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문화의 현주소 보여주는 인터넷 섹스토크 사이트
인터넷이 그 초창기부터 성적 관심의 창구로 이용되어왔던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동호회, 게시판, 채팅 등 인터넷 커뮤니케이션 수단들은 성적 관심을 가진 만남의 효과적인 매개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이후 발달된 월드와이드웹(www) 환경은 섹스 산업을 폭발적으로 양산시켰다.
이러한 사이버공간 섹스 문화의 양적, 질적 팽창과 중독에 가까운 이용 증가는 행정 당국과 언론에 의해 인터넷의 최대 문젯거리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인터넷 공간에서도, 인간의 자연스런 관심사인 섹스에 관한 담론은 사회 지도층의 전유물만은 아니다. 일명 섹티즌으로도 불리는 익명의 대중 역시 단순히 야설, 야동, 야겜 등의 생산자나 소비자를 넘어, 성 담론의 적극적 참여자로 나서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가끔 포르노사이트나 뒤지며 실제 성 담론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거나 매우 보수적인 사람들이 아니다. 인터넷 성 문화에 대해 스스로 문제의식을 느끼며 성의 배출이 아닌 성 그 자체에 대해 진지한 토론을 하려는 사람들이다.
일단 인터넷의 성 담론은 개인적으로 닥친 혼란스럽고 다급한 문제에 대한 상담을 의뢰하고 조언하는 사이트에서부터 시작되었다(ausung.net, manernet.com.ne.kr 등). 그리고 단순히 업체가 제공하는 섹스 산업을 수동적으로 받아들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창조하고 즐기려는 사람들의 모임도 조금씩 생겨났다(nagayo.co.kr이나 3exdom.co.kr 등). 성 문화를 떳떳이 향유할 권리를 주장하는 개인 홈페이지들도 간혹 보인다(user.chollian.net/~k21h/a-1.htm#). 이러한 사이트들이 각자가 나름대로 바람직하게 여기는 제법 진지하고 대범한 의견들이 오고가는, 성 문화에 대한 토론의 장이 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여성을 위한 사이트들의 성 관련 메뉴의 수준에 주목해볼 만하다. 그중 섹스토크가 가장 유쾌한 수준으로 활성화되어 있는 곳은 몇몇 여성지들의 연합 웹사이트인 팟찌닷컴이다(patzzi.com). 이곳의 게시판과 동호회에는 개방적이고 여유로운 자세로 성에 대해 토론하고 정보를 교환하려는 네티즌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본격 페미니즘(여성주의) 계열의 웹사이트들은 주로 성차별, 성폭력 문제에 주력하는 편이지만, 오목조목한 서비스를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는 언니네(onnine.com) 등은 보다 넓은 폭을 지니고 있다. 남성도 함께 고민하는 불합리한 성 문화에 대한 비판과 함께, 성적 소수자였던 여성이나 동성애자들의 당당한 성적 발언 등이 방문자들을 즐겁게 하고 이상적 성 문화에 대한 의욕을 고취시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부분의 인터넷 섹스토크는, 건전한 자신의 성 관점을 피력하고 다른 사람들과 토론하는 바람직한 모습보다는 그동안 쉬쉬하며 입밖에 내기 꺼려왔던 의문들과 문젯거리, 피해 사례들을 급하게 털어놓으며 조언을 구하는 ‘섹스 상담’에 더 가깝다. 이런 어렵고 힘든 상황에 적극 대처하며 올바른 성 문화 정착에 고민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이트 중 하나가 바로 올움닷넷(www.allwom.net). 하루에 십여편의 글이 올라오는 수십개의 게시판을 모두 관리하며 답변마저 성실하게 올리고 있는 한 여성운동가의 좌충우돌 노력이 대견하다. 사실 인터넷 섹스토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직도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상당히 유아적이고 대책없는 성적 담론과 행위들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근래에 꽤 진일보한 성교육 관련 행정들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런 상황을 볼 때, 그토록 보수적이던 우리의 성 문화가 가져온 것은 건전한 생활 방식이라기보다 성의 유아화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이렇게 최근 들어 활발해지기 시작한 섹스토크 사이트들에서 성숙한 성 의식과 취향, 윤리에 대한 견해를 피력하며 게시판의 스타로 떠오르는 사람들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다만 아직도 이런 스타들이 대부분 가명 등을 사용한다는 것에서 성 담론의 개방화와 공론화는 아직도 충분히 달성되지 못했음을 확인하게 된다. 이수영/ 인터넷서퍼·자유기고가 chien73@hanmail.net

사진/ nagayo.co.kr

사진/ www.allwom.net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부분의 인터넷 섹스토크는, 건전한 자신의 성 관점을 피력하고 다른 사람들과 토론하는 바람직한 모습보다는 그동안 쉬쉬하며 입밖에 내기 꺼려왔던 의문들과 문젯거리, 피해 사례들을 급하게 털어놓으며 조언을 구하는 ‘섹스 상담’에 더 가깝다. 이런 어렵고 힘든 상황에 적극 대처하며 올바른 성 문화 정착에 고민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이트 중 하나가 바로 올움닷넷(www.allwom.net). 하루에 십여편의 글이 올라오는 수십개의 게시판을 모두 관리하며 답변마저 성실하게 올리고 있는 한 여성운동가의 좌충우돌 노력이 대견하다. 사실 인터넷 섹스토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직도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상당히 유아적이고 대책없는 성적 담론과 행위들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근래에 꽤 진일보한 성교육 관련 행정들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런 상황을 볼 때, 그토록 보수적이던 우리의 성 문화가 가져온 것은 건전한 생활 방식이라기보다 성의 유아화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이렇게 최근 들어 활발해지기 시작한 섹스토크 사이트들에서 성숙한 성 의식과 취향, 윤리에 대한 견해를 피력하며 게시판의 스타로 떠오르는 사람들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다만 아직도 이런 스타들이 대부분 가명 등을 사용한다는 것에서 성 담론의 개방화와 공론화는 아직도 충분히 달성되지 못했음을 확인하게 된다. 이수영/ 인터넷서퍼·자유기고가 chien73@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