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일터제1208호 이 자리의 주인은 건물이 비워지기 전에 이곳에서 일했다. 2012년 인천 부평의 빈 건물에서 이 사진을 찍었을 때, 자리의 주인은 꽤 오랜 날을 여기에 있었고 또 언제까지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얼마 뒤 그는 이곳에서 밀려났다. 지금은 서울 한복판에 자리를 잡았다. 그 생활이 이제 11년을 넘어섰다...
벚꽃의 초상제1207호 봄날 오후 전남 목포 해안로에 주차된 차 위에 떨어진 벚꽃잎이 가득하다. 필 때는 그리 더뎌 애태우던 꽃들이 내린 비에 덧없이 지고 말았다. 벚꽃의 자화상이다. 목포=사진·글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독자 &#...
회색도시제1206호 아지랑이처럼, 눈을 비비고 보아도 또렷한 형체를 보여주지 않는다. 요즘 이런 날이 많다. 몸에 안 좋은 건 둘째 치더라도 마음이 답답하다. 사진·글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독자 &#16...
꽃신제1205호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독자 &#160;퍼스트 &#160;언론, &#160;<한겨레21>&#160; 정기구독으로 &...
작은 꽃이 아름다운 봄제1204호 동장군이 물러간 어제 오늘 들녘엔 쌀알만 한 흰 냉이꽃, 봄까치꽃이라고도 하는 파란 큰개불알풀꽃 등이 활짝 피었다. 봄기운이 더 만연해져 큰 꽃잎에 가려지기 전에 작은 들꽃들은 밤새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웠다. 작은 것이 아름다운 봄이다. 사진·글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
북한을 바라보며제1203호 “저기! 보인다. 북한 사람이다.” 지난 2월 평창겨울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기 시작할 때다. 망원경 너머로 북쪽을 보던 아이들의 달뜬 목소리가 퍼져나갔다. 어른들은 말이 없었다. 그리고 한 달 남짓, 이제 온 세상이 북한을 바라보며 희망의 말을 쏟아내고 있다. -...
장난감을 찾지 않는 아이들제1202호 필리핀의 한 시골 시장 골목, 아이들이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져 있다. 아이들은 심심해도 더 이상 장난감이나 오락실을 찾지 않는다. 세계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이던 장난감 회사 ‘토이저러스’는 지난해 법정관리 신청을 했다. 요즘은 학교 앞 오락실에서도 어린이를 잘 볼 수 없다. 사진·글 김진수 ...
자물쇠 채운 대문제1201호 대문 그리고 자물쇠, 우리 집이었다면 나 또한 대문에 자물쇠를 든든하게 달아놓았을 것이다. 사생활은 소중하니까. 어릴 적, 초등학교 하굣길에 어느 집이나 활짝 열어놓았던 대문으로 빼꼼히 집을 엿보곤 했다. 내 또래 친구는 없는지 궁금해서 그랬던 것 같다. 요즘은 가끔 사람이 그리울 때가 있다. 사진...
사법정의는 어디로제1200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풀려나왔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독자 &#160;퍼스트 &#160;언론, &#160;<한겨레2...
끊어진 필라멘트를 보며제1199호 책상머리가 순간 캄캄해졌다. 백열전구가 수명을 다했다. 더듬거려 방 안의 등을 켰다. 어릴 적 강원도 영월 산골짝 시골집 방구석을 겨우 밝혔던 호롱불마저 꺼진 칠흑 같은 어둠을 느꼈다. 에디슨이 발명하고 약 130년 동안 인류를 밝힌 백열전구는 요즘 생산되는 LED 등 여러 전등보다 에너지 효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