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큐레이터] 돈 줄테니 바닥을 보여줘
‘머니게임’은 사회실험인가?
등록 : 2021-05-23 00:42 수정 : 2021-05-25 10:43
총상금 4억8천만원. 적용 물가 100배. 14일간의 고립. 당신은 얼마를 벌어갈 수 있습니까? 유튜버 ‘진용진’이 기획한 웹예능 <머니게임>이 화제다.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실사화한 콘텐츠로, 밀폐된 공간에 참가자들을 가둔 뒤 마지막까지 버틴 사람에게 상금을 나눠주는 형식이다. 샤워시설도 없는 스튜디오에서 24시간 카메라가 돌아간다. 참가 자격은 돈이 급한 ‘방송인’. 그래서일까? 정말로 돈이 절실해 인간의 밑바닥까지 보여주는 원작 웹툰에 비해 이들의 모습은 덜 극악무도하다. 하지만 시청자의 과몰입과 참여자들의 폭로전, 여기에 제작진의 안일함 등이 합쳐져 점점 현실판 머니게임이 되고 있다.
눈에 띄는 참가자는 두 ‘빌런’(악당)이다. <가짜사나이>에서 전국구로 욕을 먹은 공혁준과 <언프리티 랩스타>의 힙합밀당녀 육지담. 그 외에 명불허전 말발의 고수로 명성이 자자한 ‘논리왕 전기’, 미대생 출신의 순수 콘셉트를 유지했던 ‘이루리’, 아프리카티브이(TV)에서 파트너 비제이(BJ)로 활약하며 많은 팬을 보유한 ‘파이’, <쇼미더머니9>로 힙합신에 이름을 알린 ‘가오가이’, 아제르바이잔 출신 헬스트레이너 겸 유튜버 ‘니갸르’ 등이 게임을 이끌어간다.
방송 내내 참가자들이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던 <가짜사나이>와 달리, <머니게임>은 인간의 부정적 본성을 드러내기 위해 만들어졌다. 심지어 ‘어떠한 거짓말과 절도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룰까지 있다. 따라서 비이성적인 행동이 나올 수밖에 없고, 실제로 많은 갈등과 다툼이 있었다. 문제는 참가자 대부분이 공인이고, 그 안에서의 모습이 ‘리얼리티’다보니, 현실에서도 그 모습이라고 생각하며 심한 비난을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여기에 ‘사이버 렉카’(교통사고 현장에 잽싸게 달려가는 견인차처럼 온라인 공간에서 이슈가 생길 때마다 재빨리 짜깁기한 영상을 만들어 조회 수를 올리는 유튜버를 이르는 말)까지 가세했다. 극한 상황 밖에 있는 사람들의 도덕적/윤리적 잣대로 극한 상황 안에 있는 사람들의 행동을 평가하고, 그 평가가 악플로 이어지다보니 참여자들이 거의 반쯤 미쳐가는 상황. 하지만 <머니게임> 쪽은 참가자를 전혀 보호하지 않았다. 최종화가 끝나고 제작진 비하인드 영상만 남은 시점에서 잘 끝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성은 콘텐츠 제작사 ‘비디오편의점’ 대표PD관심 분야 웃기고 슬픈 세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