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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새해맞이 컴퓨터 대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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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4-01-01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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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 스팸메일에 이어 떠오른 골칫거리… 억지로 광고 보게 하는 애드웨어 없애는 방법

컴맹 수준을 벗어나긴 했지만, 회사원 김상민(47)씨에게는 여전히 컴퓨터가 애물단지다. 요즘엔 인터넷 서핑 도중, 주소를 써넣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화면 가득 포르노 사이트가 뜨는 일이 가끔 벌어지는 게 김씨에게는 가장 큰 골칫거리다. 누가 보면 오해할까봐 재빨리 웹 브라우저를 닫느라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요즘 컴퓨터 사용자들은 주기적으로 화면에 팝업창을 띄우거나 성인 사이트로 연결하는 애드웨어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무료 제거 프로그램 내려받기

컴퓨터 바이러스와 스팸메일에 이어 컴퓨터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골칫거리로 널리 퍼지고 있는 것이 애드웨어(adware)다. 애드웨어는 말 그대로 광고를 보면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억지로 광고를 보게 하는 프로그램이라는 게 더 맞는 말이다. 애드웨어는 한번 받고 나서 지우면 되는 일회성 광고메일과 달리, 컴퓨터 안에 저장돼 있다가 컴퓨터를 조작한다. 시작 홈페이지를 바꾸거나, 주기적으로 화면에 팝업창을 띄우는 것은 그래도 봐줄 만하다. 요즘 애드웨어는 서핑 도중 컴퓨터 이용자가 특정한 조작을 하면, 미리 지정한 홈페이지로 연결되도록 해놓은 것이 많다. 어떤 애드웨어는 성인 사이트로 연결해놓고, 한번 접속하면 사이트를 닫아도 계속해서 다른 성인 사이트가 열리도록 해놓은 경우도 있다. 안철수연구소 황미경 과장은 “최근 들어 악성 애드웨어가 계속 확산되고 있다”며 “하루에 10여건 안팎씩 문의를 해온다”고 말했다.


애드웨어는 기본적으로 컴퓨터 사용자가 동의를 했기 때문에 설치된다. 바이러스가 사용자의 동의 여부에 관계없이 퍼지는 것과는 다르다. 대개 웹 서핑을 하거나 성인광고 메일 또는 스팸메일을 확인하다가 화면에 뜬 보안경고창을 실행할 때, 소프트웨어를 내려받겠느냐는 물음에 무심코 동의함으로써 설치된다. 설치된 애드웨어는 컴퓨터를 새로 켤 때마다 레지스트리 값을 바꾸는 등의 방식으로 작동한다. 따라서 컴퓨터를 재부팅한다고 해서 없어지지 않는다.

애드웨어 가운데는 ‘스파이웨어’ 성격을 가진 것도 있다. 백신업계에 따르면, 애드웨어 가운데도 트로이목마 바이러스처럼 컴퓨터 안에 저장된 개인정보를 유출시키는 사례가 종종 발견된다고 한다. 안철수연구소의 경우, V3프로그램에 악성 스파이웨어 제거 기능을 담고 있다. 그러나 합법적인 애드웨어에는 법적 문제 때문에 제거 기능을 담고 있지 않다. 안철수연구소쪽은 애드웨어의 불편이 확산됨에 따라, 2004년 1월 말께 출시할 V3 제품에는 애드웨어 설치 여부를 점검해주고 제거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을 넣을 예정이다. 아직까지는 백신 프로그램으로 애드웨어를 제거할 수 없다는 얘기다.

애드웨어로 인한 고통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물론 있다. 컴퓨터 사용자가 직접 애드웨어를 찾아 지우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먼저 윈도 탐색기에서 ‘C:\WINDOWS(또는 WINNT)\Download Program Files’ 디렉토리로 들어간다. 이 디렉토리에는 각종 사이트에서 내려받은 ‘active-X’ 코드 프로그램들이 들어 있는데, 그 안에 애드웨어들도 있다.

