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이제 만수무강 국가가 돼가고 있다. 2000년 기준 65살 이상의 노인 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7%를 넘어서면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고, 2018년에는 노인 인구 비율이 14%로 고령 사회가 되고, 2026년에 더욱 늘어 전체 인구의 20%, 즉 5명 중 1명은 노인인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그러면 과연 어떻게 노후 준비를 해야 할까?
우리는 주식 하면 원금 보장도 안 되고 위험하다고 먼저 생각하는데, 지금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 노후자금과 같은 장기 재무 목표를 원금 보장이 되는 예금에만 저축하게 되면 현실적으로 노후에 필요한 자금을 형성하기 힘들 것이다. 노후 대비 자금은 현재 30~40대의 사람이라면 적어도 20~30년 이후부터 찾아 써야 할 돈이다. 지금 당장 안전하다고 저금리 원금확정 상품에 투자하는 것은 그만큼 기회비용을 부담할 가능성이 높다. 비록 위험해 보이기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더 많은 수익이 날 가능성이 높은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 투자해 노후자금을 형성해나갈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어떤 주식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지를 생각해야 하는데, 경험적으로 볼 때 보편적인 투자자들의 기대수익률은 연 15% 정도인 것으로 판단된다. 15% 이상의 수익률을 내면 좋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장기적으로 15% 수준의 수익률을 꾸준히 실현할 수 있느냐는 문제일 것이다. 과거 국내외 주식시장의 흐름을 고려할 경우 특정 국가의 주식에만 투자하는 것보다 여러 나라의 주식에 골고루 나눠 투자할 경우 장기적으로 연 15% 정도의 수익률을 실현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의 주식형 펀드에 적어도 50%, 우리보다 발전한 나라의 주식형 펀드에 30%, 그리고 우리보다 훨씬 빨리 발전하는 나라의 주식형 펀드에 20% 정도를 매월 저축하듯이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정 기간 투자한 이후 특정 투자처에서 투자 수익이 많이 발생했다고 해서 그 투자 수단에 돈을 더 많이 투자하는 것보다는 처음에 정한 투자 비율대로 정기적으로 조절할 필요가 있다. 고수익의 이면에는 고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적정 수준의 위험관리를 위해 처음에 정한 투자 원칙을 고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부터 투자하는 사람은 10년 뒤에 노후 준비를 시작하는 사람보다 더 적은 금액을 투자해도 될 것이다. 만약 현재 35살인 김아무개씨가 65살부터 은퇴 생활을 시작한다고 가정하고 은퇴 전까지 5억원의 노후자금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세운다면, 김씨가 35살부터 투자를 시작해 연 8% 정도의 수익률을 얻는다고 가정할 때 매월 44만4천원, 같은 수익률로 45살부터 시작하면 매월 112만4천원, 55살부터 뒤늦게 투자를 하면 매월 362만원씩 투자해야 한다. 이와 같이 주식 투자 시기를 늦추고 돈을 더 많이 번 다음에 투자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끝내 노후 대비 자금을 형성하지 못한 채 노후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빨리 찾을 수 있는 것처럼 조금이라도 투자를 늦춘다면 우리의 노후는 점점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속담이 있다. 노후 준비에 걸맞은 속담이다. 이 속담이 진실임을 믿는다면 지금 나이가 몇 살이든 일단 노후를 위해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
신긍호 한국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장
한 증권사 객장에서 노인 투자자들이 시황판을 쳐다보고 있다. 한겨레21 류우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