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에 재사용컵을 든 프란시스 응아이 보틀리스 대표
휘황찬란한 밤거리와 쇼핑의 도시, 홍콩은 화려하고 아름답다. 하지만 그 이면에 많은 쓰레기 배출량에 대한 고민이 있다. 패스트푸드점, 쇼핑센터 등이 많다보니 일회용 포장용기나 비닐봉지 사용량도 많다. 홍콩 환경단체 ‘그린어스’에 따르면 하루 플라스틱병 520만 개가 버려진다고 한다. 쓰레기 처리 문제도 심각하다. 극심한 인구 과밀에 새로 만들 쓰레기 매립지도 마땅히 없다.
홍콩 환경보호부에 따르면 쓰레기 매립지는 2020년까지 포화 상태에 이른다고 한다. 분리수거도 아직 잘 안 된다. 2019년 하반기부터나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쓸 예정이다. 이런 홍콩의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사회적기업이 있다. 보틀리스(Bottless)와 브이사이클(V cycle). 두 곳을 찾아 그들의 ‘플라스틱 솔루션’을 들었다. _편집자
6월13일 오전 홍콩 침샤추이에 있는 상가건물 1층. 화장품 가게 ‘평범마마’ 매장에 수도꼭지가 달린 플라스틱통 4개가 있다. 그 안에는 액체류 화장품이 담겨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 메기는 “손님들이 가져온 용기에 화장품을 담아준다”며 “용기에 담은 화장품의 양만큼 값을 매긴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담아가면 화장품 용기에 든 것을 사는 것보다 5% 정도 싸다고 한다. 소비자에게 플라스틱 용기를 재활용한 혜택을 주는 것이다.
‘보틀리스’와 함께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를 하고 있는 ‘평범마마’ 매장
이날 오후 삼수이포에 있는 보틀리스 사무실에서 만난 프란시스 응아이 대표는 청록색 텀블러를 들고 있었다. 그도 8년 전부터 플라스틱 생수병 대신 텀블러를 쓰고 있다. “인구 740만 명이 사는 홍콩에서 매일 500만 개의 플라스틱병 쓰레기가 나와요. 그 양이 어마어마하죠. 사람들이 환경에 관심 있다지만 플라스틱 일회용품을 적게 쓰고 있지는 않아요. 중요한 것은 행동이에요. 우리는 행동의 세대라고 생각해요. 자신이 직접 작은 행동이라도 해야 합니다. 그래야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요.” 프란시스 대표의 행동은 ‘텀블러 사용하기’에서 시작했다. 사무실의 다른 직원들도 컵이나 물병을 쓰고 있었다. 14살, 13살 두 아이의 아버지인 그는 아이가 생긴 뒤 다음 세대에 좋은 환경을 물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자연스레 환경문제에 관심이 갔고 환경보호 활동에도 동참했다. 집에서도 일회용품을 쓰지 않으려 노력한다. 일주일에 한 번은 가족이 모여 채식을 한다. 환경뿐 아니라 빈곤, 교육 불평등, 주거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자신이 가야 할 길로 정했다. 그는 2007년 ‘소셜벤처홍콩’을 설립했다. 이를 시작으로 채식 등 친환경 라이프스타일을 보급하는 그린먼데이(Green Monday),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을 위한 택시 서비스 다이아몬드캡(Diamond Cab), 이혼 여성 등 소외 계층에게 집을 지원하는 라이트비(LightBe), 저소득 가정 아동 교육을 하는 플레이타오에듀케이션(Playtao Education), 어려운 가정의 여성들을 위한 공동 작업장을 운영하는 해치(Hatch) 등 사회적기업을 만들었다.
보틀리스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단오절 축제 공간에 물통(왼쪽)을 설치했다.
보틀리스는 럭비 행사장에서 재사용컵을 빌려주는 서비스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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