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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인터넷 쪽지의 간편한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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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0-12-20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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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으로 메일 주고받으며 채팅 즐기는 인스턴트 메신저

(사진/netssenger.com.)
삭막한 환경 속에서 몇 시간씩 정신없이 일하다가, 가끔 한가한 시간이 오면 뜻이 맞는 사람들과 사소하지만 다정한 얘기라도 나누고 싶어진다. 이럴 때 망망대해 같은 인터넷은 삭막한 환경의 제공자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보고 싶은 사람들이 손쉽게 만날 수 있는 창구이기도 하다. 인터넷 사용자라면 누구나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수단들을 사용하여 친구들과 연락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PC통신족’이라고 해서 하루종일 접속을 끊을 줄 모르고 게시판 활동, 쪽지 보내기, 이메일, 채팅 등 사이버 커뮤니케이션에 열중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요즘은 대부분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의 대형사이트로 자리를 옮겨 네티즌으로 다시 태어났지만, 이들의 기본적인 의사소통 수단들은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다.

서버 거치지 않고 PC에서 PC로 전달


(사진/icq 메신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수단은 게시판과 이메일이다. 그런데 웹페이지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려 할 때, 잡다한 화면 구성 때문에 속도가 느리고 또 새로운 글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번번이 새로 접속 상태를 고쳐줘야 하는 불편이 뒤따른다. 이메일도 역시 용량에 제한이 있으며 서버를 통해 전달되기 때문에 주고받을 때 일정한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많은 네티즌들이 ‘인스턴트 메신저’(즉석 쪽지 보내기 프로그램)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인터넷 쪽지’라고도 하는데, 상대방이 인터넷에 접속된 상태인지 확인하여 간단한 쪽지를 실시간으로 주고받고 채팅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대표적인 것이 ICQ(icq.com), MSN(messenger.msn.co.kr) 등인데, 이를 내려받아 모니터 한쪽 구석에 항상 켜놓으면, 작아서 부담없고, 등록해놓은 사람들과 언제든 바로 대화할 수 있다. 직장에서는 상사의 눈에 띄지 않게 수다를 떠는 것도 깨소금맛이다.

인터넷 쪽지는 서버를 거치지 않고 PC에서 PC로 대용량 파일을 빠른 속도로 직접 전달(P2P 방식)할 수 있어서 기업 솔루션(특정 사업의 디지털화 해결)으로도 쓰는, 매우 쓸모있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인터넷 무료전화, 휴대폰 문자전송, 뉴스와 증권정보 제공, 화상채팅 등 다양한 기능이 부가돼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소프트웨어 내려받는 불편 감수해야

(사진/나니오 메신저)
심지어 컴퓨터를 주로 사용하는 사무실에서는 “커피 마시자”, “아까 전화 왔었어.” 등 바로 옆 동료와의 간단한 대화도 모두 인터넷 쪽지를 이용한다고 한다. 다른 사람 방해하지 않고, 일일이 얼굴 마주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서이다. 이제 웬만한 포털사이트들에서는 거의 메신저를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음성채팅, 화상채팅 등 다양한 부가기능을 덧붙여 나가고 있다. 특히 야후의 메신저(messenger.yahoo.com)는 다양한 테마를 선택해 예쁜 메신저 모양을 만들 수 있고, 일본어를 배우려는 사람들끼리 메신저를 함께 쓰며 공부를 게임처럼 할 수 있는 서비스(nanio.com)도 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를 내려받아 사용법을 익혀야 하는 불편이 있기 때문에, 놀라운 기능성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메일만큼 많이 쓰진 않는다. 게다가 각기 다른 서비스간에는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없기 때문에, 하나만 통일시켜 선택해야 함께 쓸 수 있다.

하지만 문제가 있으면 그 속에 해결책이 있게 마련이다. 프리챌(freechal.com)은 별도의 소프트웨어 없이 웹사이트에서 이용할 수 있는 웹메신저를 제공하며, 서로 다른 메신저간의 메시지 교환이 가능한 넷신저(netssenger.com)가 선보여 머지않아 더 널리 편하게 쓸 수 있을 것이다.

이수영/ 인터넷 서퍼·자유기고가chien7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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