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 오리의 담백한 속살
등록 : 2000-12-26 00:00 수정 :
(사진/세계적인 요리로 알려진 베이징 카우야)
감사와 위로를 나누며 가족간 정을 쌓는 일은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데 가장 큰 힘이 아닐까 싶다.
이런 자리에 소박하나마 내 손으로 정성껏 차린 음식 이상 좋은 것이 없다. 하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색다른 요리로 의미를 더해보고 싶은 가족을 위해 세계적으로 이름난 ‘베이징 카우야’를 추천하고자 한다.
진시황 때부터 중국의 역대 제왕들이 즐겼고, 지금도 중국을 방문하는 세계 정상들이 빠트리지 않고 찾는 상징적인 요리다. 그 원조집 중 가장 유명하게 알려진 곳이 베이징 천안문광장에 있는 취앤치두어(全聚德)로, 4대에 걸쳐 148년의 내력을 지니고 있다.
서울 삼성동에 자리잡고 있는 베이징코야(02-563-5292)는 바로 이곳의 시설과 기법을 그대로 옮겨다 똑같은 맛의 베이징오리구이를 내고 있는 집이다. 오리를 굽는 가마 콰류(掛爐)가 설치돼 있고, 굽는 데 사용하는 나무도 중국에서 수입해온 대추나무를 사용한다. 가장 중요한 오리 또한 카우야용으로 특별 사육한 텐야(塡鴨)를 공급받고 있다. 텐야는 일반오리에 비해 기형에 가까울 만큼 날개와 다리가 유난히 짧고 가슴과 뱃살이 많으며, 출하 전 1개월 정도는 탄(彈)이란 특별사료를 먹여 최대한 기름지도록 해 무게가 2.5kg을 넘어야 한다고 한다.
굽는 과정도 중국에서 초빙된 전문조리사가 맡고 있다. 카우야를 담당하고 있는 주방장 호치강(胡治剛·31)은 9년간 가마를 지켜왔다고 한다. 오리 뱃속에 한약재가 든 물을 가득 채워 섭시 200∼250도를 오르내리는 가마 속에 매달아 4∼5시간을 굽는다. 굽는 동안 장대로 이리저리 옮겨주며 물엿이 가미된 소스를 몇 차례 발라주어 특히 껍질의 맛을 돋우기도 하는데, 빛깔과 무게 등을 육감으로 감지해 가장 알맞은 상태를 가려내는 것이 노하우라고 한다.
오랜 시간 구워도 타서는 안 되고, 찜을 하듯 부드럽게 구운 속살은 담백하게 입에 감쳐야 제맛이다. 금방 구운 카우야를 웨건에 밀고 나와 즉석에서 익숙한 칼질로 껍질과 살코기를 얇게 져며내 접시에 옮겨주는데, 따라내는 밀쌈에 파채와 춘장을 얹고 한쌈씩 싸는 맛이 가히 신비의 경지다.
금방 구워내 따끈한 밀쌈과 기본찬들을 곁들여 1마리에 5만원. 4인분으로 알맞은 양이다. 총지배인 이용수(45)씨는 부모를 모신 부부와 어린이 2명을 포함해 6명분을 기준으로 한다면, 모듬해물과 야채를 주재료로 만든 전가복이나 잡채류를 한 가지 더 추가로 주문하고, 식사로 자장면과 기스면, 해물탕면 등을 몇 그릇 곁들이면 고량주 1병쯤 추가해도 1인분 1만5천원선이므로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한다.
넓은 지하주차장은 주차시간 제한이 없고, 미리 예약하면 방 사용이 가능하다.
나도 주방장/ 새우살토스트튀김 참을 수 없는 새우살의 매력
준비물 큰새우(또는 중새우 생것), 식빵, 계란(흰자), 참기름, 소금, 후춧가루
새우살토스트튀김은 중국요릿집에서 간혹 후식감으로 만나볼 수 있다. 아래위로 포갠 식빵 사이에 새우를 양념해 다져넣은 샌드위치를 튀김해 놓은 것이다. 파삭거리는 질감과 부드럽게 감치는 새우살이 어우러져 술안주는 물론 영양가로도 손색이 없는 별미 디저트다. 조리법은 매우 간단하다.
큰새우나 중새우 중 구입이 손쉬운 것을 골라 생새우살을 곱게 다진다. 다진 새우살에 계란 흰자를 풀어넣고 참기름, 후추 등으로 양념해 고루 비벼 알맞게 빚는다. 간은 소금을 극소량으로 써서 짜지 않도록 한다. 먹기 좋게 썰어놓은 식빵 사이에 새우 다진 것을 넣고 적당히 눌러준 뒤, 기름에 튀긴다. 기름이 끓지 않는 상태에서 노릇노릇 튀겨야 더 제맛이 난다. |
글·사진 김순경/ 음식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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