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릴 보러 와요, 희망버스 타고 와요제1078호고공농성자들로 빈틈없이 붐비는 하늘 아래로 9월12일 다시 희망버스가 달린다. 거제도 대우조선해양(사내하청 해고노동자 강병재)과 부산시청 앞(생탁·택시 노동자 송복남·심정보), 서울 국가인권위원회 건물(최정명·한규협)에 고공이 솟은 지 각각 157일째와 150일째, 94일째가 되는 날이다. 이날 오전 정몽...
광고업체 사장 “죽어서 내려오라고 해요”제1075호 하늘에 닿아야 할 밥이 땅에서 폐허처럼 뿌려졌다. “밥 가지고 이러시면 안 되잖아요.” “절대 (음식) 못 올려요. 내려와서 먹으라고 해요.” “사장님도 가족이 있잖아요. 밥은 먹게 해주세요.” “정몽구 집 앞에 가서 (농성)하든지 기아자동차 굴뚝에 올라가서 죽어요. 왜 여기서 이래요....
아빠가 하늘에 새털처럼 걸려 있다제1072호*2013년 7월 <한겨레21>은 잡지 내 특별 섹션으로 <고공21>을 ‘창간’했습니다. ‘하늘 노동자들의 무사 착륙을 지원하며 땅을 밟는 순간 자진 폐간하는 고공농성 전문지’를 표방했습니다. 노동자들이 하늘에 오르고 내릴 때마다 <고공21&g...
“408일이 누군가에게 기준이 될까봐 두렵다”제1071호 땅에서 그를 만났다. 땅이었다. 7월14일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대구 중구) 출입구 앞에 그가 있었다. 들고 나는 자동차와 걸음걸이 급한 행인들과 부산한 도시의 소음 속에 환자복을 입은 그가 앉아 있었다. 그의 눈길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익숙한 곳으로 귀환했다기보다 낯선 세계에 떨어진 사람...
땅의 감촉을 잃은 지 400일제1069호한 남자가 45m만큼 먼저 비를 맞았다. 가뭄이 태웠던 구미국가산업단지(경북 칠곡군 석적읍)가 6월30일 늦은 장맛비에 젖었다. 차광호(스타케미칼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대표)의 굴뚝이 검은 구름 안에 갇혔다. 건너편 공장에서 하얀 매연이 솟아 산을 휘감은 운무와 섞여 경계를 흐렸다. 엉성한 굴뚝 천막 ...
여전히 굴뚝 아직도 굴뚝제1063호그의 굴뚝 위에서 지구가 공전을 완성했다. 연두가 초록이 됐고, 뙤약볕은 태풍을 동반했으며, 낙엽은 눈에 묻혔다. 연두가 다시 솟아 초록으로 우거지고, 뙤약볕과 태풍은 다시 근육을 키우는데, 그는 아무 일 없이 하늘에 매달려 있다. 100일이 되고 200일이 넘고 300일이 지나도 ...
모른다, 모른 척한다제1059호땅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하늘에 올랐으나 하늘에 오른 사실 자체가 알려지지 않을 때 하늘의 기울기는 더욱 가팔라진다. 강병재 대우조선하청노동자조직위원회(하노위) 의장의 60여m 타워크레인 고공농성(경남 거제도 옥포조선소 N안벽 앞)이 16일째(4월24일 기준)를 넘어섰다. 그는 2011년 3...
스트레칭에도 광고탑 흔들, 이것이 고공의 일상제1058호 08시▶ 땅이 버린 자들은 하늘에서 기상한다. 광고탑(서울 중구 소공로 서울중앙우체국 앞) 안엔 3개층이 있다. 강세웅(LG유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자)과 장연의(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노동자)는 지붕으로 통하는 3층에서 자고 먹는다. 1.5m는 나란히 누울 수 있는 폭이 아니다. 두 사람은 ...
우리처럼, 벼랑 끝에서제1057호바다 푸른 섬에서도 고공이 솟았다. 4월9일. 거제도의 조선소에서 해고노동자가 하늘로 올랐다. 강병재 대우조선하청노동자조직위원회(하노위) 의장. 그의 두 번째 하늘이다. 4년 만이다. 2011년 3월부터 6월까지 그는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송전탑 농성을 벌였다. 하노위 결성을 주도하다 해고된 ...
‘굴뚝콩’이 삶의 뿌리를 내리도록제1056호4월1일이 지났습니다. 오지 않길 바랐던 날입니다. 이날로 경북 구미 스타케미칼 굴뚝의 차광호(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대표)는 김진숙(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최장기 고공농성 기록(309일)을 넘어섰습니다. 이제 그의 굴뚝은 날마다 새 기록을 쓰게 됩니다. 잔인하고 끔찍한 기록입니다. 시간은 언제나처럼 무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