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에 사는 장따민은 키 작고 뚱뚱하고 머리 나쁜 남자다. 하지만 그를 만나면 그런 약점들은 금세 잊어버리게 된다. 그의 부인이 처녀 시절에 말했다. “따민씨는 정말 수다쟁이야.” 단지 수다쟁이라고? 그걸로는 부족하다. 대륙적인 표현력이 결여돼 있다. 쉴 새 없이 떠들어대는 말소리는 공장의 소음을 덮어버리고, 사방으로 튀기는 침은 강을 이룰 지경이다.
그 수다는 두서도 없고 맥락도 없다. 옆집 식구들이 입고 있는 팬티에 대한 품평을 늘어놓는가 싶더니, 자기 일터와 옆 일터에서 야근을 했을 때 수당과 저녁 만둣값의 득실관계에 대해 일장연설을 해댄다. 듣는 이는 귀가 아프지만, 말하는 이는 아닌 것 같다. 그래, 이 남자의 가장 큰 약점을 말하지 않았다. 장따민은 지지리도 가난하다. 그의 수다는 침으로 만든 이불과 같아, 그 고통을 덮어버린다. 말하는 순간만큼은 한없이 행복하다.
빈궁옥동자 장따민에게 수다가 쓸데없는 시간 때우기만은 아니다. 그는 그 분주한 입으로 사랑도 얻고 결혼도 해냈다. 짝사랑하던 리윈팡이 실연해서 이불만 덮어쓰고 있으니, 그녀 가족으로부터 뭐든 좋으니 말을 걸어달라는 특명을 받는다. 장따민은 “말하고 싶은 것은 다 입 밖으로 쏟아내야 하는데 그래도 괜찮겠냐”고 묻는다. 그녀의 언니는 “때리지만 않으면 괜찮다”고 말한다.
어머니가 혼수용으로 마련해둔 항저우산 비단 이불을 덮어쓰고 죽을 상을 하고 있는 리윈팡. 쓸데없이 주절주절 떠들어대는 장따민의 헛소리에 결국 입술이 꿈틀거리고 만다. 살짝 눈치를 챈 장따민은 이제 화장실 애드리브다. “네 입술은 왜 또 그렇게 떨고 있냐? 바지에 오줌 싼 거 아냐? 오줌 싼 거 아니면 왜 이불을 덮어쓰고 있니?” 리윈팡은 웃음을 참다못해 입술이 하얘지고, 결국 입을 연다. 그러나 터져나오는 것은 웃음 대신 복받쳐 나오는 울음이다.
결혼은 생활이다. 더더구나 이 지지리 궁상 가난뱅이에게는 오죽하겠나. 좁아빠진 집에 엉켜사는 대가족은 지금도 엉덩이 꿈틀할 틈도 없는데, 신방을 차려줄 여지가 생길 리 만무다. 가족들은 각자가 쓸 공간을 cm 단위로 나누는데, 어머니는 박스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 장따민은 시몬스 침대를 깔아줄 거라고 헛된 공약을 내걸지만, 결국 집을 넓히기로 한다. 그에게는 대륙적 기개까지는 아니고, 골목길 절반 정도의 기개는 있었다. 골목에 아버지가 심은 석류나무 주변으로 담을 넓혀 나무를 사랑해주기로 했다.
이 소설은 TV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는데, 사실 <섹스 앤드 더 시티>보다 낯뜨겁기도 하다. 장따민의 동생까지 결혼해 얇은 베니어판을 사이에 두고 두 부부가 자야 하는데, 그 벽에 붙일 수 있는 종이는 다 붙이고 옷감을 걸쳐놓아도 뭔 소용인가. 제수씨의 교성에 잠을 잘 수 없는데. 장따민은 진지하게 동생에게 제안한다. 삶은 오리알을 베개 밑에 숨겨두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입을 막으라고. 당근도 괜찮겠다고.
가난뱅이에게 불운은 골목길의 웅덩이와 같다. 하나를 피하면 다른 게 달려든다. 그 하나에 걸리면 연달아 시궁창이다. 석류나무를 껴안고 자던 집은 도시개발계획으로 헐리고, 강제이주 집행자들에게 대들었더니 구류를 살게 되고, 회사로 돌아오니 해고 통지가 날아온다. 장따민은 생각한다. 생각만 하면 다 입으로 떠드는 남자니, 전부 말로 튀어나온다. 세상 모든 게 암컷과 수컷이 있는데, 돈은 왜 안 그러냐. 돈도 지들끼리 새끼를 치면 안 되냐.
인공 향료가 아니라 잘 키운 돼지 똥 냄새가 나는 남자. 그는 돈을 키울 수는 없어도, 웃음과 행복은 무럭무럭 키운다. 그래서 아들에게 자신만만하게 말한다. “누가 너를 쏴죽이면 너는 죽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너는 사는 거야. 아주 잘 사는 거야.” 저술업자
<수다쟁이 장따민의 행복한 생활>
인공 향료가 아니라 잘 키운 돼지 똥 냄새가 나는 남자. 그는 돈을 키울 수는 없어도, 웃음과 행복은 무럭무럭 키운다. 그래서 아들에게 자신만만하게 말한다. “누가 너를 쏴죽이면 너는 죽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너는 사는 거야. 아주 잘 사는 거야.” 저술업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