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는 인권이다제1043호‘평택 굴뚝’의 두 남자 목소리에선 늘 얼음이 서걱거린다. 전화가 연결될 때마다 거센 바람 소리가 파고들며 대화를 갉는다. 통화가 시작되면 이창근(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정책기획실장)의 목소리는 급하게 빨라진다. 김정욱(사무국장)의 전화기는 가끔 꺼져 있다. 배터리 탓이다. 두 사람은 춥다. 몸은 아프고 마음은 …
안지름 6m, 1m의 난간대, 한 번 돌면 25m 이 거리를 매일 고공농성 일수만큼 돈다제1043호구미국가산업단지(경북 칠곡)에서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차광호 스타케미칼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대표가 굴뚝에서도 철저하게 시간을 지키며 운동하는 이유를 글로 전한다. 그는 213일째(12월26일 기준) 홀로 하늘에 있다. _편집자 아침에 눈을 뜨면 싸늘한 냉기가 온몸을 휘감는다. 굴뚝 아래 ...
외로워도 좋고 바람 불어도 좋으니 차라리 나 혼자 감당했으면제1043호25m 광고탑에서 농성 중인 씨앤앰 비정규직 해고노동자 강성덕씨가 단식농성 중인 땅의 동료들을 내려다보며 고통스러운 마음을 띄웠습니다. 그는 임정균씨와 함께 45일째(2014년 12월26일 기준) 하늘을 견디고 있습니다. _편집자 “안녕하세요. 2층에 살고 있는 강성덕입니다....
힘을 모아 재창간을 막아주십시오제978호<주간 고공21>이 폐간합니다. 제970호(7월15일 발행)부터 978호(9월9일 발행)까지 아홉 차례 만들었습니다. 창간호에서 <주간 고공21>은 밝혔습니다. 하늘 노동자들의 ‘성공적 착륙’을 목적으로 발행하며, 하늘 노동자들이 땅을 ...
하늘에서 이룬 것보다 땅에서 더 이뤄지길제978호땅으로 귀환한 당신들, 안녕하신가요. 하늘 모서리 끝에 매달려 위태로웠던 그대들, 두 발 딛고 선 땅은 하늘보다 평평하고 평화로운가요. 굴다리에서, 송전탑에서, 철탑에서, 종탑에서 내려온 지금, 혹시 굴다리에서보다, 송전탑에서보다, 철탑에서보다, 종탑에서보다 더 굵은 눈물을 흘리고 있진 않나요. 안부를 묻습...
모처럼 사람 없이 맑은 하늘제977호 ‘둘만 남은 하늘’에서 그들이 내려왔습니다. 202일 만입니다. 태풍(콩레이)의 ‘북진’이 시작되기 전이었습니다. 쌓인 눈과 잠자리를 다투고, 천둥·번개 속에서 울며 버틴 종탑(서울 종로구 혜화동성당)이었습니다. 성난 바람을 참아준 하늘이 처음으로 고마웠습니다. <주간 고공21&g...
월요일이면 출몰하는 ‘밤손님’ 제975호 “약은 남았어?” ‘밤손님’이 물었다. “더위 먹고 죽다 살았어요.” 여민희씨가 말했다. “왜 더위를 먹어, 피해야지.” 침을 쑥쑥 찔렀다. “아야, 오늘따라 왜 이렇게 많이 놔요.” 여민희씨가 비명을 질렀다. 침가방을 든 밤손님이 종탑을 올랐다. 그는 매주 ...
‘또’ 둘만 남은 하늘제975호 둘만 남은 하늘이다. 본래 땅의 사람들이 하나둘 땅으로 내려갔다. 전주종합경기장 조명탑(3월14일, 김재주 전주택시노조 분회장, 69일)이 비었다. 충남 아산 굴다리는 자동차전용도로의 역할로 되돌아갔고(3월20일, 홍종인 유성기업 지회장, 151일), 경기도 평택 송전탑에선 천막이 걷혔...
“가난한 자 죽지 마라, 괴로워도 억울해도”제974호 296일 만에 땅을 밟았습니다. 노트 296권은 채울 하루하루를 살았습니다. 땅의 노동자로 돌아온 뒤 그들이 말할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았습니다. 가슴에 겹겹의 언어를 쟁인 채 경찰차에 올랐습니다. <한겨레21>은 4월 말(제960호 ‘고공생태보고서’) 철탑에 올라 최병승·...
그들의 296일제974호 착륙의 말 철탑 농성자가 아니라 비정규직 사무장으로 돌아왔다. 올라가는 데 10일 걸렸는데 내려오는 데는 1분 걸렸다. 조금 덜 아플 때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려 내려왔다. 불법 파견 부정한 정몽구 구속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천의봉 두 명의 노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