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은 주로 구체적인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 및 갈등을 혐오라고 규정하고, 여성은 주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차별과 폭력을 혐오로 규정한다.”(홍찬숙, <한국 사회의 압축적 개인화와 문화변동>)‘혐오가 문제’라고 모두 말하지만, 각자가 인식하는 혐오는 다르다. 무엇을 어디까지 혐오로 인식할지, 어떻게 접근하고 어떤 해결책을 모색할지를 두고 또 다른 충돌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혐오의 원인과 맥락에 접근할 길을 찾는 대신, 겉으로 드러난 갈등 자체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흐름이 두드러진다. <한겨레21>은 이같은 혐오 현상을 새로운 접근법으로 분석해보려 했다. 1부에서는 지식콘텐츠 스타트업 ‘언더스코어’와 함께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 뉴스 댓글 등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한국의 혐오가 온라인 공간에서 어떤 맥락 안에 축적돼왔는지를 살폈다. 온라인 공간은 오프라인 공간보다 혐오를 둘러싸고 가장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는 곳이며, 언론과 정치인의 목소리를 통해 혐오가 확대재생산될 가능성이 큰 곳이기도 하다. 여성혐오 표현에 거울을 비추는 방식(미러링)으로 혐오를 되돌려주려 한, 온라인 커뮤니티 ‘메르스갤러리’의 성장 전후로 일간베스트저장소, 에펨코리아 등 남초 커뮤니티에서 어떤 흐름이 나타났는지, 퀴어문화축제 개최 전후로 포털 뉴스 이용자의 혐오 댓글 작성 행태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등을 분석했다. 분석 방법으로는 혐오표현을 학습한 인공지능(AI) 알고리즘(헤이트스코어 알고리즘)을 이용했다. 1부에 이어 제1434호에 연재되는 2부에서는 혐오표현과 혐오범죄 등에 대응하는 외국의 사례를 전할 예정이다. _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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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