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고기로 만든 이탈리안 스테이크
등록 : 2000-10-25 00:00 수정 :
‘궁’(GoONG)은 청담동 로데오거리에서 손꼽히는 한식퓨전레스토랑이다. 이곳 음식의 특성은 동서양의 만남이다. 동양적인 음식으로 한식과 중식이 주축을 이루고, 서양적인 것으로 이탈리아와 프랑스 음식의 요소가 가미됐다. 이같은 구상은 주인 노희영(39)씨의 과감한 투자와 같은 30대인 젊은 조리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만들어낸 것인데, 뜻밖의 성공을 걷어 IMF까지도 거침없이 넘어설 수 있었다고 한다.
3층 규모의 식당은 80석으로 제한된 쾌적하고 밝은 분위기와 차분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이 물씬 풍겨난다. 화사한 테이블 위로 큼직한 접시에 담겨나온 갖가지 음식들도 프랑스 요리나 중국 정찬요리에서나 봄직한 세련된 모습이다.
주방에는 시내 일류호텔에서 기량을 닦은 한식, 중식, 양식 등 각 분야의 전문조리사들과 찬모들이 호흡을 같이하며 늘 새로운 메뉴를 올린다. 또한 전체적인 메뉴를 1년에 4번 계절에 따라 바꿔가며 고객의 입맛에 식상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신선한 계절감과 함께 싱싱한 해산물과 야채류들이 지닌 고유한 맛을 최대한 살려낸 메뉴는 하나하나가 남다른 맛을 지녀 한번 찾았던 고객은 대부분 단골로 이어진다.
이같은 결실은 퓨전요리에 대한 과감한 시도 때문이다. 단지 소스나 음식모양만을 변화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과감하게 새로운 음식을 개발했다. 인기있는 안심스테이크의 경우만 해도 굽는 방법은 정통 이탈리안스테이크지만 쇠고기는 한우고기고, 소스는 일본된장에 땅콩가루와 콩가루를 가미해 자체 개발한 것이다. 여기에 파란 애호박과 가지, 피망볶음을 차례로 곁들였다. 또 소스가 흥건한 접시에는 샐러리나 아스파라거스 대신 숙주나물을 깔았다. 따라내는 수프도 감자수프와 호박수프(호박죽), 맑은 탕국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해 하나하나가 색다르면서도 입맛은 낯설지가 않다.
주방장 이태호(37)씨는 올해 15년차의 양식전문 조리사다. 대부분을 주로 이탈리아 음식에 집중해 특히 스테이크와 해물요리에 강하다. 그는 퓨전의 세계를 고정된 틀에서의 탈출이라고 주장한다. 매일 먹는 주식이지만 때로는 좀더 맛있게 먹고 싶은 욕망을 누구나 느끼게 되는데, 음식 만드는 사람들이 이러한 ‘변화의 욕망’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세계화와 함께 우리의 음식도 외국의 뛰어난 조리법과 독특한 맛을 가미해 좀더 새로운 맛으로 즐기려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고 믿는다.
오늘의 육류요리 2만7천원, 꼬리찜 2만9천원, 립아이스테이크 2만6천원, 데리야키스테이크 2만3500원, 감자수프 7천원, 샐러드 8500∼1만원.
|
나도 주방장/ 퓨전비빔밥 비프라이스
비빔밥에도 변화의 바람을!
비프라이스란 궁(02-515-0861)이 선보이고 있는 새로운 개념의 맛깔스런 비빔밥이다. 우리의 고유한 비빔밥을 서양의 올리브유와 새로운 조리법으로 맛을 돋워 한결 새롭게 즐겨볼 수 있다. 올리브유 특유의 향이 가미된 서양의 라이스와 중국식 볶음밥 맛에 아삭아삭 씹히는 배가 상큼하게 입 안을 적셔주기 때문에 젊은 청소년들은 물론 중·노년층까지도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준비물 1 양파, 마늘, 양배추, 피망, 홍고추, 당근 2 식용유, 올리브유, 볶은깨 3 쇠고기 다진 것 약간 4 굴소스(식품점에서 구입 가능, 1병 3천원) 5 깻잎과 배
준비된 양파와 마늘, 양배추, 피망, 홍고추, 당근 등 야채류를 알맞은 크기로 썰어 식용유로 살짝 볶는다. 여기에 쇠고기 다진 것을 넣고 고기가 익을 정도로 한번 더 볶다가 밥을 넣고 비빔감들이 완전히 익도록 충분히 볶는다. 이때 올리브유를 한 스푼 정도 섞어주면 더욱 맛이 살아난다. 간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굴소스로 하는데, 1그릇에 한 스푼 정도를 기준해 직접 먹어보며 알맞게 간을 맞춰가면 된다.
이렇게 볶아낸 밥을 그릇에 옮겨담고 깻잎과 배를 채쳐서 얹는다. 그리고 깨가루를 약간 뿌려 모양을 내면 더욱 좋다. 그러나 고추장은 오히려 텁텁하고 무거운 맛을 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집에서 흔히 만들 수 있는 맑은 국을 곁들일 수 있지만 밥에 얹은 배가 씹히면서 뱃물이 촉촉하게 배어나 국물없이 먹는 것이 오히려 더 별미다. 차라리 상큼한 물김치가 국보다 더 어울리고 찬도 피클이나 장아찌류 한 가지면 족하다. 찬밥과 냉장고 속의 야채류들을 최대한 이용해 어린이나 어른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퓨전비빔밥을 직접 만들어 별미로 즐겨볼 만하다.
|
글·사진 김순경/ 음식 칼럼리스트
www.OB-gre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