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재에서] 떠나요, 그곳으로제1362호 4월25일 일요일 오전 10시51분, <한겨레21> 기자들이 모여 있는 단체대화방에 전남 목포 전경 사진과 함께 메시지가 올라왔습니다. “전 목포 잘 도착했네요. 내리자마자 바다 냄새 났어요.” 전남 신안 증도 우전해변으로 간 이정규 기자의 신난 목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21토크] ‘농촌판 젠트리피케이션’이 가져올 미래제1362호 ‘어, 이건 충청도 사투린데?’경기도 평택시 농촌 마을에서 만난 노인들의 말투가 반가웠습니다. 저도 충청도에 한동안 살았거든요. “어르신, 여기 젊은 사람은 안 보이네요?” “없슈. 노인들은 다 죽고 자식들은 다 팔고 나가고, 이제 이 동네는 없어질 거 같어.” 아…, 혹시 어르신도 외지인한테 논 ...
땅, 사랑, 그리고 투기제1361호 “자연의 일부인 땅을 사랑할 뿐, 투기와는 전혀 상관없다.”2008년 2월 이명박 정부 초대 환경부 장관으로 내정된 박은경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불법 농지 취득에 대해 추궁하자 이렇게 해명했습니다. 13년이 지난 지금, ‘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그때보다 늘어난 듯합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21토크] 편집장, 우리 주4일제 해볼까요?제1361호 “우리도 한 달만 주4일제 해볼까?”제1360호 표지이야기 ‘주4일제, 해보니 어때?’ 취재는 편집장의 한마디에서 시작됐습니다. 당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조정훈(시대전환), 박영선(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주4일제, 주4.5일제를 공약으로 내세웠거든요. 편집장의 제안에 기자들은 고개를 가로...
[만리재에서] 시간과 돈제1360호 신문사에 입사하고 몇 년 동안 토요일 하루만 쉬었습니다. 월요일 아침 신문을 만들어야 하니까 일요일에는 출근해야 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은 늘 없고, 결국 막내가 부지런히 움직여야 합니다. 2004년 주5일제가 도입됐지만 현장의 변화는 느렸습니다. 2010년 이직하고 나서야 주5일제를 체감했습니다....
[21토크] 가덕도의 낯선 생명체제1360호 낯선 생명체와 조우할 때 ‘완벽한 타인’이 된 기분을 느낍니다. 2019년 백령도 앞바다에서 점박이물범을, 타이 중부 카오야이 국립공원에서 야생코끼리를 처음 봤을 때 그랬습니다. ‘여긴 어디인가, 난 누구인가.’ 나 자신조차 낯설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제1359호 표지이야기 ‘가덕도에 상괭이가 산다’를...
[만리재에서] ‘속고’는 계속되나제1359호 부산 강서구 가덕도를 처음 방문한 것은 2016년 12월이었습니다.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에서 ‘만민공동회’ 무대에 올라 “대통령한테도 속고, 정치인한테도 속고, 다 속았심더”라고 외쳐 ‘속고 아줌마’로 유명해진 김경덕씨를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가덕도 토박이인 그는 마을 부녀회장으로 이웃들과 피조개 양식...
[21토크] 원팀의 균열제1359호 더불어민주당이 4·7 재보궐선거 후폭풍에 휩싸였습니다. ‘1년 만에 돌아선 마음, 1년 만에 돌아설까’(제1358호)를 비롯해 많은 언론에서 분석하고 평가한 이번 선거 결과와 관련해, 민주당에선 참패 원인 진단과 쇄신 방향 등에 대해 갑론을박합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4년 동안 민주당 내에선 ...
[만리재에서] 다시 잔인한 봄제1358호 잠 못 드는 날이 쌓여갑니다. 술에 취하면 실신하듯 쓰러졌다가 새벽에 일어나면 다시 잠들지 못합니다. 낮에 정신없이 빠져드는 한두 시간의 잠으로 하루를 버팁니다. 다시, 잔인한 봄입니다. 2014년 4월16일 304명과 세월호가 가라앉은 지 7년. 하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그날과 마주해야 합니...
[21토크] 그러면 집값이 내릴까요?제1358호 시장을 모르는 소리, 라는 말은 꽤 강력해서 듣는 순간 움츠립니다. 필요한 데 자원을 몰아주는 시장의 효율성과 절묘한 가격 결정에 새삼 경탄한 일이 많습니다. 완벽한 실패로 귀결한 정책을 두고서라면 한층 할 말이 없어집니다. 이내, 그러므로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마라, 시장을 내버려두라는 분노가 턱밑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