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꿈꾼다제983호어제(10월17일)는 강행군이었다. 아침 7시30분 차를 끌고 집을 출발해 둘째를 학교에 데려다준 뒤 인천국제공항공사로 가속 페달을 밟고 달렸다. 한국공항공사에 대한 국정감사가 그곳에서 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열흘 동안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의 한국공항공사 사장 취임을 저지하기 위해 용산 유가족과 진상규명...
‘녹화사업’을 아시나요?제978호한 달쯤 전에 대학 동기인 친구한테 전화가 왔다. 저음의 목소리로 재심을 청구하고 싶다고, 변호사를 소개해달라고 했다. 그가 사건을 설명하고서야 대학 1학년 시절에 강제징집을 당했고, 강제징집 당한 군대에서 보안사에 끌려갔던 일이 어렴풋이 기억났다. 운명의 1981년 11월의...
지옥에서 나온 사람들 그들은 어디로 갔을까제975호 1998년 7월, 무더위가 한창이던 어느 날 저녁 한 남자가 대학생들의 손에 이끌려 사무실에 들어왔다. 15년 전이었으니까 대략 40살쯤 돼 보였다. 온몸은 할퀴고 찢긴 상처투성이였다. 상처에서는 누런 농이 곪았고, 온몸에서 살 썩는 냄새가 진동해 코를 막아야 할 지경이었다. 온몸의 상처는 좁은 ...
935일 만에 꺼진 대추리의 촛불제972호두 번째 구속됐을 땐 정말 오래갈 것으로 생각했다. 구속적부심을 마친 오후 구치소 로 들어가서 본격적인 징역살이를 준비했는 데, 이번에도 다시 나왔다. 열심히 변호해준 변호사들, 그리고 유엔의 문서까지 뒤져 ‘인 권옹호자’의 석방을 위해 국제적 네트워크를 조직해낸 후배들 덕분일 것이다. 조영황 국 가인권위원…
폐허에 나부끼던 외로운 ‘평화’ 깃발제969호지난 6월29일 미국에서 들어온 한국현대 사 연구자, 평화활동가 등 60여 명을 인솔하 고 경기도 평택 대추리를 방문했다. 미군기 지 확장공사 현장을 언덕에 올라 멀리서 바 라보았다. 2008년까지 미군기지 확장공사 를 완료하기로 한-미 간에 합의했기 때문에 국가 간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며 서둘 러 주민...
오! 찬란했던 대추리의 봄제966호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마을이 전국의 관 심사가 되는 일이 종종 있다. 요즘은 제주 강 정마을이 그렇다. 2006년에는 당연히 대추 리가 전국적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는 마을 이 되었다. 대추리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 도였다면 너무 과장일까? 일본군이 내쫓고 미군이 밀어내고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의 ...
우리의 5월은 왜 그리 잔인했던가제963호5월이면 어김없이 부른 노래가 있었다. 프랑 스 철거민 노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샹송에 가 사를 붙였다는 . “꽃 잎처럼 금남로에 뿌려진 너의 붉은 피/ 두부 처럼 잘리어진 어여쁜 너의 젖가슴/ 5월 그 날이 다시 오면 우리 가슴에 붉은 피 솟네.// 왜 쏘았지 왜 찔렀지 트럭에 싣고 어디 갔지/ ...
건물은 올렸는데 공사 잔금 어쩌나제960호어떤 날이 누구에게는 평범한 하루가, 누군가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날이 되기도 한 다. 지난 4월29일이 그랬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그냥 평범한 하루였겠지만 내게는 특별한 날이었다. 지난 2년6개월 동안 상당한 시간을 이 하루를 위해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아직 부족한 게 많고, 앞으로도 ...
에바다의 오명 이젠 벗겨줘야제957호에바다 투쟁을 영상으로 기록한 박종필 감독의 50분 분량의 다큐멘터리 <끝나지 않 는 싸움 에바다>가 만들어진 건 1999년이었 다. 나는 박 감독에게 이 영화의 제목을 잘 못 붙여서 투쟁이 끝나지 않는다고 구박하 고는 했다. 에바다 투쟁이 길어진 것은 궁극적으로 법인을 장악한 최씨 일가가 계속...
에바다, 끝나지 않은 투쟁제954호“춥고 배고파서” 농성을 시작한 장애 학생 들이 있었다. 늘 폭력과 학대에 시달리던 아 이들은 한창 자랄 나이에 너무 배가 고파서 시설을 나가 동네 쓰레기통을 뒤지기도 했 다. 자주 찾아오던 미군들에게 성추행을 당 하기도 했던 그 아이들은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청각장애 학생들이었다. 에바다는 지 금까지도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