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단한 자들만 누리는… 사법 정의의 역설제1266호사법 농단 재판은 ‘형사재판의 교과서’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양 전 대법원장과 공범으로 기소됨)은 물론 앞서 재판이 시작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 모두 법(형사소송법)에 보장된 절차에 따라 ‘교과서대로’ 진행된다. 이는 피고인들의 특성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피고인들은 …
‘피고인 양승태’는 법정에 없었다제1265호5월29일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 ‘피고인 양승태’는 없었다. 사법 농단으로 구속된 지 넉 달여 만에 열린 이날 첫 재판에서 그는 여전히 대법원장의 외피를 쓰고 있었다. 그는 법정에 들어설 때 재판부(형사35부, 재판장 박남천)를 향해 목례를 하지 않았다. 시선을 정면에 둔 채 피고인석을 향해 성큼성큼...
양승태, 자신이 반대했던 논리 뒤에 숨다 제1261호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대법관 시절(2005년 2월~2011년 2월) ‘독수리 5형제’와 대척점에 서 있었다. 사법부 보수 세력을 대표한 그는 강고한 ‘보수연합’을 이끌며 이홍훈·전수안·박시환·김영란·김지형 등 진보 성향 대법관들을 소수로 만들었다. 국가보안법과 집시(집회·시위)법 위반 사건 등에서 시민의 권리...
관료판사의 ‘받아쓰기 납품’ 제1258호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피고인)의 4월2일 공판은 ‘흥행’이 예고됐다. 사법 농단 재판에 처음으로 현직 판사가 증인으로 나온데다, 그 증인이 피고인을 상관으로 ‘모셨던’ 전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동고동락했던 선후배 판사들이 법정에서 서로에게 불리한 증언을 해야 하는 상황은 언론의 입맛에 딱 맞는 기삿거리…
재판을 끌고가는 사법농단 피고인들 제1256호‘사법 농단’ 재판은 다른 재판에서 보기 힘든 낯선 장면이 잇따라 연출되고 있다. 피고인이 직접 검찰 수사의 적법성 여부를 시시콜콜 따지는가 하면,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를 제출하도록 검찰을 압박하기도 한다. 일반 재판에서는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 상황이지만, 모두 법에 보장된 정당한 권리에 따른 것이다. 검찰…
검사에게 버럭한 임종헌, 오버인가 방어인가 제1255호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비롯한 사법 농단 재판 피고인들은 재판 잘하기로 소문난 판사들이었다. 방대한 수사 기록에 묻힌 실체적 진실을, 증거를 토대로 발라낸 뒤 판결하는 일에 능숙하다. 하지만 이들도 막상 검찰 수사를 받아보니 억울한 게 한둘이 아니었다고 한다. 판사 땐 몰랐던 부당한 수사 관행에 혀를 내두를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