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26호 표지 후보. 왼쪽이 실제 표지가 되었다
“판사는 대체로 안희정 변호인단 쪽에서 제시한 논리를 피해자 쪽 변호 논리보다 더 무게 있게 받아들였고 심지어 그대로 사용한 부분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알아온 한겨레라면 당연히 커버스토리로 다뤄주실 줄 알았어요! ㅠㅠ 피해자를 지지하는 목소리를 ‘사법부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는 몇몇 보수지를 보면서는 더 ‘확고히’ ‘담대히’ 이 부동의 구도를 부수는 기사를 읽고 싶어졌습니다.”(Raindrop) “개인적으로 가해자가 지위를 이용해 간음을 한 것으로 보지만, 피해자가 명확한 증거가 될 수 있는 텔레그램 내용을 지운 것은 위력에 의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것 아닌가 합니다. 따라서 지탄받아 마땅하나 법적 처벌은 어려운 상황인 듯.”(호잉) “긴장되고 불편한 자리에서도 옷깃을 여미고 옷매무새를 다듬는 차분한 모습을 보면서(옆에 보이는 남자분이 굉장히 산만하게 하는 것에 불편한 기색을 잠깐 보이더군요) 잠깐이지만 소름이 돋았습니다. 피해자분도 이런 부분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수) “저는 개인적으로 안희정 전 지사를 지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직 대법원까지 재판이 남아 있는 확정되지 않은 사건의 당사자를 표지로 다루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입니다.”(마이쭈) ‘밥그릇’님은 한 지붕 아래에서 벌어지는 토론과 논쟁을 옮겨주시기도 했습니다. 나: 이런 종류의 사건에서 거부에 대한 명확한 증거(CCTV 등) 없이는 법원에서 유죄로 하기 힘들지 않겠느냐, 무죄는 어쩔 수 없었다. 상하관계에서 발생한 문제를 모두 처벌하는 입법을 할 수도 없지 않나? 아내: 그러한 입법을 통해서라도 강력한 메시지를 사회에 던져야 한다. 성범죄는 피해자 시각에서 판단해 처벌하겠다라는 강력한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본다. 기사를 읽으셨다는 ‘밥그릇’님은 8월31일 어떤 ‘변화’가 감지되는 리뷰를 보내주셨습니다. “회사에서 회의 끝나고 부랴부랴 적습니다. 이번 기사를 읽기 전에 안 전 지사와 피해자 사이에 스킨십으로 발전 가능한 친밀함이 있었을 거라 넘겨짚었는데, 기사를 읽고 나서 그게 아닐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걸 알게 된 후 너무 부끄러워졌습니다. 6살 딸을 키우는 입장이라 더 부끄럽네요.” 그리고 다른 분들의 리뷰입니다. “안희정은 이미 여론재판을 받았다. 정치인생 끝이다, 그게 무죄를 받아도 되는 면죄부인 양 쓰이는 게 너무 화났습니다. 기사 내용을 출력해 다 나눠주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특히 ‘상하관계가 지속되면 위력도 지속적으로 작용’(위력에 의한 성폭력 피해자 4인 집담회) 기사에는 격하게 공감했습니다.”(경복궁앨리스) “판결문 전문이 아니라 요약본 13쪽을 근거로 했다는 게 좀 아쉽습니다. 현 우리나라 법원의 기계적 법 해석이 잘 드러난 기사였다고 생각합니다.”(마이쭈) “교생 실습 나간 친구에게 바람피우고 싶은데 네가 내 상대가 되어줄래 하던 교사도 생각나고, 업무적으로 몇 번 만났을 뿐인데 끊임없는 연락과 집 앞 기다림으로 친구를 퇴사로 이끈 친구 직장 상사도 생각나더군요. 안희정이 무죄냐 유죄냐를 떠나 재판부의 태도와 일처리에 화가 납니다. 입에서 나오는 것이 다 말이 아니듯, 판결을 내린다고 다 정의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박**) “성인은 누구나 ‘성적 자기결정권’을 가져야 마땅해요. 하지만 권력이 개입하면 이런 자유 역시 허황된 이야기일 뿐이라는 점, 그것에 초점을 맞춘 이번 기사는 한겨레의 시선에 더욱 믿음을 주었습니다. 페미니즘, 페미니스트라는 말이 이곳저곳에서 나오는 시대, 여성을 ‘간교한 이브’라고 단정하는 프레임이 안타깝습니다.”(김**) “성폭력 사건에 ‘저항’이 아니라 ‘동의’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법적 판단이 가능할까 의구심이 듭니다. 말마따나 ‘무고한’ 희생자가 나올 수도 있고요. 예상되는 부작용도 균형 있게 다루고, ‘노민스노룰’이 필요한 이유를 제시해주면 좋겠습니다.”(꿈뚱뚱이) 다른 기사에 대한 리뷰도 있었습니다. ‘영복앤스콧’님는 ‘김소민의 아무거나’에 대해 ‘리스펙’(존경) 리뷰를 보내주셨고, ‘동원’님은 제1225호 ‘계엄 문건’ 기사의 애정 가득한 리뷰를 주셨습니다.
영복앤스콧님이 ‘김소민의 아무거나’를 읽으며 필사한 노트를 찍은 사진 영복앤스콧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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