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사진 한겨레 자료
‘조폭’이란 단어는 말뜻 그대로의 의미로 쓰인 게 아니라 조직문화를 상징적으로 빗댄 표현일 뿐이다. 그런데도 미래에셋 쪽이 그 표현에 왜 그렇게 민감한지 궁금했다. 그래서 증권계 사람들에게 넌지시 확인해봤다. ‘조폭 같은 문화다, 그렇지 않다’라는 논란을 떠나서 증권계 사람들은 박현주 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 증권사 간부는 “아무래도 박현주 회장이 오너이다 보니 독단적으로 회사를 경영하는 측면이 있다. 미래에셋은 2000년대 초부터 소사장제 또는 부문별 사장제를 도입했지만 회장의 지시와 아이디어는 절대적”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같은 지적은 잘나가는 기업에 대한 시기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미래에셋이 효율만을 강조해 빠르게 성장하다 보니 ‘까라면 까라’는 식의 군대 문화가 도드라져 보인다는 것은 공통된 지적이었다. 한 증권사 간부는 “박 회장이 무리하게 성과 위주로 조직을 운영하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박 회장 스스로 상명하달식의 기업문화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한 금융사 간부는 “미래에셋 회사에 다른 참모들의 이런저런 생각은 들어갈 여지가 없어 보인다. 이런 기업문화에선 충성하고 따르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로 확연히 갈린다. 박 회장에 비판적인 사람들은 미래에셋 내부 문제에 파고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군대식 기업문화로 미래에셋은 속도전을 펼치며 치고 나갈 수 있다. 하지만 내부 구성원들은 박현주 회장만 바라보고 있다. 옛날 대우도 그랬다. 대우의 모든 사장들은 김우중 회장의 비서에 불과했다. 계열사 사장 누구도 김 회장에게 거슬리는 말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회장 한 사람이 사라지자 대우는 모래알처럼 무너져버렸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