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없는 보편은 가능할까제1400호 미국이 휘청댄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대규모 병력을 집결하며 긴장감을 고조시켜도 엄포만 놓을 뿐 별다른 조처를 못하고 있다. 2021년 아무런 준비 없이 갑작스레 이뤄진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철군은 미국의 리더십에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많은 사람이 카불공항의 아비규환을 보며 46년 전 사이공(베트남 호찌민…
요즘, 잡지 어때?제1400호‘ 요즘, 잡지’를 만들어온 주요 사건과 열쇳말을 해시태그로 정리했다. #김영란법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2016년 9월28일 시행된 김영란법에 따라 거의 모든 대기업 사보가 금지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정기간행물 발행 업무에 종사하는 자를 김영란법 규제 대상인 언론인으로 분류했다...
잡지의 친구들제1400호 ‘아무튼’ 시리즈에 그렇게 잡지가 어울릴 수가 없다. 황효진은 <아무튼, 잡지>에서 잡지 읽기가 취미라는 것을 드러내기가 힘들다고 했다. 이런 반응이다. “아, 미용실에서 읽으시는 거예요?” 주간지, 월간지 등의 발행 주기는 우유의 유통기한 같다. 잡지 표지에 적힌 주나 월이 ...
보통이 아닌, 어느 ‘관종’의 독백제1400호 느슨해진 한국 유튜브 신에 긴장감을 주는 채널이 등장했다. ‘제 이름은 원이고요. 이곳은 제가 시끄럽게 독백하는 곳! <원의 독백>입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동양 갱스터(폭력배) 할 것 같은 외모에, 영어로 자신의 생각을 유창하게 말하는 이 남자는 임승원. 199...
[역사 속 공간] 왜 대선 후보들은 청와대를 떠나려 할까?제1400호 “중서문하성에서 보고하기를 ‘새로 남경(현재의 서울)을 만들려면 (…) 산수의 형세를 따라 동으로는 대봉(큰 봉)까지, 남으로는 사리(모랫말)까지, 서로는 기봉(갈림봉)까지, 북으로는 면악까지를 경계로 하기를 청합니다’라고 하니 왕이 따랐다.” -<고려사절요> 숙종 7년 1102...
반가사유상의 등을 본 적 있나요제1400호 2021년 11월 국립중앙박물관 2층에 개관한 ‘사유의 방’이 화제다. 반가사유상 두 점이 전시된 공간이 왜 화제가 될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마다 이곳에서 촬영한 사진, 박물관에서 판매하는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모형)가 ‘공간 방문 인증’인 양 올라온다. 방탄소년단(BTS)의 RM...
제대로 노는 청년이 돌아왔다제1400호 “텐트 치고 기다렸어요.” “김치말이국수 먹고 왔습니다.” “안경! 안경!” 관객들은 텐트를 치고 페스티벌을 기다린다. 페스티벌 ‘맛집’으로 소문난 음식점 부스에 가서 김치말이국수도 한 그릇 먹는다. 신나게 음악을 따라 부르며 뛰느라 앞 관객이 안경을 떨어뜨린다. 뒤에 서 있던 관객들이 “안경! 안경!”이라며 알려...
읽지 않은 카톡 메시지 592제1399호 “빠른 답장 감사합니다.” 내 일터에서 회신받는 전자우편에 종종 쓰여 있는 말이다. 또 사무실 전화기로 전화가 오면 벨이 미처 다 울리기 전에 곧잘 수화기를 든다. 회사 매뉴얼에 적힌 ‘전화 응대시 전화벨이 2번 이상 울리기 전에 받기’보다 빠른 편인 거다. 그런데 지금 내가 읽지 않은 카톡(카카...
햇살 촉을 피하는 방법제1399호 한여름 밭일을 하다보면 뙤약볕이 화살처럼 날아와 살 속에 내리꽂힌다. 내 몸은 화살촉 수만큼의 땀방울을 쭉쭉 배출한다. 그 힘을 버티고 이기려다간 큰일 난다. 일사병으로 쓰러진다. 여차하면 생명이 위험하다. 그럴 땐 30~40분마다 그늘에 들어가 쉬며 물을 마셔줘야 한다. 반대로 밭에서 일하다 갑자...
‘어린 여자 청소년’이 선택한 집제1399호 대부분의 이주는 집을 떠나는 것에서 시작된다. 박김예림(26)의 이주는 남들보다 이른 18살 때 시작됐다. 당시 그는 학교에 다니지 않는 탈학교 청소년이자 탈가정 청소년이었다.(‘탈가정’은 청소년이 집을 나오는 것을 부정적으로 일컫는 ‘가출’ 대신 사용하는 대안적인 용어다.) 그는 한국 사회가 청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