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라기보단 연쇄살인범제1012호<히틀러에 붙이는 주석>(돌베개 펴냄), 책 제목이 참 소박하다. 히틀러에 관한 많은 이야기에 그저 몇 가지 주석을 덧붙인다는 의미라니. 겸손한 이 책을 향한 관심은 뜨겁다. 역사학자 골로 만, 히틀러 연구가 요아힘 페스트 등이 격찬하고 독일에서 가장 많이 팔린 히틀러 관련 서적으로...
꿈과 소설은 모두 지옥이다제1011호꿈 같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면 생각나는 그 꿈이 ‘꿈 같’았던 적이 있었나. 당신의 어제 꿈에서 바라는 시험에 합격하고 좋아하던 사람과 이루어지고 상사에게 칭찬받았는가. 기억나는 꿈이라고는 쫓기고 넘어지고 절벽에서 떨어지는 것뿐이니 ‘꿈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다행이지 않았나. ‘인…
요람에서 무덤까지, 불평등제1010호2003년 8월 92만9천 명이던 한국의 시간제 노동자는 2013년 8월엔 188만3천 명으로 늘어 전체 임금노동자의 10%를 넘었다. 2010년 소득 하위 20%의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143.1%였는데 그 다음해에는 201.7%로 크게 올랐다. 한국의 빈곤 탈출...
가격이 ‘99’로 끝나는 이유제1009호정신 차리지 않으면 하루아침에 비정규직으로,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자기계발에 힘쓰지 않는 무능한 노동자는 시장경제의 범죄자다. 최근 미국에서 ‘네 일은 네가 책임져라’(You’re On Your Own)는 뜻의 ‘요요(YOYO) 경제’라는 신조어가 나왔듯이, 노동자가...
저자가 다음으로 찾아갈 곳은 대한민국?제1008호2000년 초반, 영국 토니 블레어 신노동당 시절 공공부문 개혁을 둘러싸고 4년 동안 전국적인 논쟁이 이어졌다. 당시 신노동당 정부는 ‘신자유주의 정부’라고 불릴 정도로 작은 정부를 주장하며 공공서비스를 민영화하는 데 열심이었다. 그러나 공공은 비효율과 무책임을 의미한다는 이데올로기에 대해 뉴캐슬 지방의 ...
장밋빛 꿈은 이제 그만제1007호만들기 쉽게 하겠다더니 너무 쉬웠던 것일까. 협동조합법이 2012년 12월 발효된 뒤 1년, 3천 개의 협동조합이 등록했다고 하는데, 그중 반은 개점휴업이다. 1호 협동조합도 딜레마에 빠졌다고 한다. 업체의 수수료를 낮추고 그 돈으로 기사의 복지를 향상시키려던 대리운전 기사들의 협동조합이었다. 협동조합의 ...
다시 물어보자, 내가 정상이냐제1006호<정신병을 만드는 사람들>(김명남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의 원제는 ‘세이빙 노멀’(Saving Normal), 곧 ‘정상인 구하기’다. 정신장애 진단의 교본으로 쓰이는 정신장애진단통계편람(DSM) 편찬에서 핵심적 역할을 맡았던 미국의 정신과 의사 앨런 프랜시스는 몇 ...
판결만으로는 풀기 힘든 문제 여실제1005호“여긴 마치 ‘수챗구멍’ 같아.” 이른바 ‘법조’ 출입을 하던 한 기자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어떤 사건이 언론의 문제제기로 대중의 관심 사안으로 떠오른다. 사법부의 영역으로 들어간 사건은 필연적으로 법원의 판결이라는 종착지로 흘러간다. 이 사회에서 일어난 온갖 일들이 이리저리 흐르고 흐르다 결국 법원…
사람과 지식을 사랑한 한 남자의 백년제1004호“단순하지만 누를 길 없이 강렬한 세 가지 열정이 내 인생을 지배해왔으니, 사랑에 대한 갈망, 지식에 대한 탐구욕, 인류의 고통에 대한 참기 힘든 연민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열정들이 마치 거센 바람과도 같이 나를 이리저리 제멋대로 몰고 다니며 깊은 고뇌의 대양 위로, 절망의 벼랑 끝으로 떠돌게 했다...
승자는 결국 케인스 아니었나제1003호존 메이너드 케인스(1883~1946)의 라이벌을 단 한 명 꼽으라면 아마도 프리드리히 하이에크(1899~1992)의 이름이 가장 먼저 나올 것이다. 두 경제학자의 대립 구도는 ‘정부 개입’이냐 ‘시장 방임’이냐, ‘거시경제학’이냐 ‘미시경제학’이냐, ‘자유주의’냐 ‘신자유주의냐’ 등으로 자주 회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