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보다 믿음이 더 쫄깃하다, <괴물>의 김수진제1454호 드라마 <괴물>(심나연 연출, JTBC)은 그야말로 ‘괴물’ 같은 작품이었다. 20년 전의 살인사건이 재연되는 경기도 문주시 만양 마을이라는 ‘가상의 공간’을 배경으로, 살인 용의자이던 이동식(신하균 분), 신입 경찰 한주원(여진구 분)이 서로를 의심하며 극을 이끌고 나간다. ...
‘마음수첩’으로 만드는 드라마, <그 해 우리는>의 이나은제1454호 많은 자본이 투입되는 드라마 시장에서 작가와 연출자의 ‘이름값’은 중요하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일으킨 변화 가운데 하나는 이름값보다 본질적인 ‘이야기의 힘’에 주목하는 이가 늘었다는 것. 드라마 방영 전부터 배우 최우식(최웅)과 김다미(국연수)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그 해 우리는>...
차별·억압과 싸우는 사랑은 힘이 세다, <마인>의 백미경제1454호 백미경이 조형한 세계는 ‘힘의 분배’로부터 주요 골자가 완성된다. 한 사람에게 너무 몰려버린 힘은 오히려 그 사람을 옥죄며 자신을 감추게 하지만, 비로소 그 힘을 통제할 수 있을 때 진정한 자유를 찾는다.(<힘쎈여자 도봉순>) 타인의 모든 힘을 빼앗아가는 게 목적인 사람과 제 몫만을 정당하게 요구...
재미있다, 톡톡 튄다, 따뜻하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의 윤성호제1454호 독립영화를 챙겨보지 않더라도 ‘윤성호’의 이름은 한 번쯤 들어봤을 듯하다. 2021년 공개된 12부작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이하 <이상청>)가 초창기 웨이브 신규 유료 가입자 수를 끌어올리는 데 톡톡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
장르의 사각지대에 새겨넣은 삐딱한 청춘, <글리치>의 진한새 작가제1454호 “이상하다, 세상이 너를 미쳤다고 하네. 그런데 괜찮아. 나도 너와 같아.” -<글리치><인간수업>의 지수(김동희)와 규리(박주현), <글리치>의 지효(전여빈)와 보라(나나)는 모범적 인생의 궤도에서 슬쩍 이탈한 뒤 결속한다. 나쁘거나 미치거나...
모두 알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는, <미치지 않고서야>의 정도윤제1454호 드라마 작가의 작품 세계에 시청자가 매료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터. 정도윤 작가가 지닌 차별점은 다른 드라마가 다루지 않은 소재를 선점해 이를 풀어내는 데 탁월하다는 것이다. 궂은일을 묵묵히 버텨온 인물에게 명쾌한 해결책을 선사하는 방식도 시청자의 만족감을 높이기에 충분하다. 2009년 KBS...
우리의 마음이 글이 된다면, <우리들의 블루스>의 노희경제1454호 “우리가 아무리 아름다운 드라마를 만든다고 해도, 지금 살고 있는 이 세상만큼 아름다운 드라마를 만들 순 없을 거야.” -<그들이 사는 세상>“눈이 너무 많이 와서 입산 금지래. 백록담 못 가. 백록담은 저기. 저기 가면 사슴도 오고 노루도 와서 거기서 물 먹고 그래. ...
내 머릿속 천 개의 서랍, <유미의 세포들>의 송재정제1454호 하늘 아래 새로운 이야기가 없다고 하지만 송재정 작가의 드라마에는 새로운 게 있었다. 시놉시스만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가 있었고 그전에는 다루지 않은 소재가 있었다. <W>의 오연주(한효주 분)는 인기 웹툰 속 주인공 강철(이종석 분)과 사랑에 빠졌고, 증강현실 기반의 게임 판타지 <...
아직은 없지만 곧 일어날 일, <질투의 화신>의 서숙향제1454호 서숙향 작가의 명대사는 당장 따라 하고 싶게 만드는 명랑함과 발칙함으로 빛난다. “예, 솁”(공효진), “봉골레 파스타 하나!”(이선균)처럼 별것 아닌 한마디가 그의 아기자기한 로맨스를 통과하면 유행어가 된다. “자기 인생에 물음표 던지지 마. 그냥 느낌표만 던져”(조정석)같이 어떤 대사들은 오직 ...
온 삶으로 쓴 <슈룹>, 버려도 되는 경험은 없다제1454호 왕위를 이어받을 세자가 갑작스레 병으로 숨지자, 남은 왕자들 사이에 세자 자리를 두고 경합이 벌어진다. 왕의 소생 중 단 한 사람만 차지하는 자리. 궁중의 모든 후궁이 모범답안지까지 빼돌리며 아들의 성공을 노심초사 바란다. 하지만 고귀인(우정원 분)의 아들 심소군(문성현 분)은 왕이 낸 과제를 끝내지도 못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