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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개척정신으로 만든 이탈리아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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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0-12-19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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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란치오’란 이탈리아어로 오렌지 또는 오렌지 빛깔을 뜻한다고 한다. 이탈리아요리의 본고장으로 알려진 토스카나 지방은 서귀포의 귤밭 이상으로 오렌지나무가 많다고 한다. 토스카나 지방은 이탈리아의 음식맛이 어떤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음식의 고장으로도 유명하다. 토스카나 사람 특유의 고집스러우면서도 개척정신이 강한 기질이 음식에도 그대로 나타나 같은 이탈리아 음식이지만 독특한 맛이 깃들여 있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자리잡은 이탈리안레스토랑 아란치오(02-553-0093)는 이같은 토스카나의 음식맛을 상징하는 의미에서 가게 이름을 아란치오라 정했다고 한다. 주방에는 진취성 있는 젊은 조리사들로 팀을 구성했고, 홀서빙도 밝고 큰 목소리로 고객을 맞는 전형적인 이탈리아 레스토랑의 특성을 살려냈다. 그래서 깔끔하고 명랑한 분위기가 고객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이끌어준다. 연말 가족모임장소로 30∼40대 젊은 부부가 자녀들과 함께하면 좋을 그런 분위기다.

(사진/주방장 양호철씨)
주방장 양호철(30)씨는 올해 8년차의 양식전문 조리사다. 프랑스요리의 근원을 추구해가는 과정에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정착하게 됐다고 한다. 음식 하나하나의 고유한 맛과 건강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그의 요리는 토스카나 요리의 기본을 잘 살려내면서도 실속있는 요소들을 고루 담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그의 솜씨 덕택에 테이블 분위기가 프랑스 식탁처럼 섬세하고 고급스러우면서도 음식맛은 이탈리아의 특성을 제대로 살려내며 부담없는 음식명소로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

해를 보내며 또는 새해를 맞으며 그가 추천하는 요리코스를 직접 주문해보자. 우선, 어른 2인분의 아란치오 A코스 요리를 기본으로 어린이들을 위한 파스타 1∼2인분을 세컨디파스타에 추가한다. 4가지로 이어지는 코스요리에는 닭고기 가슴살에 발사믹소스를 얹은 샐러드, 새우와 대파가 어우러지는 스파게티니, 지중해식 안심스테이크, 그리고 디저트로 티라미슈와 파나코타를 곁들인다.

코스요리 1인분 3만5천원, 추가 선택분 파스타류가 1인분 1만2천원선. 4인 기준으로 8만∼9만원선의 예산이 나온다. 여기에 하우스와인이나 음료를 곁들이고 10%의 세금을 포함하면 이래저래 10만원은 잡아야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지하의 전용주차장은 주차시간에 제한이 없다.


나도 주방장/ 스파게티니 알 뽀모도로
새콤하고 고소한 정통 파스타

준비물=토마토 소스(스파게티용 토마토 소스는 시중 할인매장에서 팔고 있는 완제품들의 품질이 그런 대로 무난한 편이고 2천원 정도하는 1병이면 4인분으로 충분하다), 생토마토, 파마산 치즈, 버터, 소금, 후추, 바질(허브), 스파게티면.

토마토스파게티는 이탈리안 파스타의 가장 기본적인 메뉴다. 누구에게나 부담없이 전형적인 파스타맛을 즐길 수 있고, 단무지나 오이피클 한 가지만 곁들여도 겨울철 어린이들의 간식이나 가족이 함께 먹는 별미식으로 즐길 만하다.

우선, 토마토 소스를 팬에 붓고 2∼3분간 은은한 불로 따끈하게 데워질 정도로 열을 가한다. 그리고 바질을 잘게 부스러뜨려 넣고 향미를 돋운다. 다음으로 간 파마산 치즈를 1인분에 2스푼 정도로 알맞게 넣어 끈적이지 않을 정도로 잠시 끓이다가 삶아진 스파게티면을 넣고 잘 저으며 면과 고루 섞어준다. 이 과정이 끝나면 버터를 약간 넣어 다시 한번 저어주면서 버터향이 고루 배어들었다 싶으면 불을 끄고 조리를 마무리한다. 생토마토는 씨를 긁어내 살만 예쁘게 썰어 장식으로 얹는다.

주의할 점은 스파게티면을 미리 삶아 놓지 않고, 소금을 약간 탄 맑은 물이 바글바글 끓을 때 면을 넣고 6∼7분 정도 삶아 면이 알맞게 익어 가라앉으면 건져내 물을 털어내고, 식지 않은 상태에서 토마토 소스에 넣는 일이다. 그래야 소스와 버터 등이 국숫발에 잘 스며든다.

글·사진 김순경/ 음식 칼럼리스트www.OB-gre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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