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 마을 ‘신초리’는 어떻게 사라졌나제1184호 함경도 초산에는 10월2일부터 사흘 동안 첫눈이 내렸다. 5일에는 서울 이화동 낙산 솔밭에서 도박하던 이들이 발각됐는데 종로서 순사들의 추적을 뿌리치고 도망쳤다. 100년 전 1917년 10월7일 한강 인도교 도교식(개통식) 행사는 계획한 오전 11시보다 조금 늦은 11시12분에 폭죽 ...
아현포차는 살아있다제1181호 9월18일 오후 4시 서울 마포구 공덕역 경의선 부지에 새로 문을 연 ‘아현포차’. ‘강타 이모’가 콩나물을 끓는 물에 넣었다. 콩나물이 익을 때 나는 비릿한 냄새가 5분쯤 맴돌더니 이내 고소한 냄새로 바뀌었다. 이모는 콩나물을 건져 찬물에 담갔다. “마래푸, 지네들이 뭔데” “하나 ...
“독도의용수비대, 활동 기간·대원 수 날조됐다”제1180호조선 후기에 안용복이 있었다면 1950년대엔 독도의용수비대(대장 홍순칠)가 있다. 역사가 기억하는 ‘독도를 지킨 영웅들’인 독도의용수비대는 ‘의용’이란 말에서 짐작할 수 있듯 민간인들이었다. 독도의용수비대는 1950년대 울릉도에 사는 제대 군인들이 주축이 되어, 일본에 맞서 자발적으로 독도 경비에 나선...
학살을 외면하지 않았을 뿐제1175호 “베트남에 도착해서 우리는 수정을 만났다. 우리의 답사 주제를 들은 수정은 서랍을 뒤져 자료를 꺼냈다. ‘전쟁범죄보고서-남부베트남에서 남조선 군대의 죄악.’ (중략) 한국에서 준비한 자료와 수정이 건넨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는 여기저기 파이고 생채기가 있는 베트남의 1번 국도, 사이공에서 하노이를 잇는 대동…
좌충우돌 기업가의 분루제1174호 말단 세무공무원을 그만두고 단돈 5만원으로 수백억원대 모피사업가가 됐다. 인터넷언론사 사장을 지내다가 일본에 독도를 알리는 운동을 해왔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는 한 중앙일간지에 “대통령 탄핵은 옳지 않습니다” “이번 탄핵은 패륜적 폭거다”라는 의견광고를 여러 차례 낸 것으로 유명하다. 대북사업에 나…
이토록 따뜻한 위로제1146호 토닥토닥. 지치고 상처 입은 마음을 다독인다. 따뜻한 위로가 너무나도 필요한 때. 괜찮다고 다 괜찮아질 거라고 쓰다듬으며, ‘읽는 약’ 그림책을 건네는 이들이 있다. <이토록 어여쁜 그림책>(이봄 펴냄)의 저자 시인이자 그림책작가 이상희, 신문기자 최현미, 출판평론가 한미화, 동화...
8천m에서 만난 ‘하얀 고독’제1132호누군가에게 손을 내밀 수도, 누군가 내게 숨결 하나조차 건넬 수도 없는 절대적인 시공간에 놓였다. 그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본다. ‘절대 고독’이란 존재할까? 그 나락의 진짜 깊이를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헤어나오기 어려운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말할 수 있을까? 이탈리아 산악인 라인홀트 메스너(71...
꿀잠의 약속, 두 어른제1119호 우리는 보았다. 고통의 일터를. 이랜드, KTX, 동희오토, 지엠대우, 하이스코, 기륭전자, 하이닉스…. 우리는 보았다. 통곡의 땅을. 매향, 대추, 용산, 밀양, 강정…. 우리는 보았다. 정규가 아닌 비정규로 떨며 사는 이웃을. 안전문에 끼여 숨진 19살 청년 노동...
사진값은 ‘착한 일’로 내세요제1118호 섭씨 30도를 웃돌던 6월17일 오후, 서울 홍익대 앞 ‘차 없는 거리’. 무료로 사진을 찍어주며 선행 실천을 약속받는 ‘약속 청년’을 만났다. 송재한(36) ‘이름없는학교’ 대표. 이날도 그의 손에는 “프리 포토(Free Photo), 나눔을 약속해주세요”라고 적힌 골판지가 ...
뒷짐 지고 관조? 문학 아니다제1115호 지난 2월 <한겨레21>은 물었다. 문학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짚었다. “농민은 병실에 누워 있고, 노동자는 붉은 띠 두르고 하늘에 오른다.”(제1098호) 이후 넉 달. 세상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잔인한 비언어의 시대에 문학의 가치와 교훈을 탐사하기 위해 시작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