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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중국의 제1 타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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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6-28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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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 건설된다면 유사시에 미-일 동맹군은 제주를 내버려두지 않으리

▣ 한승동 한겨레 선임기자 sdhan@hani.co.kr
▣ 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지도를 펴놓고 동아시아 쪽을 보면, 제주도는 중국과 일본의 중간 지점이고 동서 양쪽 해상을 통해 북한에 접근하기에도 유리한 지점이다. 한반도 동서 바다를 하나의 작전권역으로 통합하고 동중국해나 태평양으로 작전 영역을 확장하는 데도 매우 유리한 전략적 요충지다. 일본의 사세보나 오키나와 쪽에서 중국과 북한을 겨냥할 경우에도 제주도는 중간 지점이다. 오키나와나 사세보에서 평택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제주도가 있다.

‘평화의 섬’제주에 해군기지를 짓겠다는 이들은 개발과 경제적 이익을 말하고 있다. 일본 국토의 1%도 안 되는 땅에 주일미군의 75%가 자리한 오키나와는 막대한 ‘배려예산’에도 일본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남아 있다.


세계 1· 2위 해군대국 통합지휘 아래로

그래서 제주에 해군기지를 세우려는 공작이 끈질기게 추진돼왔다. 이미 기지가 들어설 어촌마을 인심 사기 공작도 어느 정도 성공한 모양이다. 돈 푼다는데 안 될 게 무엇 있으랴. 그래서 제주에 해군기지가 들어서면 일본의 요코스카처럼 핵항모와 핵잠수함을 비롯한 미군 함정들의 모항이 될 것이라는 시민단체의 반발에, 정부 당국자들은 아니라고 부인한다. 이지스함과 잠수함들이 들락거린다면, 결국 미국과 일본이 추진하는 미사일방어(MD)에 가담하자는 것 아니냐는 추궁에도 아니란다. 부스터(상승) 단계와 고고도 단계 등 여러 단계로 적의 미사일을 요격한다는 전역미사일방어(TMD) 구상에서 이지스함과 잠수함은 필수적이다.

미국과 일본은 2005~2006년 일본 자위대를 ‘보통 군대화’해 미국의 글로벌 군사작전에 가담하도록 하고, 주일미군을 재배치하기로 방향을 확정했다. 핵심은 미-일 양군의 정보와 지휘통제 체계를 통합하는 것인데, 한마디로 보통 군대화한 자위대를 미국 글로벌 군사력의 일부로 재편하는 것이다. 이 일에 열심인 아베 신조 정권은 오키나와 미 해병대 8천 명을 괌으로 옮기는 비용 65억달러를 부담하고, 100억달러 이상 들어가는 후텐마 대체기지 건설 등 오키나와 기지의 재편성을 서두르고 있다. 막대한 ‘배려 예산’은 따로다. 아베 등 우익은 영-일 동맹 이래 앵글로색슨과의 동맹이 일본 번영의 초석이었다는 성공신화의 재현을 미국과의 동맹 강화에서 찾고 있다.

개번 매코맥 오스트레일리아 국립대 교수에 따르면, 자위대 군사력은 세계 3~4위 수준, 미국·러시아 정도, 양보해서 프랑스 아니면 중국에나 뒤질까. 그것도 양에서 뒤질지 몰라도 최첨단으로 무장한 자위대는 질에선 미국에도 뒤지지 않는다. 해군력만 따진다면 세계 2위다. 이지스함이 지금 4척인데 8척까지로 늘릴 예정이며, 구축함 54척, 잠수함 16척 그리고 대잠초계기, 정찰기, 수송기, 소해정 등 항공모함 빼고는 다 갖추었다(<재팬포커스> ‘아베가 그린 아름다운 나라 일본에 오키나와 끼워맞추기’). 중국이 대만과의 무력통합을 강행하다가는 자칫 이런 해상자위대와 미 해군에 큰코다친다. 핵무기도 쓸 수 없다. 중국은 지금의 낡은 해군으로는 대만의 신식 해군에도 이기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세계 1위와 2위의 해군대국이 정보와 지휘체계를 통합하면, 전시작전통제권을 미군이 쥐고 있는 한국군이나 주한미군은 그 통합지휘 체계 아래 자동적으로 편성되는 꼴이 된다. 그래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은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다. 유사시(미국이나 일본 이익에 반하는 사태가 일어나고 그들이 군사력으로 대응하려 할 때) 제주 해군기지를 미-일 동맹군이 그냥 내버려둘까.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북한이 반발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긴장할 것은 당연하다. ‘평화의 섬’ 제주도는 졸지에 그들에게 ‘흉기’로 인식될 수 있다. 유사시 그들의 제1 타격 목표가 될 수 있다.

아베 정권은 지금 헤노코 기지 건설 등에 반대하는 오키나와 주민을 돈으로 압박하고 있다. 기지 건설을 받아들이면 500억엔의 재정 지원을 하겠지만 받아들이지 않으면 지원을 끊어버리겠다는 것이다. 돈벼락이냐 파산이냐. 주민투표 등을 통해 확인된 현지 여론은 기지 건설 반대가 압도적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류큐라는 독립왕국이었다가 19세기에 일본에 강제 합병당한 오키나와는 2차 대전 뒤 미군에 점령당했다가 1972년 일본에 반환됐지만 사실상의 주인은 여전히 미군이다. 전 국토의 0.6%밖에 안 되는 오키나와에 주일미군 기지의 75%가 몰려 있다. 오키나와인들은 이처럼 주일 미군기지 부담의 대부분을 오키나와에 떠안기고 있는 본토인들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다. 실업률도 오키나와가 전국 평균의 2배나 되고, 1인당 소득 수준도 도쿄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일본 중앙정부는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그동안 이런저런 사업을 만들어 돈을 풀어왔다. 그럼에도 오키나와는 여전히 일본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남아 있다. 기지가 일자리와 소득을 늘려줄 것이라는 믿음은 착각이다.

오키나와가 일본에서 가장 가난한 이유

서울 용산에서 벌어진 기지반대 시위를 본뜨기도 했던 오키나와 주민들은 2000년 ‘오키나와민중 평화선언’을 발표했다. 선언은 일본이 낀 주요 7개국(G7)이 매년 정상회담에서 거듭 강조하는 ‘경제적 번영’이란 “일부 대국과 그들 나라 특권계급의 이익 추구일 뿐”이며, ‘평화’란 “그 이익을 보장하는 경제체제나 국제질서 유지일 뿐”이라 비판하고 다음과 같이 천명했다. “우리가 바라는 ‘평화’는 지구인들이 자연환경을 중히 여기고 제한된 자원이나 부를 가능한 한 평등하게 나눠갖고 결코 폭력(군사력)을 사용하지 않으며, 다른 문화·가치관·제도를 서로 존중하며 공생하는 것이다.”(<오키나와 현대사> 아라사키 모리테루)

제주의 뛰어난 경관과 전략적 가치를 군사가 아닌 문화, 전쟁이 아닌 평화, 개발이 아닌 보존 쪽으로 활용하는 게 장기적으로 제주를 살리고 동아시아를 살리는 길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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