분노하고, 모든 것이 원망스러운” 날들이었다. 삶의 모든 것이 무너진 순간...
이태원 참사가 드러낸 ‘피해자 주변주의’의 민낯제1458호 2023년 4월 5일은 이태원 참사로 159명이 숨진 지 159일째 되는 날이다. 2022년10월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해밀톤호텔 옆 골목길에서 158명의 삶이 스러졌고 어렵게 살아남은 1명도 사회가 지키지 못해 허망하게 떠났다. 그 사이 몇 번의 경찰 압수수색과 국회...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함께 울 공간제1458호 2023년 4월 5일은 이태원 참사로 159명이 숨진 지 159일째 되는 날이다. 2022년10월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해밀톤호텔 옆 골목길에서 158명의 삶이 스러졌고 어렵게 살아남은 1명도 사회가 지키지 못해 허망하게 떠났다. 그 사이 몇 번의 경찰 압수수색과 국회...
지역 곳간 털어 케이블카 사업자만 배불려제1457호 2023년 3월20일 오전, 월요일이지만 강원도 속초시 설악동 ‘설악산 소공원’ 주차장에 진입하려는 차들이 늘어섰다. 주차장엔 이미 100대가 넘는 차가 주차돼 있었다. 주차를 마친 관광객들은 설악산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신흥사 문화재구역으로 들어간다. 대부분 권금성 케이블카를 타러 온 이용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