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코리아, <블로터>, <한겨레21>이 주최한 ‘2016 넥스트저널리즘스쿨’ 참여자가 강연자에게 질문하고 있다. 블로터 제공
“스노폴? 눈 녹듯 사라지고 있다” _정한진 KBS 데이터저널리즘팀장 개발자들은 기자랑 일하는 걸 싫어해요. (웃음) 기자가 ‘이빨이 세서’. 입사 20년차로 11년간 인사부에서 일했어요. 지난 3년 동안 데이터저널리즘팀에서 일하며 변한 게 있다면 사람들 만났을 때 가장 많이 듣는 인사말이 “머리 많이 빠졌네”예요. 기자들에게 물었어요. 데이터저널리즘이 무엇이냐고. 그랬더니 엑셀, 자료조사 정도 얘기하더라고요. 인사부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필요한 인력을 먼저 구축했어요.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기자, 이를 시각화하는 디자이너, 그리고 개발자. 협업하는 조직이 필요해요. 기성 언론의 문제는 디지털과 무관하다는 거예요. 기사의 질을 페이지뷰로 판정하면 안 됩니다. 이 기사를 끝까지 읽었나, 이 기사의 연관 기사를 읽었나, 이런 것을 측정하는 시스템을 고민해야 해요. 기사의 생명은 짧습니다. 측정해보면 좋은 기사는 이틀 정도, 괜찮은 기사는 길어야 8시간이에요. 빠르게 소비되고 대체됩니다. 기존 언론의 문법이 사라진 것 같습니다. 그것을 감당하는 플랫폼도. 하지만 저널리즘, 기사 내용은 변하지 않거든요. 이렇게 뉴스의 유통과 기사 작성 과정에서 디지털 문화를 고민해볼 수 있겠지만 저널리즘의 근본은 변함없다는 사실도 꼭 기억해야 합니다. 빅데이터를 다루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고 어려워요. ‘스노폴’(snowfall) 같은 기사? 눈 녹듯 사리지고 있어요. 인터랙티브 뉴스는 정말 좋지만 한 번 하면 예산 제약 때문에 다른 아이템을 하기 어려울 때가 있거든요. 그렇다면 언론사가 협업하는 구조를 만드는 건 어떨까요. 책상을 맞붙여야 합니다. “저널리스트들이여, 실험하라” _김태용 ALT 대표 20대는 더 이상 뉴스를 읽지 않아요. 내 이야기가 아니니 중요한지도 잘 모르겠고, 읽히지도 않고요. 9월1일 론칭을 앞둔 저희는 20대가 뉴스를 2분밖에 보지 않는다는 문제에서 출발했어요. ‘연결-이야기-실천’ 구조로 뉴스를 유통하려고 해요. 첫째로 연결. 영상을 통해 독자와 만나려고 해요. 웹드라마, 콩트 같은 방식으로 뉴스에 접근하게 하는 거죠. 그렇게 독자가 관심을 가지고 들어오면 더 깊이 있고 진지한 방식으로 뉴스를 전합니다. 뉴스의 가치를 독자들이 공감하면 더 많은 독자에게 공유가 이뤄지겠죠. 독자와 생각을 나누고 공유하는 것, 이것이 ‘이야기’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20대가 정치에 참여하고, 사회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과정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겠죠. 이것이 ‘실천’ 단계입니다. 사람들이 시사 이슈에 관심 갖는 시간을 늘려나가는 것이 우리의 꿈입니다. 지금은 불평등, 젠더, 정치, 라이프스타일, 사회구조적 변화라는 다섯 가지 어젠다에 가장 집중하고 있어요. 미디어가 모바일로 넘어온다는 가정은 확실한 사실에 가깝고 지금은 실험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미디어는 실리콘밸리 정보기술(IT) 기업 같은 문화를 갖춰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해요. 유연하게 변화할 필요가 있어요. 인공지능, 가상현실, 스마트카, 드론 같은 새로운 기술을 고민하고 받아들일 필요도 있어요. 새로운 기술을 취재와 보도에 접합해 효율과 실용을 추구할 수 있도록 저널리스트들도 열심히 공부하면 좋겠어요. 많은 분들이 미디어 창업을 하면 좋겠어요. 비전을 가진 사람들이 합쳐지고 흩어지는 과정을 겪다보면 좀더 좋은 미디어 환경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같이 실험해요, 여러분.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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