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온몸이 익어 있다” 말했다…일 마치고서 ‘폭발’한 몸제1472호 “무어라도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 “사람이 병원에 실려갔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5도, 건설현장에 걸어놓은 온도계의 빨간 막대가 40도를 넘어가던 날, 전재희 전국건설노동조합 노동안전보건실장의 전화도 불이 났다. 폭염 속 건설현장 사람들이 ‘열사병 예방 3대 기본 수칙 이행 가이드’를 배포하는 ...
월급이 해마다 1만원도 안 올라…이상해서 공무원에게 물었다제1466호 장마철인 듯 큰비가 온 연휴, 티브이(TV) 앞에 앉아 리모컨 버튼을 누르는데 온통 여행프로그램이다. 노르웨이의 빙하동굴에서 포르투갈 어느 언덕의 석양까지 TV 속 사람들은 다 유럽에 있다. 코로나19 봉쇄가 해제된 지 그리 오래된 것 같지 않은데 언제 다들 나간 거지? 빗소리를 들으며 부지런한...
300㎏ 운반차 천번 밀어야 닿는 천원의 행복제1463호 다이소는 어디에나 있고 일상에서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이 있다. 얼마 전 비옷을 사러 다이소에 들렀다. 1천원 하는 화분과 2천원 하는 욕실매트를 지나치지 못했다. 사람들이 들고 선 저마다의 바구니도 ‘천원의 행복’인지 물건이 빨리 찬다. 서울 명동의 다이소 매장은 12층까지 있다. 미용·인테리...
조막손 산재 상담부장, 산재로 숨지다…그 이름 남현섭제1460호 달력에 새겨지지 않은 기념일이 있다. 4월28일,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International Workers’ Memorial Day). 전세계 각국에는 노동조합의 연맹조직이 있고, 이 연맹들이 모인 국제조직이 있다(유엔처럼). 199...
야근, 야근, 야근, 휴무, 야근, 주근, 주근, 주근제1457호 주 69시간 노동이 온다…. 온 나라가 쑥대밭이 된 지 20일이 지나고 있다. 정부가 노동시간 개편안을 내놓고는 거둬들이지 않는 것을 보면 그냥 찔러본 것은 아닌가 보다. 정부가 개편안을 철회한다 해도 이 소동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어딘가에서는 노동시간이 선을 넘고 있을지 모른다. 일하는 직장이 명색이 ...
고압호스에 날려 일어났더니 9개 치아가 후드득제1453호 강원도 강릉 시내의 한 노무사 사무실에 70대 노인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노인은 산업재해 신청을 하고 싶어 동해시에서 왔다고 했다. 마주 앉아 보니 오른손 엄지 끝이 뭉툭하다. 한 마디는 잘려나간 것 같다. 노무사는 ‘손가락 다친 일로 산재를 신청하시려나’ 막연히 생각했다. 그는 치과에 온 것처럼 ...
매일 2만 보 걸어야 겨우 출퇴근한다제1449호 장애인 활동지원사는 보건복지부의 위탁을 받은 교육기관에서 정해진 기간의 교육을 이수하고, 지원을 신청한 장애인 이용자와 지원사가 매칭되는 방식으로 일한다. 위탁기관과 근로계약을 맺고, 위탁기관 명의로 4대보험에 가입하고, 급여 역시 기관을 통해 지급된다. 국가재정으로 운영되지만 민간기관에 위임하는 식이…
야간직·반지하도 버텼는데, 빌라왕에 무너졌다제1446호 대학에서 연극을 공부했다. 연기 못한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다. 지방의 극단에서 연극하기 위해서는 고정 수입이 필요했다. 리조트에서 청소일을 했다. 연극하는 사람치고 마이너스통장 없는 사람이 없으니까 괜찮았다. 서울로 왔다. 연극 무대도, 일자리도 더 많을 것이었다. 서른네 살 연극배우 강시...
파도는 매일 다른데 월급은 항상 최저임금제1442호 아름답기로 유명한 강원도 삼척 장호항. 바다에서 나고 자란 아이는 바다가 좋아 배를 타는 항해사가 됐다. 이 이야기는 여객선 선장 박성모(44)의 이야기이다. 2022년 12월5일은 매섭게 추웠다. 박성모는 자신이 선장으로 있던 여객선사의 강원도 원주시 가족회사 앞에서 팻말 시위를 하고 있었다. ...
‘젊은 배달노동자들’의 위험한 운전의 비밀제1439호 11월의 비라기엔 세차게 내린 12일 토요일. 가을 분위기를 제법 내던 가로수 잎들이 맹렬하게 떨어져 거리에 쌓인다. 인도에 떨어진 잎들을 밟으니 발이 미끌, 엇나간다. 골목에 사람은 안 보이고 온통 배달 오토바이다. 비 오는 주말 저녁, 도시 사람들은 배달앱을 누르고 음식을 기다린다. 신호 지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