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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컬처타임] <김광석에게 바치는 기타바이크> 외

옛 영화 클릭 ‘서울의 풍경, 개발의 풍경’전과 ‘김광석 리포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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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4-17 00:00 수정 : 2008-09-08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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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에게 바치는 기타바이크>

이미지는 장맛! 오래 묵힐수록 새콤해진다.

지금 한국영상자료원의 온라인 VOD 사이트(www.kmdb.or.kr/vod)는 타임머신이다. 들어가면, 1950~90년대 국산 영화 8편의 옛 서울 풍경 속으로 시간여행을 보내준다. ‘서울의 풍경, 개발의 풍경’이란 온라인 영화 모음전. 클릭한 영화들 느낌이 각기 다르다. <서울의 휴일>(1955)의 50년대 경복궁 풍경에 허허로웠다면, 명작 <오발탄>(1961)은 전후 도시민의 맥 풀린 일상을 전한다. <태양 닮은 소녀>(1974)는 유신 암흑기에도 남산에 찬란한 햇빛과 젊은이들이 깃들었음을 증언한다. 삶의 벼랑길로 몰린 서울 청년들의 희비극 <바람 불어 좋은 날>(1980)과 <칠수와 만수>(1988)는 ‘88만원 세대’의 비애를 예언한 걸까. 격변해온 서울 공간에서 욕망의 쳇바퀴는 끝없이 변주될 것임을 영화들은 행간으로 보여준다.

서울 홍익대 앞 갤러리 꽃에서는 미술가 정혜경이 요절 노래꾼 김광석(1964~96)을 반지하방으로 불러낸다. ‘김광석 리포트’전(4월21일까지, 02-6414-8840)은 90년대 청년 감성을 대변하던 고인의 생각과 음악을 애상 대신 ‘유쾌한’ 미술품으로 뽑아낸다. 생전 “타고서 세계여행 하고 싶다”고 했던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는 2m 넘는 스테인리스 설치모형으로 우뚝 섰다. 통기타 울림통과 오토바이 조형물이 몸을 섞은 ‘바이크’ 연작, 지인들 인터뷰를 녹화·편집한 영상물 등도 나왔다. 10대 때 고인의 생전 노래를 듣고 이제 ‘서른 즈음에’로 접어든 작가는 그의 음악, 행적 자료 등을 모아놓고 곰삭이듯 분석해왔다고 한다.


민호와 슬기가 뭉치를 만났을 때
극단 학전의 어린이 무대극 <우리는 친구다>


<우리는 친구다>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의 제작자인 극단 학전이 새로운 얼개의 어린이 무대극 <우리는 친구다>(원작 폴커 루드비히, 번안·연출 김민기)를 공연 중이다. 5월12일까지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 초등학교 3학년인 민호와 유치원생인 슬기 남매, 그리고 이들이 놀이터에서 만난 뭉치가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어른들의 시선을 걷어내고, 과장되지 않은 아이들의 일상과 어른만큼 진지한 이들의 내면을 보여주는 무대다. 라이브 밴드 ‘삼총사’가 들려주는 록·블루스·발라드풍의 음악 선율이 공연 내내 함께한다. 수~금 오후 4시, 토 오후 2·5시, 일 오후 3시. 02-763-8233.

처용판 ‘사랑과 전쟁’
공연예술제작소 비상의 첫 공연작 <처용의 노래>

‘서울 밝은 달에 밤늦도록 노닐다가/ 들어와 자리를 보니/ 가랑이가 넷이로구나….’

이런 노랫말로 시작하는 신라의 <처용가>가 무대 위에서 새롭게 부활한다. 4월27일부터 5월10일까지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 오르는 <처용의 노래>는 공연예술제작소 비상의 첫 공연작이다. 발표된 지 50년이 지난 극작가 유치진의 동명 희곡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아내 가야를 범하려는 역신을 보고 처용이 지어 불렀다는 <처용가>의 내력을 둘러싼 숱한 수수께끼들이 무대를 끌어나간다. ‘처용은 왜 역신을 용서했을까’ ‘가야는 처용을 사랑했을까’ ‘역신의 사랑은 사랑이었을까’. 극은 공연 내내 객석을 향해 질문을 던진다. 2만원. 매주 월요일 공연은 쉰다. 02-6402-6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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