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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무념’과 ‘무상’ 사이의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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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6-20 10:40 수정 : 2012-06-2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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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제공
Q.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드라마는 호흡이 길어서 곤란하고 화제의 다큐는 진지해서 ‘노 땡큐’ 하고 싶을 때, 무념무상, 모든 걸 놓아버리게 해주는 고마운 프로그램이 있다면?

A1. . 사실 이제까진 ‘일이라서’ 봤다. 시작하자마자 나오는 ‘데뷔 무대’부터 마지막의 ‘컴백 특집’까지 각 잡고 앉아서 봤다. 그런데 지금은 그냥 본다. 재미있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하다. 일요일 오후의 여유를 누리며, 그러니까 주로 뭘 먹거나, 왔다갔다 하며 본다. 그러다 남다른 사운드가 들리면, ‘오, 에프엑스 컴백!’ 이러며 냉큼 브라운관 앞으로 달려간다. 문득문득 군대 생각도 나고, 뭐 좋네. 차우진 음악평론가

A2. 오~ 나의 사랑 ! 우울증이 오기 시작하는 일요일 오전, 동물들이 먹고 자고 싸는 것만 봐도 기분이 유쾌해진다. 게다가 눈물·콧물 쏙 빼놓는 특별한 사연들은 사람들에게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해주기까지 하고…. 재방송도 요일마다 포진해 있으니 언제든지 리모컨을 눌러대다 동물들이 나오면 채널 고정! (물론 실수로 내셔널지오그래픽에 고정돼도 나쁘진 않다.^^) 전재우 지보이스 음악감독

A3. 늦은 밤 온몸을 소파에 묻은 채 <스타크래프트> 중계를 본다. 생방이든 재방이든 상관없다. 전후의 맥락도 필요 없다. 딱 그 경기만 즐기면 되니까. 프로야구, 축구 같은 것은 스포일러가 만연. 하나 <스타>는 그 오염에서 벗어나 있었다. 하나 이것도 끝이다. 13년의 역사를 뒤로한 채 <스타1>의 시대가 사라지고 있다. 이명석 문화평론가


A4. 미국 가 제작한 <빅뱅이론>이 최고다. 골치 아픈 일이 있거나, 쉽게 잠들지 못해 고통받고 있다면 유사 이래 최고의 개그 드라마 <빅뱅이론>의 세계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아, 생각해보니 불면증에는 도움이 안 될 것 같다. 정신없이 웃다 보면 어느새 아침이 밝아올 테니까. 버징가!(주인공 쉘든이 상대방을 놀릴 때 쓰는 말) 송호균 기자

A5. 아무 생각 없이 보기엔 역시 홈쇼핑 방송이 제격. 특히 음식과 관련된 광고가 좋다. 신선하고 빛이 번쩍번쩍 나는 고기나 해산물들을 보고 있으면 위장이 훈훈해지는 기분. 개인적으로는 빅마마의 스노우크랩을 가장 선호하는데, 놀라울 만치 쑥쑥 빠지는 게살과 알이 꽉 찬 다리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그 좋은 게로 라면을 끓이는 이유는 의문이지만서도…. 물론 홈쇼핑 방송에 동해서 전화라도 했다간 상상과 다른 뭔가가 오기 마련이니 조심하시길. 김슷캇 진보신당 당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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