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공간] 콤플렉스 왕 광해군, 궁궐 건축에 미치다제1389호 “왕(광해군)이 일찍이 지관(풍수가) 이의신에게 몰래 묻기를 ‘창덕궁은 큰일을 두 번 겪었으니 내가 머물고 싶지 않다’고 말했는데, 이는 노산군(단종)과 연산군이 폐위된 일을 가리키는 것이다. 이의신이 대답하기를 ‘이는 고금의 제왕가에서 피할 수 없었던 변고입니다. (…) 빨리 옮기시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말했...
[역사 속 공간] 통의동 백송은 뉘 집 나무였나?제1386호 창의궁은 그 어떤 곳인가/ 어의궁과 같다고 어찌 감히 견줄까/ 용흥궁이라고 부르기엔 덕이 부족하다/ 어필을 걸었으니 만에 하나 감당할까/ 동네는 장의동으로(장한 뜻으로) 다섯 사당을 품고 있다/ 양성헌 일한재는 부왕이 하사한 이름이자 내 이름/ 일청헌 거려사는 몇 년을 받들었나/ 이안와 함일재는 ...
[역사 속 공간] 정도전의 경복궁, 이방원의 창덕궁제1383호 “판삼사사 정도전에게 분부하여 새 궁궐의 여러 전각의 이름을 짓게 하니, 정도전이 이름을 짓고 이름 지은 의의를 써서 올렸다. 새 궁궐을 ‘경복궁’이라 하고 (…) ‘오문’(남문)을 ‘정문’(현 광화문)이라 했다.”(<태조실록> 1395년 10월7일)“다시 한양에 도읍을 정하고, ...
[역사 속 공간] 개화기 역관 형제의 운명을 가른 ‘언어’제1377호 “우리 이웃 나라들(중국과 일본)은 최근 서양과 외교를 맺은 일을 계기로 좋지 않았던 과거를 다 묻어버리고 서양의 우수한 기술을 배우고 있다고 한다. 이웃 나라들의 이런 태도는 단순히 눈앞의 위기를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아니다. 멀리 앞을 내다보는 현명한 계략에서 비롯한 행동이다. 군사력이 약한 우리로서도 반드…
[역사 속 공간] 연암 박지원과 친구들, 청계천에서 놀다제1372호 “술을 더 마시고 크게 취하여 운종교(광통교)를 거닐고 난간에 기대어 옛일을 이야기했다. 당시 정월 보름날 밤에 유연이 이 다리 위에서 춤추고 나서 이홍유의 집에서 차를 마셨다. 혜풍 유득공이 장난삼아 거위를 끌고 와 여러 번 돌리면서 종에게 분부하는 듯한 시늉을 하여 웃고 즐겼다.”(박지원, ‘취해 운종교를 걷다...
[역사 속 공간] 사대부와 중인, 옥류동을 공유하다제1369호 “가을에 어머니가 눈병을 앓았는데 ‘서산(인왕산)에서 영험한 샘물이 나와 눈병 앓은 사람들이 그 물로 씻으면 곧 낫는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래서 곧 날을 잡아 가봤다. (…) 두 번이나 쉬고 난 뒤 샘물이 있는 곳에 이르렀는데, 인왕산 중턱쯤이었다. (…) 물맛은 달고 냄새가 없었으며 아주 차지 않았다....
[역사 속 공간] 백석동천 별서의 주인은 누구인가제1367호 “골짜기 물은 무슨 마음으로 밤새도록 흘렀나?산꽃은 스스로 피었지만, 보는 사람이 적네눈썹 사이에 한 줄기 연기와 노을이 비치니열흘 동안 함께 놀아도 흥겨움 다하지 않네”(허필, ‘북한산 남쪽 ‘백석 별업’(별서)에서 정윤, 강세황과 시를 짓다’, 1737년)서울 종로구 부암동 백악산(북악산) 백사실(...
[역사 속 공간] 인왕제색도의 그 집은 누구 집인가제1363호 “우리 옛 그림 가운데 가장 웅혼하고 장엄한 감동을 주는 작품을 한 점 들어보라면 나는 주저 없이 ‘겸재 정선(1676~1759)의 <인왕제색도>’(국보)라고 대답하겠다. (…) 진경산수화를 완성한 대가 겸재 정선이 일흔여섯 살의 고령에 그려낸 거작이다.”(오주석, <...
[역사 속 공간] ‘필운대’는 이항복의 집이 아니었다제1360호 “필운대는 도성 안 인왕산 아래에 있다. 오성 이항복이 젊은 시절 필운대 아래 도원수 권율의 집에서 처가살이를 했는데, 자호를 필운이라고 했다. 지금에도 암벽에 ‘필운대’ 세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오성의 글씨라고 한다.”(유본예, <한경지략>)2021년 2월26일 서울 종로구 행촌동 ...
[역사 속 공간] 안평, 세종 시대의 꿈과 낭만을 그리다제1357호 “1447년 4월20일 밤 잠자리에 들었더니 정신이 아른거려 나는 곧 깊은 잠에 떨어지며 꿈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갑자기 나는 박팽년과 어느 산 아래 도착했다. 산봉우리는 겹겹이 있고 깊은 계곡은 그윽했다. 복숭아꽃이 핀 나무 수십 그루가 늘어선 사이로 오솔길이 있었다. (…) 그때 몇 사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