팅팅스의 <위 스타티드 나싱>
▣ 서정민 한겨레 기자 westmin@hani.co.kr
1990년대 초, 록카페란 곳이 있었다. 술집 테이블 사이사이에서 춤을 추도록 했는데, 나이트클럽보다 저렴해 호주머니가 가벼운 청춘남녀가 즐겨 찾았다. 내 기억상 그곳에서 록을 들은 적은 없다. 틀어준 건 거의 다가 댄스음악이었다. “록카페에 록이 없는 건 붕어빵에 붕어가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친구는 말했다. ‘왜 록에 맞춰 춤추면 안 되는 걸까?’ 난 동의할 수 없었다. 춤추기에 딱인 록을 발견한 건 2004년 영국 밴드 프란츠 퍼디난드의 데뷔 앨범을 만났을 때다. “소녀들을 춤추게 하고 싶다”는 모토를 내건 이들은 댄서블 록 트렌드를 이끌었다. 2006년 인천 펜타포트 페스티벌을 찾은 이들의 연주에, 정말이지, 미친 듯이 흔들어댔다.
최근 나온 영국 혼성듀오 팅팅스의 데뷔 앨범 <위 스타티드 나싱>(We Started Nothing)은 개라지 록이 아예 디스코 팝과 만난 경우다. 밴드를 하던 줄스 드 마티노(드럼·키보드·백보컬)가 십대 소녀 그룹 멤버 케이티 화이트(기타·큰북·보컬)와 만나 록과 팝의 경계를 무너뜨렸다. 로큰롤 키드와 홍익대 앞 클러버 모두 만족시킬 만하다. 앨범 발매에 앞서 싱글 발표 때부터 “브릿팝의 미래” “2008년 가장 주목해야 할 신인” 등 매체의 찬사가 쏟아졌다. <셧 업 앤드 렛 미 고>(Shut Up And Let Me Go)는 애플 아이팟 광고에 쓰였다. 이들이 얼마나 거물로 클지 아직은 모른다. 분명한 건, 앨범 이름처럼 본게임은 아직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We Started Nothing)는 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