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개 NGO 회비 벌어야”제1209호 복학을 앞둔 1998년 가을, 난 참여연대를 기웃거렸다. 오전엔 참여연대 카페 ‘느티나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오후엔 의정감시센터에서 자원활동을 했다. 그때 안진걸(46·사진) 참여연대 시민위원장을 처음 만났다. 신입 간사였던 그는 후줄근한 입성에 사람 좋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학교에서...
“북남은 진짜 하나”제1207호일본의 재일본조선인총련합회(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에서 평양으로 돌아간 남북 아이스하키 여자 단일팀 북쪽 선수들의 근황을 전하는 인터뷰 기사를 보내왔습니다. 일부 띄어쓰기를 제외하고 최대한 원문 그대로 원고를 싣습니다. 북으로 돌아간 선수들이 입을 모아 강조한 것은 ‘북남(남북)은 역시 ...
눈감고 이룬 ‘가수의 꿈’제1201호 “칭찬이라도 많이 해줄걸 그랬어요.” 음반사 직원과 음악가. 둘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됐다. 대표적인 인디 음반사 ‘일렉트릭 뮤즈’의 A&R(Artist and Repertoire·아티스트를 발굴하고 레코드를 기획·제작, 곡목 관리 등을 하는 스태프)이었던 ...
세월호 4년, 진상 규명될까제1200호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1기 특조위)가 강제 해산되고 2017년 1월 만들어진 민간 조사위인 세월호 국민조사위원회(국민조사위)가 지난 1년간의 활동을 마무리한다. 국민조사위는 새로 만들어지는 특조위인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사회적참사 특조위) 출범을 앞둔 2월8일 마지...
세상 모든 차별에 공감하는 장애여성들제1198호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없었어요.” “나에게 용기를 준 연극을 포기할 수 없어요.” 1월24일 오후 2시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있는 장애여성 인권운동단체 ‘장애여성공감’. 이곳 회의실에서 극단 ‘춤추는 허리’ 단원 6명이 오디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춤추는 허리’는 장애여성...
“LGBT 방송 이후 혐오가 나를 향했다”제1197호 “내가 까칠한 게 아니야. 세상이 기울어진 거지.” 교육방송(EBS) 젠더 토크쇼 <까칠남녀>의 카피다. <까칠남녀>는 젠더 관점에서 기울어진 세상을 이슈별로 도마 위에 올려두고 까칠하게 따지는 프로그램이었다. 청소년 성적자기결정권, 자위, 데이트 강간...
“혐오표현이 폭력 부른다”제1196호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전통적인 전선은 무너졌다.” 독일에선 올해 1월 ‘네트워크운영법’이 발효됐다.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특정 대상을 증오하는 내용이 담긴 ‘혐오 콘텐츠’가 올라오면 업체 쪽이 의무적으로 삭제해야 하는 법이다. 전통적으로 ‘표현의 자유’는 진보적인 의제...
“나는 조폭이 아니다”제1191호 “내가 조폭 같소?” 여운환(64)씨가 자리에 앉자마자 기자에게 대뜸 물었다. ‘그렇다’라면 자리를 박차고 나갈 기세다. 26년 전 일임에도 그에게 이 질문은 현재진행형이다. 노태우 정권 때 진행된 ‘범죄와의 전쟁’ 중에 그를 검거한 동갑내기 검사 홍준표는 드라마 <모래시계>의 주인...
아주 가끔은 불러주오, 그 노래제1190호 “우리 함께 분노했고 거리에서 노래했고 나 자신보다 우리가 더욱 소중했지/ 그때 우린 아름다웠고 생각보다 우리가 강한 것을 알았고/ 서로의 눈 속에서 빛나는 보석을 보았지” 음원 차트에선 절대 찾을 수 없는 노래. 그렇지만 한 번 들으면 노랫말 한 소절 한 소절이 가슴을 파고들어 입으로 다시 부르게 ...
민중음악이 구리다고요?제1185호 경기도 평택 대추리의 들판은 아름다웠다. 노을이 질 때면 더욱더 아름다웠다. 한국에서 끝없이 이어진 지평선을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이었다. 의경이었던 그는 대추리에 있었다. 고참들이 그를 붙잡고 지평선을 가리키며 “×나 멀지? 저게 앞으로 남은 네 군 생활이야”라는 농담 따먹기를 했다. 그 농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