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만 찬란한 ‘아베노믹스’제966호며칠 전 우리 집에 홋카이도의 기타미칸나이(北見管內)라고 불리는 오호츠크 해안 지역의 목장에서 생산된 우유가 도착했다. 마셔보니 농후하고 고급스러운 맛이 났다. 고온살균하는 일반 슈퍼에서 파는 우유와 달리 유산균을 살리기 위해 저온으로 살균하고 있다. 이 목장에 홍콩 업체가 우유를 수입하고 싶다며 ...
욕실 세면대를 싱크대로 쓰라고요?제964호얼마 전 베트남계 타이 친구 폰이 ‘집에 놀러오라’는 문자를 날렸다. 고향에 다녀왔다며 엄마가 바리바리 싸준 베트남 음식을 같이 먹잔다. 제때 시간을 못 내 베트남 음식은 놓쳤지만 대신 스파게티, ‘카꿍’ 국, 샐러드로 근사한 저녁상이 차려졌다. 폰도 나처럼 부엌을 사랑했다. 콘도 사이즈도 같았다. ...
세상 할머니들 다 중국 같았으면제962호#친정엄마 “워메, 징하다 징혀. 얼매나 쌔가 빠지게 일했으면 그동안 징그럽게도 안 빠지던 살이 다 빠지냐. 내가 지금 한국 집에 있으면 편안허게 누워서 드라마나 보고 산으로 들로 나물 뜯으러 다니고, 친구들하고 재미지게 놀러 다니고 헐 것을. 느그들 다 커서 독립해서 나가고부터 이 엄마는 새 인생을 살고 ...
익명 네토우요, 본명 SNS에 당하다제960호고단샤 논픽션상은 일본 저널리즘에서 권위 있는 상 중의 하나다. 2012년 대상작은 야스다 고이치의 <인터넷과 애국>으로 결정되었다. 우익단체인 자이톡카이(在特會)의 정체를 파헤친 내용이다. 자이톡카이는 ‘자이니치(在日)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의 모임’으로 지금 일본에서 뜨거운 관심의 ...
물축제 땐 술 대신 물을!제958호여러 달 전, 오랜 ‘가출’ 끝에 방콕으로 돌아온 다음날 시장가방 두 개를 메고 슈퍼로 향했다. 깨알 목록에 없는 주류 코너를 도는 찰나 멈칫하다가 들어섰다. 타이산 허브와인을 집는데 점원의 손가락이 살며시 선반 위 안내판을 가리킨다. 아차, 술을 살 수 없는 오후 3시다. 타이에서는 오후 2~5...
쌍둥이를 서로 다른 보육원에 보내라고? 제956호지난 10년간 일본 경제는 침체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거의 매년 새 얼굴로 바뀌는 일본 총리들은 늘 경제 회복을 외치지만 그다지 가망이 없어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지난해 7월 경제 회복을 위해 일본 정부에 충고한 게 있다. “여성 취업률을 끌어올려라.” 그는 일본이 ...
타이에 부활한 히틀러?제954호2008년 7월이었다. 방콕의 왕당파 ‘노란 셔츠’가 수완나품 공항을 ‘접수’하기 넉 달 전, 그러니까 그들은 그해 하반기 내내 시위에 나서 이따금 레드 셔츠와 (새)총싸움도 벌이다 공항을 접수한 것이었으니, 2년간 이어질 다리품 팔기가 막 시작될 무렵이었다. 그날 노란 시위 물품 판매대에서 본 게 나치 상징...
대륙의 쨍하고 해뜰 날제952호근 10년 만에 만난 ‘녀석’은 마치 허물을 벗은 용처럼 완벽하게 달라져 있었다. 10년 전 갓 대학을 졸업하고 일본계 외자기업에 취직했을 당시만 해도 녀석은 월세방 임대료와 여자친구와의 데이트 비용, 언제 오를지 모를 얄팍한 월급을 걱정하는 사회 초년생에 불과했다. 1년에 한두 번씩 근근이 연락을 유지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