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국가냐 두 국가냐, 그것이 문제로다제949호한국 대선 한 달여 뒤인 지난 1월22일 이스라엘에서는 총선거가 있었다. 다들 극우정당 ‘리쿠드’(통합) 소속인 전임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의 낙승을 점쳤다. 이란과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식의 안보 공세 덕분에, 이스라엘 안에 점증하는 보수 여론이 네타냐후 지지표로 결집하리라고 내다봤다. 총선을 석 달 앞두...
우루과이 확대전선에서 배우자제946호최근 TV에 외국의 어느 대통령의 살림살이가 소개돼 화제가 된 바 있다. 올해 77살인 그는 대통령 관저를 마다한 채 시골 자택에 머물고 있다. 자기가 직접 경작하는 화훼농장에 딸린 작은 오두막이다. 이조차도 부인 명의로 돼 있다. 자신의 명의로 된 유일한 재산은 낡아빠진 폴크스바겐 소형차뿐이다. 농사로 버는...
ANC, 만델라 한 시대가 저물고 제943호 2012년 8월16일 전세계는 남아프리카공화국발 외신에 경악했다. 이 나라의 마리카나 광산에서 경찰이 파업 시위대에 발포해 무려 47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이었다. 학살이었다. 남아공에서는 과거에도 몇 차례 이런 비극이 있었다. 1960년 샤프빌에서 69명이 경찰 발포로 숨진 사건이 있었고,...
아이슬란드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제939호“북유럽에서 혁명이 진행 중이다.” 이 말에 대개 ‘제정신이냐’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혁명은 라틴아메리카 같은 곳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라는 게 지난 수십 년간 세계인의 상식이었다. 게다가 북유럽은 누구나 다 인정하는 복지 천국 아닌가. 그런 곳에서 무슨 혁명인가. 신문이나 TV에서도 ‘그리스가 난리다’...
총파업이 견인한 인도 좌파의 재구성제935호9월20일 인도의 대도시들에선 평소와 다른 긴장감이 흘렀다. 뭄바이에서는 은행들이 하루 종일 손님을 받지 않았다. 콜카타에서는 상점들이 모두 문을 굳게 닫아걸었고, 거리에는 차들도 한산했다. 델리에서는 대중교통이 마비돼 시민들이 발을 동동 굴렀다. 이날 5천만 명의 인도 노동자들이 12시간 파업에 ...
퀘벡은 어떻게 대학등록금 인상을 저지했나제931호 지난 9월20일 캐나다 퀘벡주의 신임 주정부는 대학 지원금 삭감과 등록금 인상 계획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대학가의 시위와 집회를 규제하는 주법률 제12호도 폐지하겠다고 공표했다. 이것은 모두 전임 자유당(PL) 정부가 정권의 명운을 걸고 추진하던 정책들이다. 하지만 9월4일 퀘벡 총선으로 권력이 퀘벡...
속까지 붉은 토마토당, 네덜란드 총선 돌풍제927호 유럽 재정위기로 국제회의가 열릴 때마다 항상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편드는 나라들이 있다. 오스트리아와 핀란드, 그리고 네덜란드다. 독일과 함께 이들 나라는 유럽의 대표적인 채권국이다. 독일을 중심으로 한 채권국 연합이 현재 유럽 금융 과두제의 정치적 대변자 노릇을 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채권국 연…
청바지 입은 간디인가 스킨헤드 스탈린주의자인가제924호 이제까지 러시아에서 수만 명 규모의 시위는 그리 낯익은 장면이 아니었다. 블라디미르 푸틴의 8년 통치 기간(2000~2008년)에는 확실히 그랬다. 간혹 시위가 있어도 시위대의 대부분은 옛 소련 시절을 그리워하는 노인들이었다. 이것도 이제는 옛말이다. 푸틴이 다시 대통령에 당선돼 세 번째 임기를 시작...
스페인 99%의 대담한 희망제921호 스페인의 여름은 만만치 않다. 더구나 뜨거운 7월의 햇살에 바싹 구워진 카스티야의 흙먼지 날리는 길 위를 걷는다는 것은 여간 고역이 아니다. 그런데 이 황량한 길을 무려 400km나, 오직 걸어서 횡단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160여 명의 아스투리아스 광부였고, 이들의 목적지는 수도 마드리드였다...
시리아 좌파가 타협적 세력?제918호 그리스와 스페인의 재정위기 때문에 세계인의 눈이 지중해의 유럽 쪽 연안에 쏠린 와중에 지중해 반대편에서는 내전의 불길이 타오르고 있다. 다름 아닌 시리아다. 2011년 벽두의 튀니지에서 ‘아랍의 봄’의 첫 봉화가 오른 이후 곧바로 그 횃불을 이은 곳 중 하나가 시리아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에 혁명이 시작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