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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전혀 다른 생선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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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0-10-03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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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왼쪽부터 메로구이,컴비네이션)
‘와사비비스트로’(02-518-5533)하면 이제 서울 청담동 일대 음식가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알려져 있는 퓨전레스토랑이다.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뉴웨이브 일식레스토랑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와사비비스트로’의 메뉴와 조리법을 그대로 서울에 옮겨놓은 곳이다.

1997년 처음 문을 열 때만 해도 처음 보는 생소한 음식으로 주변의 관심을 모았지만 이제는 고객층이 두터워지면서 청담동 퓨전음식점의 효시로 인정받고 있다. 청담동 로데오거리에서 몇 걸음 주택가 골목 안으로 들어앉은 독립건물은 외관부터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낸다. 외관뿐 아니라 테이블 분위기까지 종전의 일식집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메뉴구성도 사시미(회)와 정식, 우동과 덮밥류 등 이름은 같지만, 음식 내용은 전혀 다르다. 특히 주방장이 권하는 오늘의 스페셜과 콤비네이션 메뉴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듣고 어느 하나를 주문해 보면 와사비비스트로 음식의 정수를 이해할 수 있다.

음식들의 기본 바탕은 생선회와 구이가 주축을 이룬다. 여기에 서양식 소스나 동·서양이 혼합된 소스를 가미하여 맛의 변화를 준다. 그래서 일본요리의 담백하고 옅은 맛보다는 깊고 진한 맛이 특색을 이루며 다양한 맛을 한입에 즐길 수 있다.

가장 인기있는 메뉴인 ‘메로구이’는 가스오븐에 노릇노릇하게 구운 메로를 스테이크 접시에 장식해낸 것으로, 양파와 팽이버섯 볶음, 토마토, 가지, 호박을 프라이팬에 알맞게 조리해 차례로 얹고 혼합된 소스를 넉넉하게 깔았다. 일본식 생선구이를 서양의 생선스테이크의 개념으로 조리해서 동서양이 같이 즐길 수 있다. 상큼한 델리소스 맛과 함께 케첩향이 은은히 배어나고 부드러운 생크림의 미각도 풍기면서 뒷맛은 달착지근하고 감미롭다.

(사진/주방장 김성국씨)
그 밖에 초밥류도 타이고추장을 얹은 ‘다이나마이트롤’ ‘5핸드롤’ ‘레인보우롤’ ‘캘리포니아롤’을 비롯해 ‘하와이언로칼보이런치’ 등 이색적인 이름들이 오늘의 스페셜로 오른다. 대부분 마요네즈와 치즈, 연어, 게살 등이 적절히 배합되어 양식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과 서양 사람들이 초밥에 좀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가격도 1인분에 1만5천∼1만8천원 수준이어서 일반 초밥전문점에 비해 크게 비싼 편이 아니어서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메뉴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가장 편하고 실속있게 즐길 수 있는 메뉴로는 ‘콤비네이션’을 꼽는다. 한 가지 메뉴에 양식 4가지와 일식 4가지를 기본으로 8가지 음식을 나열해놓고, 그 중 일식과 양식을 각각 1가지씩 선택해 2가지 요리를 한 접시에 담아낸다. 스테이크나 비프가스에 게살초밥이나 새우튀김, 생선초밥 등을 곁들여 먹을 수 있다. 가격은 1인 1만2천원. 여기에 간단한 음식으로 순수한 일본우동과 돈가스카레덮밥, 햄을 넣은 김초밥과 장국 등도 있어 요리에 식사메뉴로 곁들이거나 부담없는 한끼 식사로 이용할 만하다.


나도 주방장/ 연두부샐러드

새콤한 소스를 연두부에 얹어

와사비비스트로의 주방장 김성국(31)씨는 올해 10년차를 맞고 있는 일식전문조리사다. 개업하기 전 6개월간 하와이 와사비비스트로에서 일식과 양식의 궁합 읽는 법을 전수받아 한국에 소개한 장본인이다. 김씨는 퓨전요리를 만들 때 원칙없이 막연하게 혼합을 해놓을 경우 자칫 기본 맛마저 망가뜨리는 경우도 없지 않다고 지적한다.

그는 주말에 집에 머물며 TV를 즐기거나 가까운 이웃과 맥주라도 한잔 기울이고 싶은 때, 간단한 안주 겸 요깃감으로 직접 만들 수 있는 퓨전요리로 연두부 샐러드를 추천한다. 그가 알려주는 요리의 비법을 들어보자.

연두부샐러드의 재료는 연두부 한모와 냉장고 속의 야채와 양념류면 되기 때문에 따로 장을 보지 않아도 가능하다. 준비물로 연두부 1모(냉장고에 넣어 차게 식힌 것일수록 좋다), 양파, 당근, 양상추, 피망, 토마토 등 야채류와 소스에 들어갈 간장, 식초, 마늘 다진 것, 레몬즙, 참기름 등 양념류 약간이면 족하다.

먼저 양파와 당근은 곱게 채치고 양상추와 피망, 토마토 등은 먹기좋은 크기로 썰어 그릇에 담는다. 그리고 간장 1스푼에 식초와 레몬즙을 다진 마늘과 함께 맛을 봐가며 골고루 섞는다. 이 소스에 참기름을 약간 넣어 맛을 돋운 뒤, 준비된 야채에 골고루 뿌려 접시에 보기좋게 담는다.

여기에 차게 식힌 연두부를 큼직큼직하게 썰어 야채 위에 둥글게 돌려 안치고, 한가운데에는 장식 겸 맛내기로 다랑어포 채쳐 썰은 것(백화점이나 대형 식품내장에서 구입 가능)을 알맞게 얹으면 보기도 좋고 별미로 즐길 수도 있다. 다랑어포가 여의치 않으면 좀더 손쉬운 방법으로는 참치통조림을 알맞은 크기로 얹어도 좋다.

글·사진 김순경/ 음식칼럼니스트 www.OB-gre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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