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숲 쌓아올린 노동자의 푹 파인 삶제1081호 정애씨가 팔을 높이 들어올려 땅을 힘껏 내리친다. 펄 흙이다. 팔 끝에 달린 바가지로 물기 품은 흙을 한 삽 들어올린다. 몸통을 왼쪽으로 돌려 흙을 쏟아붓는다. 허리를 180도 돌려 다시 땅을 내리친다. 몸을 앞뒤, 좌우로 쉴 새 없이 움직이며 흙을 퍼올린다. 쌓인 흙이 산을 ...
안전 조이는 매의 손제1080호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다. 운행을 마친 1호선 전동열차가 차량기지로 들어온다. 전원이 꺼지고 1500V 전기 공급이 차단된다. ‘차가 죽었다’고 부른다. 차량 검수원 유성권(37·사진)씨가 공구가방을 들고 전동차에 오른다. 온종일 경기도 동두천 소요산역에서 인천과 충남 아산시 신창역을 오간 녀석이다....
날카로운 온기제1077호 간호사실 분위기가 무겁다. 1203호 할머니가 숨을 거두었다. 간호사복을 갈아입은 자영씨가 야간 근무조 동료와 함께 병실에 들어선다. 입을 닦고 기저귀를 갈았다. 몸을 깨끗이 닦아드리고 옷을 갈아입혔다.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병실을 나온다. 지난 8월14일 아침 7시 서울의료원 12층 ...
호텔 뷔페 뒤 고단한 칼질제1075호일하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노동 도구, 즉 연장을 갖고 있습니다. 연장은 일하는 사람들의 분신입니다. 연장에는 노동의 본질, 역사, 그리고 희로애락이 깃들어 있습니다. 노동하는 사람을 노동의 연장을 통해 가까이 들여다보는 ‘연장傳(전)’은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집행위원 박점규가 글을 쓰고 후원회원 노순택이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