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을 그냥 두라…섬진강 물이 마른다제1488호 전남 구례 주민들과 환경단체 회원들이 2023년 11월6일 구례읍 섬진강과 서시천 합수지에서 ‘양수발전소 유치 반대’와 ‘지리산골프장 건설 중단’을 요구하며 해상시위를 하고 있다. 대형 손팻말을 들고 카누 10대에 나눠 탄 참석자들은 “양수댐이 들어서면 숲 수십만 평이 훼손될 것”이라며 댐 건설 ...
타이거 모기 타이어 모기제1488호 거듭된 수청 요구를 거절하자 변사또는 춘향을 형틀에 묶어 고문한다. 몽둥이로 정강이를 때리는 ‘형문’은 회복 불능의 신체 손상은 물론 그 자리에서 목숨을 앗을 수도 있었기에 한 번에 서른 대 이상 칠 수 없도록 법으로 정해 있었다. 춘향은 서른 대를 맞고서야 목에 칼을 쓴 채 감옥에 갇힌다. 무려 3년....
수천년 살아남은 자이언트세쿼이아 다음 화마는 견딜 수 있을까제1487호 지구상에서 가장 큰 거인나무 숲에 화마가 들이닥쳤다. 건물 30층 높이의 자이언트세쿼이아(Giant Sequoia) 500여 그루가 밀집한 미국 캘리포니아 요세미티국립공원 남쪽의 마리포사 숲에 2022년 7월 불길이 번졌다. ‘워시번(Washburn) 화재’라는 이 불로...
시월의 마지막 날 60년 건물의 끝제1487호 60년 동안 쌓인 추억과 기억이 바스러지는 데는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 2023년 10월31일 앙상하게 남은 외벽만이 이곳에 극장이 있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강원도 원주시는 2022년 원강수 시장이 취임한 뒤 아카데미극장 철거를 밀어붙였다. 2023년 10월28일 원주에 남은 유일한 단관극장...
이태원 참사 1년 “이 추모 문장은 달라질 수 있다”제1486호 2023년 10월26일 오전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참사 현장에서 ‘10·29 기억과 안전의 길' 조성식을 열었다. 시민대책회의는 “사랑한 이들을 떠나보낸 이태원 거리가 애도와 기억의 공간으로 남기 바라는 유가족들, 아픈 기억이 아닌 희망을 ...
버려진 습지에 피어난 웃음 ‘꽃’제1486호 여느 해보다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 다시 가을이다. 높은 산에서 시작한 붉은 단풍부터 강변을 가득 메운 코스모스, 주상절리의 붉은 돌단풍에도 가을 감성이 가득하다. 일상에 지친 일상 옆에서 화려한 옷을 입은 가을날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파주·연천(경기도)=사진·글 김진수 선임기자 jsk@ha...
높은 곳에 매달린 님제1486호 하마터면 칠 뻔했다. 시커먼 덩어리가 4차선 도로를 쪼르르 넘더니 겁도 없이 차 앞으로 뛰어들었다. 속도를 늦추자 달아나기는커녕 쫓아왔다. 비상등을 켜고 갓길에 차를 세우니 꽁지를 흔들며 품에 안기는 게 아닌가. 태어난 지 몇 달 안 된 검은 강아지였다. 하, 요런 맹랑한 녀석. 그대로 뒀다간 곧바로 죽을 목숨처럼...
수천년의 땅, 수십년의 농사, 수년의 아파트제1485호 올벼(제철보다 일찍 여무는 벼)를 찧어 지은 밥을 조상님께 바치는 추석이 한참 전이고, 찬 이슬이 맺힌다는 한로(10월8일)도 지났다. 철든(‘계절을 아는’이란 말에서 유래) 농부라면 가을걷이를 마쳤어야 했다. 서리가 내리는 상강(10월24일)을 앞두고 2023년 10월16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10월29일 이태원…너의 시간 속으로제1485호 짓누르는 어둠을 버티며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가 불을 밝히고 있다. 2023년 10월18일 서울광장 분향소에서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유가족들은 참사 1주기를 앞두고 10월16일부터 29일 참사 당일까지를 집중 추모 주간으로 정하고 추모와 기억 활동을 펼치고 있다. 추모 주간 내내 매일 ...
배고픈 도요새는 파도와 술래잡기제1484호 기러기 남하 소식이 들리기 시작하는 10월, 도요·물떼새들은 이미 서해 갯벌에서 많이 빠졌다. 2023년의 도요새 탐조도 벌써 끝물이다. 봄가을로 잊지 않고 서해로 날아드는 도요새는 부지런한 철새다. 시베리아 지역에서 번식을 마친 도요새는 남반구인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까지 날아가 겨울을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