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폐막’ 면한 잼버리…“마지막까지 안전 관리 최선” 약속했지만
등록 : 2023-08-06 13:03 수정 : 2023-08-06 13:08
한덕수 국무총리가 8월5일 전북 부안군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정부입장 발표를 마친 뒤 자리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를 조기 중단하지 않고 계속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영국, 미국, 싱가포르 등 3개국은 조기 퇴영을 결정한 데 이어, 국내 전북연맹에서도 대회장을 떠날 계획이라고 밝혀 ‘부실 운영’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8월5일 전북 부안 잼버리 현장 프레스센터에서 연 브리핑에서 “각국 대표단이 회의를 열고 대회를 중단하지 않고 (원래 예정일인 8월12일까지)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참가자 편의시설 등과 관련해) 처음 지적한 부분보다 상당 부분 문제가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 아직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참가자들이 만족할 때까지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 함께 참석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도 “마지막까지 모든 스카우트들이 프로그램을 마치고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 지원하며 참가자들의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잼버리는 4년마다 열리는 세계스카우트연맹의 합동 야영행사다. 158개국 14~17살 청소년 4만3000여명이 참여해, 8월1일부터 대회가 시작됐다. 하지만 8월2일 열린 개영식에서 온열질환 108명을 비롯한 139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등 다양한 부실 운영 논란이 제기됐다. 샤워실, 화장실 등이 참가자 수에 견줘 부족한 데다 위생도 취약해 벌레물림과 피부발진으로 병원을 찾은 이도 많았다. 새만금이 행사 개최지로 결정된 게 2017년인 데다, 여성가족부·행정안전부·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공동조직위원장으로 이름을 올린 행사라는 점에서 더 큰 비판을 받았다. 1년 전인 2022년 여성가족부 국정감사에서 폭염·폭우·방역 대책 및 편의시설 보강과 관련한 문제제기가 나왔고, 지난 6월 리허설격인 ‘작은 잼버리 대회’에서도 문제점이 노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8월4~5일 연달아 잼버리 운영 개선과 관련한 지시를 내리는 등 정부는 뒤늦게 상황 수습에 총력을 기울였다. 8월5일 각국 대표단은 회의를 열어 영국, 미국, 싱가포르 등 3개국은 대회장을 일찍 떠나기로 결정했으며, 나머지 152개국은 잔류를 결정했다.
하지만 8월6일 한국스카우트연맹 전북연맹 지도자가 조기 퇴소 결정을 발표하며, 조직위의 성폭력 대처 미흡 문제까지 더해졌다. 이날 오전 김태연 전북연맹 제900단 대장은 잼버리 현장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에게 “8월2일 영지 내 여자 샤워실에 30~40대로 추정되는 태국 남성 지도자가 들어와 발각됐다”며 “(조직위가) 세계잼버리 절차에 따라 진행하겠다고 해서 기다렸는데 결과는 ‘경고조치’로 끝났다. 피해자 보호와 분리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경찰에 사건을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에서 잼버리에 참여한 인원은 청소년 72명을 비롯한 80명가량이다.
김효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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