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줏단지부터 먼저 깨버려라제978호‘이석기 및 통합진보당 사건’을 보면서 가장 심한 충격과 허탈감에 휩싸인 이들 중 하나는 스스로를 진보세력에 속한다고 여겨온 이들일 것이다. 1980년대 이후 그렇게 긴 세월이 지났고 또 그토록 많은 일을 겪어왔건만 한국의 진보는 어찌 이리도 변한 것이 없고 오히려 이 꼴로 망가져버렸단 말인가. 그토록 입이 닳도...
‘코리아 리스크’로 그늘진 한국 경제제972호국가정보원 선거 개입 시비로 시작된 싸움 이 북방한계선(NLL) 논란을 거쳐 이제 정상 회담 기록문의 존재 문제로 치닫고 있다. 실 로 점입가경이다. 그 와중에 광주시청과 중 앙정부 사이의 서명 날조 논란이 터져나왔 고, 노령연금 20만원 공약은 공약(空約)으 로 끝나버렸다. 한마디로 대한민국 국가에 ...
1천 시간 청소노동과 명품백의 가치가 같다?제969호이따금씩 친기업적 입장을 가진 경제학자 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깜짝 놀라게 되는 사실이 하나 있다. 진정한 가치가 창출되는 것은 시장뿐이며 그 창출의 주체는 기업뿐 이라는 생각을 불변의 진리로 여긴다는 것 이다. 이런 믿음은 곧 시장에서 기업의 주도 로 벌어지는 것 이외의 일체의 경제활동에 대한 불신, 그리고 …
화폐경제의 대안 협동조합에 있다제966호화폐경제는 인류가 만들어낸 기적의 발명 품으로서 지난 몇 세기 동안 가히 천지개벽 이라 할 물질적 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무 수한 장점만큼이나 많은 약점도 있으며, 그 가장 치명적인 것 중 하나는 ‘배제’다. 이는 오늘날 전세계를 뒤덮는 만성적 대량실업으 로 나타나고 있다. 자기 능력을 발휘하지 못 하는 사람...
‘조세피난’이 아니라 ‘조세도피’가 맞아요제963호우리가 세금에 대해 일반적으로 갖는 인식은 ‘억울하게 뜯기는 돈’인 경우가 많고 그래서 탈세자들에게도 굉장히 관대하다. 특히 재계 인사들이 탈세를 했다는 소식에는 ‘고래가 물을 뿜었나보다’ 정도로 무덤덤하게 받아들일 때가 많다. 이러한 인식은 크게 잘못된 것이다. 탈세, 특히 재계 거물들의 탈세는 국가권력…
인간이 모여사는 가장 근본적 이유제960호투자자에게 이윤이라는 보상이 주어지는 도덕적 근거로서 경제학자들이 주요하게 드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리스크’다. 투자란 몇 배의 대박이 나올 수도, 깡그리 날리고 알거지가 될 수도 있는 불확실한 행위다. 투자자들은 이 불확실한 바다 속에 기꺼이 자기의 소중한 재산을 투척해 리스크를 감내한 이들이니 이에 대…
지식경제에 필요한 건 말하기 아닌 독해능력제957호우리나라 영어 교육은 문법과 읽기 위주로 돼 있어 ‘십 몇 년을 학교에서 배우고도 말 한마디 못하는 절름발이 교육’이라는 통념이 있다. 더욱이 ‘무한경쟁의 글로벌 경제 시대’에 필수 무기가 된 영어 능력의 제고를 위해서는 말하기 위주의 교육이 절실하다는 생각도 이미 오래전에 상식이 된 듯하다. 나는 이것을 근…
경중과 서열이 분명한 욕구들제954호오늘날의 경제학은 여러 면에서 21세기의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거의 손써볼 도리가 없을 정도로 낙후된 것은 소비와 수요의 기초가 되는 인간 욕망에 대한 이론이다. 먼저 “똑같은 효용을 갖는다면 시(詩)나 압핀이나 똑같다”는 제러미 벤담의 말대로, 다종다기한 인간 세상의 여러 욕망을 동일한 …
군사작전 또는 공병대 패러다임은 끝났다제950호여러 번의 대통령 선거를 경험하며 확신하게 된, 참으로 흥미롭지만 따지고 보면 충격적인 사실이 하나 있다. 한국인들이 민주주의를 ‘5년에 한 번씩 왕을 뽑는 것’쯤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사실 거의 몇천 년간 연속성을 유지한 왕권 아래에서 살아온 한국·중국·일본의 ‘백성’들로서는 삼권분립이니 견제와 균형, 법…
몇천 년 내려온 상식이 회복되다제947호조직 국가가 생겨난 이후 인간 세상의 모든 사회에서 세금은 항상 큰 논쟁거리였다. 그러다 산업사회가 들어서서 몇 번의 대혼란을 겪은 이후 20세기 중반이 되면 시장경제와 인간사회가 공존하려면 상당한 양의 공공 지출이 필수적이며 이 부담은 고소득층이 떠맡는 것이 윤리적·효율적으로 온당하다는 합의가 이루어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