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길동무가 필요한 봄
성주 사드 기지, 월성 원전, 밀양 송전탑, 팽목항…
평화와 공감을 나누기 위한 ‘평화바람’의 봄바람 순례
등록 : 2022-04-12 02:06 수정 : 2022-04-12 09:26
평화운동 단체인 ‘평화바람’ 단장 문정현 신부가 2022년 3월24일 새벽 경북 성주군 소성리 마을회관 앞 도로에서 사드 기지 공사장으로 들어가는 차량을 막아선 주민들과 함께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들려 옮겨지고 있다. 평화바람 회원들은 ‘봄바람’이란 이름으로 3월15일 제주 강정마을을 출발해 4월 넷째 주 서울 도착을 목표로 전국의 불평등, 갈등, 기후위기 현장을 순례한다.
세상의 아픔에 공감하며 평화를 바라는 사람들이 ‘평화의 바람’을 일으키고자 꾸린 평화운동단체 ‘평화바람’이 2022년 봄을 맞아 ‘봄바람’ 순례에 나섰다.
이들은 3월15일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를 출발해 경북 월성 원자력발전소, 대구 이슬람 사원, 경남 밀양 송전탑, 사드 기지가 들어선 경북 성주 소성리, 영광 한빛핵발전소, 5·18 희생자가 묻힌 광주 망월동, 세월호의 아픔이 서린 전남 팽목항과 목포신항, 대전 한국전쟁 집단 학살지 등을 돌아봤다. 4월11일 강원 삼척 석탄발전소 건설 현장 방문과 12일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집회, 13일 디엠제트(DMZ) 평화길 걷기 등을 잇달아 진행하는 이들의 여정엔 ‘다른 세상을 만나는 40일 순례-봄바람’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4월 넷째 주 서울에 이를 예정이다.
‘평화바람’은 2003년 이라크 파병 반대 전국순례 ‘평화유랑’에서 시작된 단체다. 그 뒤 미군기지가 들어선 경기 평택 대추리, 미 공군기지가 확장된 전북 군산, 해군기지가 건설된 제주 강정마을 등 국가권력에 삶의 터전을 빼앗긴 지역에서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며 싸워왔다.
평화바람은 3월15일 순례길 출발 기자회견에서 ‘지금 당장 기후 정의! 차별을 끊고 평등으로! 전쟁 연습 말고 평화 연습! 일하다 죽지 않게 비정규직 없는 세상!’이란 바람을 내걸었다. 전국 곳곳에서 작은 희망으로 하루를 살아가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만나, 듣고 배우려고 나선 길이다. 참여를 원하는 이는 누구나 언제든지 어느 곳에서나 길동무할 수 있다. (순례 일정 확인과 길동무 신청 링크
bit.ly/3KLgwin)
3월23일 경남 밀양 102번 송전탑으로 향하는 순례단. 길동무 장영식 사진가(앞줄 왼쪽 둘째)가 문정현 신부에게 현장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순례단이 밀양 102번 송전탑 주위에서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의 설명을 듣고 있다. 멀리 101번 송전탑이 보인다.
성주 주민들과 순례단 참가자들이 3월24일 새벽 사드 기지 출입 차량을 막아서자 경찰이 도로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
4월4일 대전시 산내 골령골을 방문한 순례단.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수천 명이 희생돼 ‘세상에서 제일 긴 무덤’이라 불리는 현장에서 임재근(맨 왼쪽) 한국전쟁 연구자가 이곳에서 벌어진 참상을 설명하고 있다.
전미경(맨 왼쪽) 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장이 골령골 유해 발굴터에서 집단학살 당시 상황을 증언하고 있다.
봄바람 순례단 참가자들이 밀양시 영남루에서 열린 밀양·청도 송전탑 반대 집회에 참석해 지역 주민들과 함께 촛불을 밝히고 있다.
밀양·성주·대전=사진·글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