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홈페이지 열전 1, 뛰어난 디자인과 기술 그리고 자료로 승부하는 고수들
검색 엔진에 등록되어 있는 개인 홈페이지만 수만개에다, 인터넷 사용자 세명 중 한명꼴로 자기 홈페이지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무료 홈페이지 제공 사이트가 많아지고, 그곳들의 ‘마법사’ 기능을 이용하면, 획일적이긴 하더라도 간단한 자기 소개 페이지와 게시판 정도는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시간과 공이 적잖이 투여되는 개인 홈페이지가 이렇게 널리 유행하게 된 데에는 공인된 자신만의 공간을 스스로 꾸려나가는 기쁨이라는 측면이 적지 않았으리라. 또 개인 홈페이지는 사랑방과 언로가 부족한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손님도 맞이하고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할 수도 있는 훌륭한 매체가 되어준다.
그런데 개인 홈페이지라고 모두 마찬가지일 수는 없다. 기술과 학식(?), 그리고 성의의 수준에 따라 그 완성도와 유용성은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나게 마련이다. 홈페이지계에도 고수가 있고 하수가 있는 것이다. 개인 홈페이지계라는 강호에는 남이 알아주든 말든, 혹은 남이 알아주길 바라며 날이면 날마다 실력을 갈고 닦는 고수들이 무용담을 펼치고 있다. 화려한 그래픽과 번쩍거리는 기술로 무장한 이들의 홈페이지는 일반인으로서는 도대체, 만들기는 고사하고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 얼떨떨한 곳들도 많다.
홈페이지의 도사들. 이들은 간혹 연예인 등 인기있는 아이템을 가지고 대기업 광고를 유치해 돈을 벌기도 하고, 포트폴리오(작품소개)용으로 홈페이지를 만든 현직 웹디자이너이기도 하다. 하지만 돈 안 되는 개인 홈페이지에 투자하는 열정은, 의외로 아마추어이거나 백수에게서 나온 경우도 많다. 이들이 알려지는 경로는 이렇다. 일단 무료 홈페이지 제공 사이트에서 홈페이지를 만들고, 우수 홈페이지로 선정되거나 입소문 등으로 알려져 팬을 거느리게 되면, 버젓한 도메인 네임(인터넷 주소)으로 옮기기도 한다. 그 다음부터는 ‘웹’의 강력한 특성 중 하나인 ‘링크’를 통해서 인구에 회자된다. 게시판 등에서의 추천, 혹은 개인 홈페이지의 즐겨찾기(북마크) 페이지에 너도나도 등록시키면서 점점 널리 알려지는 것이다. 이런 도사들의 홈페이지는 일반인들에겐 경탄과 애정의 대상이 되며, 또 도사들끼리 알아보고 서로의 링크에 끼워넣으며 은근히 연대를 형성해 과시하기도 한다.
주로 정보 획득을 목표로 웹서핑하는 사람들은, 귀찮은 프로그램을 많이 깔아야 하는 화려한 사이트보다는 텍스트 위주의 곳을 선호할 수 있다. 그래도 뛰어난 기술과 디자인으로 방문자에게 심미적 즐거움과 감상의 여유를 선사하는 고수들의 홈페이지는, 그러니까 일종의 예술이 되는 셈이다. 6개월 만에 조회 수가 10만에 이르기도 하는 이들 사이트를 방문하여 그 놀라운 세계를 직접 체험해보자.
사진/snowcat.co.kr(위). chanmi.pe.kr/windbird(아래). 먼저 지하실 패밀리 중 하나인 soyz sorehead(sorehead.pe.ky), 그리고 경탄스러운 몽환적 사이버 세계 welcome to my nightmare(coco.new21.org)가 볼 만하다. 이들이 블랙 계열의 홈페이지라면, 화이트 계열로는 유명한 비비의 점빵(bibi1004.co.kr)과 마니아를 대거 거느린 스노우 캣(snowcat.co.kr)의 세계가 있다. 그리고 이들의 즐겨찾기 페이지에 꼭 들르시길. 꼬리에 꼬리를 물고 서로서로 이어지는 개인 홈페이지의 정수들을 만끽할 수 있다.
디자인과 기술로 승부하는 고수들말고, 자료로 승부하는 고수들도 있다. 한 개인이 편집증에 가까운 열정으로 수집해 놓은 방대한 데이터베이스 말이다. 아직 외국에 비해서 수집벽의 고수들이 적은 편이지만, 바람새의 70년대 음악(chanmi.pe.kr/windbird)이나 아르피스의 세계명작동화 애니메이션(tales.new21.org)의 정보력과 열성은 여느 기업 사이트 이상이다. 이수영/ 인터넷 서퍼·자유기고가 chien@hanmail.net

사진/coco.new21.org

사진/bibi1004.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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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과 기술로 승부하는 고수들말고, 자료로 승부하는 고수들도 있다. 한 개인이 편집증에 가까운 열정으로 수집해 놓은 방대한 데이터베이스 말이다. 아직 외국에 비해서 수집벽의 고수들이 적은 편이지만, 바람새의 70년대 음악(chanmi.pe.kr/windbird)이나 아르피스의 세계명작동화 애니메이션(tales.new21.org)의 정보력과 열성은 여느 기업 사이트 이상이다. 이수영/ 인터넷 서퍼·자유기고가 chien@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