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마…잘 다녀와”제974호최병승·천의봉 편집위원이 하늘에서 내려왔습니다. 8월8일 오후 울산의 바깥 온도는 40℃를 육박했습니다. 불타는 태양이 모든 것을 빨갛게 달궜습니다. 하늘 위에 남은 천막도, 하늘에서 내려온 두 사람의 얼굴도, 땅에서 그들을 맞은 이들의 마음도 빨갛게 익었습니다. 크레인을 타고 내려오면서 최병승씨는 애써 웃었고…
도둑에게 ‘빈집’ 광고했나요제973호“누나, 법원에서 무슨 등기가 이렇게 많이 왔대?” 전화기 너머 남동생의 목소리가 ‘반은 짜증 반은 걱정’이었다. “경찰서에서도 몇 통씩 왔는데? 이거 괜찮아? 우편물도 잔뜩이고, 광고지도 한가득 붙어있고, 도시가스 검침도 받아야 한다는데….” 동생의 목소리는 걱정으로 기울고 있었다. “‘여기 ...
“희망지하철·희망시내버스는 어때요?”제972호철탑이 종탑과 만났다. 혹은 철탑에 종탑이 왔다. 서울 혜화동성당(동대문구) 종탑에서 고공농성 중인 재능교육 오수영·여민희씨의 동료 해고노동자들이 희망버스를 타고 울산철탑에 모였다. 황창훈(사진 오른쪽 두 번째)·이현숙(세 번째)씨는 서울에서, 정순일(네 번째)씨와 김경은(첫 번째)씨는 각각 울산과 부산에서...
“러시아에서 현대차 불매운동”제972호하이톤의 남자가 철탑을 올려다보며 손을 흔들었다. “너무 통화하고 싶었어요.” 지난 7월20일 희망버스를 타고 울산에 온 박노자 교수(노르웨이 오슬로대학 교수·사진)가 철탑 위 최병승씨에게 열심히 설명했다. 눈을 가린 그의 손가락 사이로 쨍한 햇빛이 파고들었다. “러시아에서 노동단체와 연대해 현대자동차 불…
절박함밖에 남은 게 없기에제972호기다리던 희망버스가 다녀갔다. 하늘에 갇힌 최병승·천의봉 두 사람에게 희망버스는 문자 그대로 ‘희망’이었다. 희망버스 조직 소식에 설레었고, 희망버스 출발 전날 잠을 설쳤다. 희망버스 도착 이후엔 기뻤고, 희망버스가 떠난 뒤엔 슬펐다. 희망버스를 향한 ‘폭력버스 매도’가 거세지자 두 사람은 분노했다. 최병승…
그 입으로 불법·법치를 말하는가제972호 희망버스를 두고 ‘폭력버스’란 여론몰이가 심각합니다. 이번주 <주간 고공21>은 희망버스 특집 지면으로 꾸립니다. 희망버스의 울산 정차 당시(7월20~21일) 철탑 주위를 담은 사진과 철탑 아래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로 ‘일방적 매도’ 흐름에 역행을 시도합니다. 희망버스를 보내...
발명의 결정판 ‘드라이아이스 에어컨’제971호혜화동성당 종탑 위로 장맛비가 쏟아질 때 울산 철탑은 폭염으로 달아올랐다. 35℃를 웃도는 한낮 더위를 견디느라 최병승 편집위원은 “최대한 움직임을 줄이려고 노력한다”면서 “부채질하며 책 읽는 데 정신을 쏟고 있으면 그나마 좀 낫다”고 했다. “사무장은 텐트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바람을 좇는다”며 천의봉 위…
장마가 반갑기는 처음이네요제971호서울 재능교육 본사 맞은쪽 혜화동성당 종탑 위에서 농성 중인 여민희 편집위원과 오수영 편집위원이 <주간 고공21>에 하늘 편지를 띄웁니다. 뜨거운 더위보다 쏟아지는 장맛비가 차라리 반갑다는 두 사람은 천둥과 번개의 위험 속에서 167일째(7월22일 기준)를 견디고 있습니다. ...
국정원 고발하고 강의 들으며 울산으로제970호희망버스가 다시 시동을 건다. 2011년 10월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으로 향한 제5차 희망버스 이후 1년9개월 만이다. 이번 목적지는 울산 현대자동차다. 영도 하늘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있었고, 울산의 하늘엔 사내하청 노동자 최병승·천의봉씨가 있다. 두 사람과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
하늘을 응원해주십시오, 폐간을 앞당겨주십시오제970호변함없이 그들은 하늘에 있습니다. 새들도 오래 머물지 않는 곳입니다. 하얀 눈이 쌓였다 녹았습니다. 여린 연두는 억센 초록이됐습니다. 피하고 싶었던 더위와 장마도 찾아왔습니다. 272일과 160일(7월15일 기준)째입니다. 송전철탑과 성당종탑의 위태로운 둥지는 늘 있었던 풍경처럼 보입니다. 별일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