애드웨어를 하나씩 찾아 제거할 만한 시간적·정신적 여유가 없다면 이 디렉토리에 있는 active-X 코드 프로그램들을 모두 지워버려도 상관없다. 컴퓨터를 재부팅하면 애드웨어들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이렇게 하면 꼭 필요한 active-X 코드 프로그램까지 지워져버리기는 하지만,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 필요한 active-X 코드 프로그램도 내려받는 데 몇초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하나씩 따져보고 제거할 수 있다. active-X 코드 프로그램을 더블클릭하면 내려받은 사이트 정보가 나타난다. 처음 들어본 곳이거나 이상하게 느껴지는 파일들을 제거하면 필요한 파일들은 남길 수 있다.

특정 홈페이지에서 애드웨어를 찾아 제거해주는 프로그램을 내려 받을수 있다. ‘애드어웨어’와 ‘노애드’의 홈페이지.
애드웨어를 찾아 제거해주는 프로그램도 나와 있다. 국내 프로그램으로는 다간다닷컴의 ‘노애드’(AD-NO)가 대표적이다. 무료 프로그램으로 ‘http://no-ad.daganda.com’에서 내려받을 수 있는 노애드는 컴퓨터 사용자를 아주 불편하게 하면서 특정 사이트나 회사를 홍보하거나, 사용자의 컴퓨터를 악의적인 목적에 활용하는 애드웨어를 골라 지워준다. 구체적으로 웹 브라우저의 시작페이지를 자신들이 지정한 곳으로 바꿔 고정시키거나 그것을 변경하기 어렵게 한 것, 인터넷 서핑 때 수시로 팝업광고를 띄우는 것, 주소창의 키워드를 임의로 변경한 것, 바탕화면에 지속적으로 아이콘을 생성시켜 특정 사이트로의 접속을 유도하는 것 등이 제거 대상이다. 트로이목마 계열의 악성 프로그램도 지워준다. 사이트에서 내려받아 설치하면 간단한 클릭 한두번으로 모든 작업이 이뤄진다.

컴퓨터 보안등급 높이면 더 좋다

외국 프로그램으로는 ‘애드어웨어’(ad-aware)가 유명하다. 애드어웨어는 유로 프로그램이지만, 평가판을 무료로 쓸 수 있다. ‘http://download.com.com/3000-2094-10045910.htmllegacy=cnet’에서 ‘ad-aware’를 검색해 내려받을 수 있다. 애드어웨어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Scan Now]를 클릭하면 검사가 시작된다. 검사 결과는 아랫부분의 [Summary]에 표시된다. 검사가 끝난 뒤 [Next]를 누르면 발견된 애드웨어 목록이 화면에 표시된다. 여기에서 지울 파일들을 체크하고 [Next]를 누르면 파일을 지울 수 있다.

애드웨어 제거 프로그램을 이용할 때는 가능한 한 최신 버전의 프로그램을 내려받아야 한다. 애드웨어 제거 프로그램도 백신 프로그램처럼, 새로운 유형의 애드웨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수시로 업데이트되기 때문이다. 또 이런 애드웨어를 제거한 뒤 작업표시줄의 [시작]을 눌러 애드웨어로 의심되는 프로그램이 들어 있을 경우 이를 지워주는 것이 좋다. 애드웨어 제거 프로그램을 활용해 애드웨어를 지우면, 애드웨어가 붙어 있던 프로그램은 잘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애초에 애드웨어를 내려받지 않으려면 컴퓨터의 보안등급을 조금 높여놓는 것이 좋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메뉴에서 [도구] → [인터넷 옵션] → [보안]으로 들어간 뒤 이 영역에 적용할 보안 수준을 사용자가 지정한다. ‘보통’으로 설정하면 ‘서명되지 않은 active-X 콘텐츠 다운로드 금지’ 기능이 작동한다. 그렇게 하면 문제가 있는 악성 스크립트가 실행되는 사이트에 접속한 경우, ‘경고’창이 뜨고 “서명된 날짜와 시간은… 설치하고 실행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이때 반드시 ‘아니오’(No)를 눌러야 불필요한 애드웨어를 내려받지 않는다. 정보보호진흥원 이완희 연구원은 “아이들이 컴퓨터를 사용할 때 애드웨어로 인해 성인 사이트에 연결되는 것이 걱정된다면, 음란물 차단 소프트웨어를 내려받아 설치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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