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살린다제1152호 지난 70여 년간 한국 사회가 급변해왔다는 말은 싱거운 말이지만, 급변의 한 가지 핵심이 농업 기반 사회에서 산업사회로의 대대적 이동이었다는 사실은 새삼 곱씹어볼 만하다. ‘산업자본주의 체제로의 재편’이라는 전 사회적 변전 과정에서 우리는 소중한 무언가를 잃어버리고 말았기 때문이다. 역사가 삼켜버린...
민중의 민중에 의한 민중을 위한 과학제1151호 요즘 세상의 걱정거리 중 하나는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자본주의가 새 활로를 열려면 자동화가 불가피하다고 한다. 자동화되면 그만큼 생산과정에서 인간의 노동이 맡는 몫은 줄어든다. 그렇다면 실업대란 역시 피할 수 없다. 좁은 의미의 공장만 문제가 아니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등장하…
응답하라 1917제1149호 2017년은 러시아 ‘10월혁명’ 100주년이다. 21세기에 100년 전 사회주의 혁명을 돌아보는 우리의 감회는 복잡하다. 신자유주의 위기 속에 대안을 찾아 헤매는 지금이야말로 어쩌면 10월혁명 같은 돌파구가 절실히 필요한 때인지 모른다. 그러나 작금의 혼란을 낳은 전 지구적 반동은 실은 이 ...
인륜에 대한 살처분 ‘국가주의’제1148호 최고 권력의 공백 기간을 뜻하는 ‘인터레그넘’(inter-regnum)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구시대 적폐를 청산하자며 여러 개혁안이 여기저기에서 쏟아지는 현상은 그래서 자연스럽다. 그런데 시민단체와 야당이 내놓은 개혁 과제를 살펴보면 하나의 이름 아래 묶을 수 있는 것들이 눈에 잡힌다. 바로 ...
자율성 있어야 민주주의 가능하다제1147호박근혜 정권이 벌인 어이없는 난동은 셀 수 없이 많지만, 그 가운데 황당한 하나가 건국절 논란이었다. 느닷없이 ‘대한민국은 1948년에 건국했다’는 주장을 들고나오는 바람에 3·1운동, 임시정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졌다. 더불어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든다제1146호2016년 11월 대한민국은 해동됐다. 황당함과 분노, 어이없음과 자괴감, 실망감과 혐오감, 이 모든 것이 혼합된 감정은 우리의 피를 동시에 끓게 했고, 우리의 눈을 TV 화면 앞으로, 우리의 몸을 광장으로 몰아붙였다. ‘해동’은 두 가지 양상으로 나타났다. 10대와 60대 간, 호남과 ...
20세기에도 버니 샌더스가 있었다제1145호 몇 월에 치를지 알 수 없지만 올해는 한국에 대통령선거가 있는 해다. 촛불시민 혁명의 여파로 어느 때보다 개혁의 기대가 높을 것이다. 정당 가운데 늘 앞장서서 개혁을 이야기해온 것은 진보정당들이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오히려 진보정당은 화제에서 멀어진다. 결선투표조차 없는 대통령중심제 국가에서 개혁은 기…
우리는 닭보다 우월한 존재인가제1144호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고, 6차에서 10차에 이르는 촛불집회가 열린 뜨거웠던 2016년 12월. 나라 한편에선 무려 2500만 마리가 넘는(12월24일 0시 기준) 닭, 오리 등 가금류가 이른바 ‘살처분’되는 싸늘한 대량학살이 진행됐다. 그야말로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
자본권력을 압도하는 의회와 대중의 이중권력제1143호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는 축제이기도 하지만 열띤 토론장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폭력-비폭력 논쟁으로 뜨겁더니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무렵부터는 대의민주주의-직접민주주의가 쟁점이 됐다. “광장의 압박이 있어야만 움직이는 국회에 실망해서 대의제를 더는 믿을 수 없다”는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그래도 대의제를 …
‘분열 없는 인간’ 위한 기본소득제1142호 기본소득론 열기가 뜨겁다. 왜 지금, 기본소득일까? 지금 한국은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꺼야 하는’ 다급한 처지에 있지만, 중·장기적 사회 비전을 세우려면 반드시 기본소득을 이야기해야 한다. 미국의 맥락에서 기본소득권을 주창하는 앤디 스턴은 <기준 상승>(Raising t...