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지향 바꿀 생각 없어요?” 무지한 난민 심사제1319호자신이 살아온 국가에서 종교와 정치적 사상, 또는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박해받는 사람들이 피난처를 구하고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를 추구하는 데 반대할 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내 곁으로 찾아와 문을 두드릴 때, 그들은 의심부터 받기 쉽다. 여기서 등장하는 ‘가짜 난민’ 틀은 이들이 과연 순수한 박해…
13년간 난민 취재한 전해리 “한국인도 난민이었다”제1319호유엔난민기구(UNHCR)가 최근 발표한 연례 ‘글로벌 동향 보고서’를 보면 세계 곳곳에서 전쟁, 자연재해, 박해, 극심한 빈곤과 폭력 등 여러 이유로 고향을 등진 강제이주민은 7950만 명(2019년 말 기준)이다. 세계 인구의 1%가 넘는다. 9년 연속 사상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난민 신청자 가족의 수상한 행동 제1273호 “우리 가족은 난민이 아니다. 중국으로 가족을 돌려보내라.” 7월22일 월요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효자동 청와대 분수대 앞에는 한국으로 망명 신청한 전능신교 신자 16명의 가족 25명이 ‘중국 사이비 전능신교 피해자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가족 찾기 집회·시위를 열었다. 피해자 대표로 ...
전능신교 박해하는 중국 난민인정 거부하는 한국 제1273호‘문명집법’(文明執法ㆍ법 집행을 문명적으로 하자). 2009년 4월4일 청명절 밤 9시께, 중국 후난성 주저우현 외곽의 한 낡은 건물 2층 취조실. 당시 20대 여성 샤오루이(38·가명) 눈에 벽 한가운데 덩그러니 걸려 있는 포스터 문구가 들어왔다. 네 남자 경찰에 둘러싸여 좁은 취조실로...
난민 일자리마저 빼앗는 법무부 제1272호“한국에서 인도적 체류 지위를 받았지만, 말레이시아에서 지낼 때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한국을 떠날까 고민한다.” 예멘인 야세르(30·가명)의 목소리는 지쳐 있었다. 내전이 본격화하기 전까지 그는 예멘의 수도 사나에서 영어교사로 일했다. 2015년 후티 반군이 사나와 예멘 북부를 점령하면서 치안이 극도로 불안...
지옥 같은 시간 뒤 받아든 인도적 체류 제1263호“난민 인정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다만, 인도적 측면을 고려하여 ‘인도적 체류자’로 결정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절망과 희망을 나누는 경계는 상대적이다. 난민불인정통지서도 그렇다. 누군가에게는 절망이었을 난민불인정통지서가 예멘인 살라(39·사진)에게는 마지막 희망이었다. 살라는 4월2…
내 혈관엔 한국인 피가 흐른다 제1258호“군대에서 널 찾고 있어. 다시는 돌아오면 안 돼.” 2012년 12월 한국에 온 시리아 난민 아메드 라바비디(26·사진)는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가족에게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시리아 정부군의 체포 대상에 포함됐다는 내용이었다. 아메드는 2012년 봄 대학생이 됐지만 캠퍼스의 낭만...
민주콩고 공정선거 한국 난민이 바란다제1245호 “투표가 아니라 혼돈, 자체였다.”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온 난민 놈비 헨리(45)는 2018년 12월30일(현지시각) 고국에서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 깊은 실망감을 나타냈다. 민주콩고를 18년 동안 통치한 조제프 카빌라(48) 대통령이 차일피일 미뤄온 선거가 마침내 ...
예멘의 노래에 귀 기울이면제1242호 “잘 자라 아가야, 잘 자라, 잘 자라.” 헤드폰에서 예멘 난민 칼리(24)가 부른 자장가가 나지막하게 흘러나온다. 칼리가 낯선 땅에서 모국어로 부른 자장가는 생경하지만 따뜻하다. 관객은 처음 듣는 ‘이방인의 소리’에 귀를 맡긴다. 걸음을 멈추고 자리에 앉는다. 눈이 스르르 감긴다. ‘좋은 ...
부족을 묻지 말라제1238호 ‘망명의 무늬’. 지난 9월 경기도 파주 헤이리 논밭예술학교에선 특별한 주제의 사진전시회가 열렸다. 전시회에는 에티오피아 출신 베레켓 알레마예후(39)가 찍은 얼음 사진들이 걸렸다. 무채색의 얼음과 선명한 색상의 도형이 강렬한 대조를 이루는 사진이었다. 2014년 9월 한국 망명길에 오른 베레켓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