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긴 이야기가 흐르는 평화를제1307호전쟁은 많은 것을 파괴한다. 또한 새로운 것을 만들기도 한다. 전쟁통에 여러 ‘길’이 차단되고 파괴된다. 새로운 길이 만들어지고 열리기도 한다. 강을 건너는 길인 다리는 이것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전쟁 때 다리는 군이 공격과 방어를 위해 통제 관리하는 핵심 시설이다. 군은 적의 공격과 침투를 방어...
보도연맹은 그의 손에서 태어났다제1300호1949년 4월20일 서울시경찰국 한 회의실에서 국민보도연맹(이하 보도연맹)이 창설됐다. ‘보도’(保導)라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좌익 사상에서 국민을 보호하고 지도해 올바른 길로 이끄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대표(간사장)는 민주주의민족전선 중앙위원이던 박우천이 맡았다. 솔직히 현대사 연구자에게도 ...
그 사상검사는 대권을 꿈꿨다?제1294호1949년 국회 프락치 사건은 ‘프락치’ 반공 신화의 고전 텍스트다. 이 사건 이후 한국에서 프락치는 오랫동안 ‘빨갱이’처럼 저주받은 낙인으로 각인됐다. 각인되면,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사회에서 추방돼야 할 존재가 되었다. 가혹한 고문을 받아도, 조작된 증거로 ‘사법 살인’을 당해도 사회는 이의를 ...
국회프락치 사건으로 날개 단 ‘사상’검찰제1290호반공검사 오제도가 있다. 1970년대 책깨나 읽었거나 영화를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반공 히어로(영웅)’ 오제도를 잘 알 것이다. 동아방송의 라디오 드라마 <특별수사본부>는 당대 빅히트작이었다. 이것이 실록소설 <특별수사본부>(1972년 초판 전 14권, 19...
검찰이 식민지 시기 영광을 되찾은 비결제1286호‘검찰사법’이란 말이 있다. 형사사법 전반에서 검찰이 가진 막강한 권한과 주도적 영향력을 표현한 것이다. 즉, 수사·기소·공판·행형이라는 형사사법의 입구부터 출구까지 주도적인 검찰권 행사를 의미한다. 여기에 법무행정 전반에 검찰이 행사하는 권한과 영향력까지 생각하면 검찰권력은 무소불위, 막강함 그 자체…
‘빨치산 소탕 작전’ 군이 숨기려 했던 사진들제1280호“공산주의 빨치산 혐의를 받고 있는 두 여성 전쟁포로”가 수용소로 이송되기 전 포로 등록 절차를 위해 조사받고 있다.(폴 E. 스타우트 상병의 사진 설명) 여성의 오른쪽으로 갓난아기를 업은 남성과 앳된 아이들도 있다. 이 여성과 아이들은 어디에서 포획됐기에 “빨치산 혐의”를 받고 “전쟁포로”로 등록되고 ...
민간인 주검으로 쌓은 ‘영웅신화’제1274호“의문의 여지 없이 그는 한국군 최고의 작전사령관이었다.” 백선엽, “그는 작전교리, 애국심, 개인 명예, 도덕적 용기, 부하에 대한 지속적 관심을 견지했다.” 한국전쟁 때 유엔군 사령관 매슈 리지웨이 장군과 미8군 사령관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이 영문판 백선엽 회고록 서문에서 쓴 평가다. ‘주례사 서문’일 수도…
한국인은 모르고 일본인은 아는 백선엽의 진실제1270호백선엽. 올해 99살인 그는 한국전쟁의 ‘최고 영웅’이자 살아 있는 우상이다. 한국전쟁 때 한국군 최초 4성 장군의 명예를 얻었던 그는 이명박 정부 때 한국전쟁 60주년 기념사업을 계기로 명예원수(5성 장군) 추대 움직임에 힘입어 전인미답의 고지에 오를 뻔했다. 일부 군 원로와 재향군인 단체가 추대했고,...
반공만화는 어떻게 ‘반공시민’을 만들었나 제1263호지난 연재(제1260호 ‘빨갱이 공포는 어떻게 시작됐나’)에서는 1951년 ‘1·4 후퇴’ 직전 서울을 방문한 미국 석학들이 어떤 목적으로 심리전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그 결과로 나온 <빨갱이가 도시를 점령하다>란 소책자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했다. 서울 ‘잔류파’ 각계각층 엘리트의 ...
‘빨갱이 공포’는 어떻게 시작됐나 제1260호1951년 7월 〈빨갱이가 도시를 점령하다〉(The Reds Take a City, 이하 〈빨갱이 서울 점령〉)란 소책자가 나왔다. 부제는 ‘목격자 이야기로 보는 공산주의자의 서울 점령’이다. 누가, 어떤 목적으로 출간했을까? 저자는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부총장인 윌버 슈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