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3년 거치며 ‘쿠팡맨’이 된 뮤지션들제1421호 음악은 다 좋다. 좋아하지 않는 노래가 나와도 없는 것보다는 좋다. 공연 영상을 찾아본다. 라디오도 즐겨 듣는다. 라디오 방송 시간표 따라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옮겨가며 듣는다. 음악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은 특별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연 취소돼도 “미안합니다”면 끝 ‘뮤지션유니온’이라는 뮤지션 단체...
형틀 목수, 이런 재미난 일을 남자만 해오다니제1418호 건설 현장에서 형틀 목수는 못을 담은 주머니를 차고 망치를 들고 다닌다. 콘크리트를 부으려면 건물 뼈대에 폼을 이어붙여 거푸집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 폼을 이어가며 붙이는 게 형틀 목수의 일이다.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유로폼(합판에 철제 틀이 붙음), 알폼(알루미늄이 붙음), 갱폼(철로 만들어짐...
이겨보지 못한 이들의 말이 연극무대로제1415호 흔히 말하기를 사람으로부터 배운다고 하지만 우리는 사람의 어떤 부분만 선택한다. 이 짧은 연재글도 그러하다. ‘내 곁에 산재’라는 따뜻한 연재명을 달았지만 연재에 등장한 이들의 사연은 깊은 만남 속에 길어진 다정한 이야기는 되지 못한다. 나와 인터뷰 대상자 사이에는 짧은 시간에 전달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야...
중대재해처벌법 이후 교육 아니라 서명이 늘어제1413호 햇살은 밝고 공기는 맑은 2022년 5월7일. 건설현장을 찾아간다는 건, 봄날의 토요일과 어울리지 않는 일처럼 생각됐다. 서울에서 대중교통으로 인천시 송도 건설현장까지 가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서울 마포구 합정역에서 탄 광역버스가 경기도 부천을 거쳐 인천으로 가는 동안 경유한 정류장의 이름은 ...
젊은 여성노동자는 어디에 있나제1411호 퇴근길, 골목에 세워진 택배회사 트럭에서 물건을 내리는 젊은 여성을 몇 차례 마주친 적이 있다. 긴 머리를 올려 묶고 택배회사 조끼를 입은 여성이 트럭 짐칸에서 상자를 내리는 모습이 낯설어 눈에 담아두었다. 여성 택배노동자를 보는 것이 처음임을, 그 모습을 보면서 깨달았다. 보이는 순간에야 그동안 ‘보이지 ...
프리랜서니까 4대보험, 수당도 프리?제1409호 사람은 저마다의 사정이 있다. 고유한 사정을 두드려서 뾰족한 데 없이 평면으로 만들고는 그 틀에 맞추지 못하면 밀어내는 일이 생긴다. 그런데 그 사정이 개인이 선택한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 사정’이라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직업 세계에서는 그 업계에서 관행적으로 굳어진 것이 많다. 이현우(가명)씨도 영상업…
당신의 일터엔 쉴 곳이 있나요제1407호 한 손엔 ‘아아’(아이스아메리카노)를 들고 한 손은 주머니에 찌른 채 빠르게 걷는 사람들이 종이 설문지를 받아들 확률은? 지켜본 바로는 거의 없다. 2022년 3월28일, 수도권의 한 공단 지역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이 ‘산업단지 휴게실 실태조사’를 한다기에 점심시간에 맞춰 나가보았다. 노동...
‘기업살인’ 구조를 이해 못하는 다음 대통령제1404호 “최저임금을 200만원으로 잡으면 150만원 받고 일하겠다는 사람은 일을 못해야 합니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022년 3월7일 경기도 안양 유세에서 했다는 발언을 들었다. 그는 “(인상된 최저임금) 지불능력이 없는 자영업자는 다 나자빠지고 최저임금보다 조금 적더라도 일하겠다는 근로자들은 일자...
로켓 쏘는 노동자의 금간 뼈, 찢어진 손제1402호 “이동하세요.” “이거 하시면 됩니다.” 2019년 겨울, 전직 어린이집 교사였던 한은혜씨가 인터넷에서 ‘1일 알바(아르바이트)’를 찾아 쿠팡 물류센터에 처음 간 날 제일 많이 들은 말이었다. “선택할 수 없더라고요. 어떤 일을 하게 될지 몰라요.” 영유아를 돌보던 한씨가 ‘새로운 일을 찾아야겠다’고 ...
원청은 알고있다, 아파트 공사의 민낯을제1400호 설 연휴가 지나고 첫 주말인 2022년 2월5일,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복기수씨를 만나러 가는 길. 경기도 군포시 지하철 4호선 대야미역에 내렸다. 한파특보가 발효된 강추위가 있던 날이었다. 냉동고가 따로 없다. 큰 논이 있던 데서 유래한 이름 ‘대야미’ 역의 입구는 굴다리 아래에 있어 한낮인데도 컴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