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안희정 출소했지만 피해자는 여전히 ‘재판 감옥’제1493호 2019년 겨울 김지은씨를 만났다. 그해 9월 대법원에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유죄가 확정된 이후 그의 삶이 걱정됐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성폭력 피해를 당하면 “법대로 하라”는 말을 쉽게 내뱉지만, 현실적으로 ‘법대로’는 피해자에게 최선의 선택지가 되기에 부족하다. 형사처벌은 피해 회복의 일부를 담당할 뿐 ...
박진성 감옥 갔다, 이게 그의 40대란다제1490호 “원심이 피고인(박진성)에게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피고인을 징역 1년8월에 처한다.” 성범죄 무고 사건 피해자인 자신을 사회적 감옥에서 풀어달라고 호소하던 ‘78년생 박진성’이 2023년 11월8일 대전지법 제4형사부 판결로 물리적 감옥에 수감됐다. 2015년 당시 청소년인 김현...
“정말 질 나쁜 애는 아닐 거다”… 성폭행범 연민한 재판관제1487호 H씨의 동생은 20대 중증 지적장애인이다. 외로움을 많이 타던 동생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정아무개(2021년 사건 당시 16살)를 알았고, 그의 요구에 마지못해 신체 사진을 보내고 직접 만나기로 했다. 이후 동생은 공원 화장실에서 피투성이 모습으로 발견된다. 정씨는 피해자를 성폭...
대학교수는 피해자 괴롭힘도 ‘수준급’제1484호 “부디 피고인을 위하여 작성된 탄원서에 대하여 피해자(고소인) 측의 열람·등사 신청이 있더라도 그 신청을 불허해주시기 바랍니다.”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아무개 전 교수(현재 파면)의 2심 선고를 앞두고, 김 전 교수 쪽에서 184명이 참여했다는 탄원서를 제출하며 덧붙인 말이다. 재판부는 “피고인...
맞아서 시커멓게 멍들어도…스토킹 처벌 10만원 때와 뭐가 달라졌나제1481호 2021년 3월 김태현이 자신이 스토킹하던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 일가족을 살해했을 때, 스토킹 처벌은 범칙금 최대 10만원에 그쳤다. 이렇게 스토킹에 기반한 강력사건이 이어지자, 20여 년 표류하던 ‘스토킹처벌법’이 같은 해 10월 제정·시행됐다. 드디어 국가가 스토킹을 범죄로 규정해 개입하겠다고 선언하니...
“그동안 안 잡은 거야?” 디지털 범죄 검거에 가슴 치는 피해자제1478호 “그러면 그동안 안 잡은 거잖아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디시인사이드 등 온라인에 게시된 살인예고 글 443건의 수사에 착수해 192건과 관련한 201명을 검거하고 20명을 구속했다는 소식(2023년 8월22일 오전 기준)을 들은 디지털성폭력 피해자들의 말이다. 이들은 그간 경찰서를 찾아...
스토킹 살인마의 항변 “칼에 찔린 피해자가 미안하다고 했다”제1473호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피해자가 난동을 부려 이를 막으려 했을 뿐이다. 피해자와 대화하고 관계 회복을 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칼에 찔린 피해자가 미안하다고 사과했다.”2023년 7월11일 서울남부지방법원 406호 법정. 수차례 교제폭력을 저지르다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자 신고 당일 조사받고 이동...
구치소서 온 ‘그놈’ 편지…성폭력 피해자는 살려고 이사해야제1470호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라고 합니다.”10여 년 전 성폭력 가해자의 ‘구치소 동기’라는 자로부터 자필 편지를 받았다. 가해자가 구치소에서 내 이름, 주소 등 개인정보를 늘어놓으며 보복을 다짐하고 있다며 본인이 도와주겠다고 했다. 재판이 진행되던 중, 옮기지 얼마 되지 않은 ...
부산 돌려차기 강간살인미수, ‘피해자는 당사자가 아니다’는 말제1467호 “살고 싶습니다, 살려주세요.” 일명 ‘부산 돌려차기 강간살인미수 사건’의 피해자가 2023년 5월31일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한 말이다. 2022년 여름부터 해당 사건 재판을 모니터링했지만 그가 법정에서 감정을 드러내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처음 봤다. 이날 부산고등법원 301호는 ‘그날의 ...
‘증거물로 흥분’ 글 파문까지…검경 성인지 수준 처참제1464호 “준강× 고소건 ㅅㅅ녹음파일을 듣고/ 카촬 몰카 영상을 보는데 꼬릿꼬릿하다/ 이걸 보면서 발기되는 내 자신이 비참하다”2023년 5월8일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오늘도 출근해서’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이다. 블라인드는 직장 인증을 해야 가입할 수 있는데, 이 게시물 작성자는 ‘경찰청’ 소속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