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구 밀양 할매들제1061호2014년 가을, 경남 밀양에는 끝내 송전탑이 들어섰다. 10여 년에 걸친 송전탑 반대 싸움에 마침표가 찍히는 것처럼 보였다. 주류 언론에서는 밀양 싸움이 사라졌다. 끝이 아니었다. 밀양의 225가구가 개별보상금 수령을 거부하며 버티고 있다. “송전탑을 뽑아버리는” 싸움을 위해서만이 아니다. “남...
얘들아, 놀이터에서 만나제1060호얘들아, 오늘은 놀이터에서 놀자. 먼저 어디 가서 놀면 좋을지 생각해볼까? 귄터 벨치히라는 독일 아저씨는 원래 가구 디자이너였는데 요즘은 유럽을 돌아다니면서 놀이터를 디자인한대. 놀이기구 없는 놀이터, 미로찾기 놀이터, 야외 놀이공원 같은 걸 만든 사람이야. 놀이기구 없는 놀이터가 뭐가 재미있겠느냐고?...
모든 동남아 국가에 4·19, 5·16이 있다제1059호한국 민주주의에서 아쉬운 순간을 떠올리라고 하면 1987년 대통령 선거가 첫손가락에 꼽힐 것이다. 노동자와 학생, 시민사회가 힘을 합쳐 군부독재를 몰아내는 데 성공했지만 정작 대선에서는 민주화 세력이 분열해 독재 세력에 또다시 정권을 빼앗긴 경험은 뼈아픈 아픔으로 남아 있다. 그런데 과연 그것은 실패였을까? ...
재난은 여전히 우리 안에 있다제1058호독일 원자력윤리위원회는 2021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쇄하고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것을 독일 정부에 건의한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독일은 학계·산업계·정부 관료 등으로 위원회를 꾸렸다. 그런데 명칭이 원자력‘윤리’위원회다. 한국은 원자력‘안전’위원회다. “원자력 기술이 군사적 목적으로 ...
그들은 인민이자 민중이자 주권의 담지자제1056호대중 혹은 군중은 ‘복잡계’에 산다. 그곳은 완벽한 질서와 극한의 혼돈 사이에 있다. 대중이란 존재는, 사는 곳의 특성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부르는 이름이 숱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들은 국민이자 시민, 납세자이자 유권자다. 인민이자 민중이며, 주권의 담지자다. 그리고 어느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은 존재...
구글 번역 시대, 완전소중 번역론제1055호이문구의 <관촌수필 8> ‘월곡후야’의 발췌다. “업종을 따서 문필업이라고 애써 우길 수도 있을 일거리였으나, 사실 우리말 큰사전에도 오르지 않은 명칭의 직업이었다. 억지로 이름하면 세계명작개칠사 (…) 무등록 출판사의 덤핑 서점이 포갬포갬 몰려 있는 종로5가 뒷골목 한구석의 오죽잖은...
미국만의 악몽이 아니다제1045호당신이 알던 미국은 없다. 적어도 ‘아메리칸드림’의 젖줄을 대주던 미국의 중산층은 멸종 중이다. 2009년 연말정산 결과를 기준으로 미국의 가계소득 평균은 5만599달러였다. 소득으로만 따지면 미국 중산층은 연간 3만5천∼8만5천달러의 급여 수령자로 정의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사회보장국이 조사한 2...
대중이 진보좌파에게 원하는 건제1044호“부유층의 이익과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싸움을 동시에 할 수는 없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불평등한 나라 미국에 월가 오큐파이(점령하라) 운동을 계기로 제1차 세계대전 당시의 사회적 구호가 돌아오고 있다. 당시 진보주의자들이 전쟁비용 마련을 위해 고소득자에게 높은 세금을 거뒀던 정책은 점차 최고소득 제한이라…
이 아이가 없었더라면…제1043호1999년 4월20일 미국 콜로라도에 사는 클리볼드 부부는 아들 딜런 클리볼드가 컬럼바인고등학교에서 학생 12명과 교사 1명을 죽이고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상실과 비난과 자책… 상상할 수 없는 모든 고통을 겪고 극심한 스트레스로 암 진단을 받은 부모는 그러나 이렇게 말한다. “딜런이 태어나지 않았...
그렇게 증오할 것을 얻었다제1042호책이 적시하는 음모론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모르거나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행복하다. 최근 수년 동안 겪었던 진보의 편두통에 시달리지 않았다는 증거다. 지은이는 사회학자로서 음모론이라는 흥미로운 주제에 빠졌지만 시민으로서는 거리두기가 어렵기 때문에 국외 사례를 중심으로 논하겠다고 했으나 책(전상진 지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